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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KB증권, PB성과급 개편 내홍…사모펀드 배상 등 영향


회사 측 "합리적인 성과급 재원 산출 방안 마련 중"

[아이뉴스24 고정삼 기자] KB증권이 지난해 개편한 성과급 체계로 내홍을 겪고 있다. 영업점 프라이빗 뱅커(PB)들은 회사 측이 성과급을 산정할 때 비용 부문에 사모펀드 배상액 등을 반영했고, 이에 따라 성과급이 대폭 줄었다며 강한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반면 KB증권은 성과급 재원의 경우 노사 간 기합의된 방식에 따라 도출된 것이란 입장이다. 다만 합리적인 방식으로 성과급 재원이 재산정될 수 있는지 비용 부문을 다시 들여다보겠다며 문제 해결 의지를 보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 노동조합은 일주일 넘게 본사 사장실 앞에서 연좌 농성을 벌이고 있다. 사진은 KB증권 본사. [사진=KB증권]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 노동조합은 일주일 넘게 본사 사장실 앞에서 연좌 농성을 벌이고 있다. 사진은 KB증권 본사. [사진=KB증권]

13일 아이뉴스24 취재에 따르면 KB증권 노동조합은 본사 사장실 앞에서 일주일 넘게 연좌 농성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해 KB증권과 노동조합이 성과보수 체계를 일부 개편한 것에서 시작된다. 이번 개편으로 개인별 실적에 따른 성과급만 지급됐던 기존 방식에서 반기마다 지급하는 조직 성과급이 포함됐다.

문제는 라임펀드 관련 피해 배상금 등 금융상품 손실 충당금을 리테일 조직에만 대거 반영했다는 점이다. 성과급 재원은 수익에서 비용을 차감한 차액으로 이뤄지는데, 비용 부문의 규모가 커지면서, 상반기 PB 성과급이 줄었다.

회사 측에서는 올해 들어 국내외 증시가 침체 국면에 접어들었고, 이에 따라 수익 부문이 줄어든 게 성과급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실제 KB증권은 올 상반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으로 각각 2천365억원, 1천861억원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모두 반토막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지난해 역대급 증시 호황에 따른 기저효과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상반기 실적을 지난 2019년과 2020년에 비교하면 오히려 증가한 수준이란 것이다. KB증권의 2019년과 2020년 당기순이익은 각각 1천804억원, 1천368억원으로 올 상반기보다 낮은 수준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회사 측에서는 지난해보다 순익이 많이 줄었다고 하겠지만, 지난해 증시 호황기와 비교해서 그런 것일 뿐, 사실상 올해도 굉장히 많은 순익을 거둔 것"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PB들의 상반기 성과급이 크게 줄어든 원인은 사모펀드 등 금융상품 관련 손실 충당금을 리테일 조직에만 반영했기 때문이란 지적이다. 이에 따라 성과급 산정에서 비용 부문이 크게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개인성과급만 받던 기존과는 달리 조직성과급이 포함된 이후 리테일 부문에 과도하게 비용 부담이 전가됐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앞서 KB증권은 지난해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로부터 라임펀드 불완전판매 등과 관련해 투자자 손실을 60~70% 보상하라는 결론을 받아들었다. KB증권이 판매한 라임펀드는 약 580억원 규모다.

업계 관계자는 "KB증권은 라임펀드를 그리 많이 팔지도 않은 것으로 알고 있고, 작년부터 충당금을 꾸준히 쌓아왔을 것"이라며 "단순히 라임펀드 때문이 아니라 금융상품 손실 비용 등 대부분을 PB들이 짊어지게 됐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이에 대해 KB증권 사측 관계자는 "성과급 재원을 산정하는 방식부터 다시 한 번 합리적으로 들여다볼 예정"이라면서 "지금보다 더 나은 성과급 재원 결과가 나올 것으로 생각하고 있고, 그 부분에 대해서도 노동조합과 이야기한 상황이며, 긍정적인 결과가 도출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고정삼 기자(js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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