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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연, 썩어 없어지는 마스크 필터 개발


생분해성 플라스틱 활용해 숨쉬기 편하고 재사용 가능한 필터 개발 성공

한국화학연구원 바이오화학연구센터 황성연·박제영·오동엽(왼쪽부터) 박사가 ‘생분해성 마스크 필터와 나노키틴 용액’을 들고 있다. [화학연 제공]
한국화학연구원 바이오화학연구센터 황성연·박제영·오동엽(왼쪽부터) 박사가 ‘생분해성 마스크 필터와 나노키틴 용액’을 들고 있다. [화학연 제공]

[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쓰고 버린 마스크의 환경오염 문제가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화학연구원이 생분해 플라스틱을 활용해 한 달 안에 자연분해되면서 기능적으로도 개선된 마스크 필터를 개발했다.

한국화학연구원 황성연·오동엽·박제영 박사 연구팀은 100% 분해되면서도 기존 마스크 필터의 단점을 보완해 숨쉬기 편하고 여러 번 사용할 수 있는 N95 성능의 친환경 생분해 마스크 필터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생분해성 마스크필터의 시간에 따른 효소분해 및 무게감소율을 측정한 사진(a)과 퇴비화 토양에서 28일동안 생분해되는 과정을 찍은 사진. [화학연 제공]
생분해성 마스크필터의 시간에 따른 효소분해 및 무게감소율을 측정한 사진(a)과 퇴비화 토양에서 28일동안 생분해되는 과정을 찍은 사진. [화학연 제공]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마스크는 이제 생활 필수품이 됐지만 마스크 쓰레기는 분해와 재활용이 불가능해 심각한 환경오염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마스크 필터는 플라스틱 빨대 소재와 같은 폴리프로필렌으로 만들어져 흙에서 썩지 않는다.

연구팀은 국내에서 개발된 대표적 생분해 플라스틱인 폴리부틸렌 숙시네이트(PBS)를 마스크 필터 소재로 활용했다. PBS를 가느다란 나노 섬유와 마이크로 섬유 형태로 뽑은 후 섬유들을 겹쳐 부직포를 만들었다. 이 부직포를 자연에서 추출한 키토산 나노위스커(키토산을 나노입자로 만들어 표면적을 넓힌 소재)로 코팅해 최종 필터를 완성했다.

연구팀은 또한 기존 마스크 필터 제조 방식을 보완, 습기에 강해 여러번 재사용할 수 있으면서도 숨쉬기 편한 마스크 필터를 만들었다.

대부분의 마스크 필터는 정전기 방식으로 제조된다. 플라스틱 섬유 가닥을 교차시켜 공간을 만들고 그 공간에 정전기를 발생시켜서 바이러스나 미세먼지 등을 달라붙게 하는 원리다. 하지만 정전기는 습기에 취약해 시간이 지날수록 기능이 떨어진다. 또한 플라스틱 섬유 가닥을 빽빽하게 만들어 바이러스나 미세먼지를 걸러 내는 방식은 통기성이 부족해 숨쉬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연구팀은 나노 섬유와 마이크로 섬유를 겹치게 제작하는 방법으로 통기성을 높이고 키토산 나노위스커 코팅으로 바이러스나 미세먼지 등이 달라붙게 만들었다. 정전기가 아니라 전하 원리를 이용하기 때문에 습기에 취약하지 않고, 일시적으로 정전기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영구적 양전하 방식이기 때문에 여러 번 재사용할 수 있다.

새로 개발된 필터의 성능 평가 결과 공기중 2.5마이크로미터 미립자의 98.3%를 차단했다. 이는 현재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제품인 N95 필터에 해당하는 성능이다. 또한 마스크 착용 전과 착용 후의 호흡 압력 차가 59 파스칼(Pa)로 일반적인 KF94의 압력강하(70Pa) 보다 통기성이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사용 후 쓰레기 분해 테스트 결과, 퇴비화 토양에서 28일 이내에 생분해되는 결과를 보였다.

일반적인 석유계 마스크필터 제작 원리(왼쪽)와 생분해성 마스크필터 제작 원리(오른쪽)에 대한 필터 메커니즘 설명자료 [화학연 제공]
일반적인 석유계 마스크필터 제작 원리(왼쪽)와 생분해성 마스크필터 제작 원리(오른쪽)에 대한 필터 메커니즘 설명자료 [화학연 제공]

연구팀은 "기존 필터(부직포)를 만드는 대표적 두 공정인 멜트블로운 또는 전기방사 공정을 활용해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대량생산에도 적용할 수 있다"며 "현재 필터 외에도 콧대 고정 철사, 마스크 풀림 방지 연결고리, 고무줄 등 마스크의 모든 부분을 생분해성 소재로 대체할 수 있는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황성연 연구단장은 “본 기술은 국내에서 보유한 기술을 응용했기 때문에 아이디어 특허에 가깝다. 향후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내 많은 기업들이 제품화에 사용할 수 있길 바란다"면서 “한편으로 국내에 아직까지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매립할 수 있는 전용매립장이 없다. (생분해 플라스틱으로 제조한 제품들을) 효율적으로 분해시킬 수 있는 퇴비화 매립장이 제도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연구 내용은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 3월호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논문명 : Biodegradable, efficient, and Breathable Multi-Use Face Mask Filter)

/최상국 기자(skcho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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