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희비 갈리나…애플 '폴디드 카메라' 협업에 '촉각'

[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애플의 향후 1~2년 내에 선보일 아이폰에 폴디드 카메라를 탑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부품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애플이 공급처 다변화를 꾀하고 있는 데다 아직 LG이노텍이 제품을 개발 중이어서 삼성전기와 손을 잡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2022~2023년 출시할 아이폰에 폴디드 카메라를 탑재할 전망이다.

폴디드 카메라는 잠망경처럼 빛을 굴절시켜 렌즈와 센서를 수직이 아닌 수평으로 배치한 카메라를 말한다. 이러한 구조 덕에 카메라 돌출, 이른바 '카툭튀'를 최소화할 수 있어 스마트폰 업체들이 속속 도입에 나서고 있는 분위기다.

업계에선 애플이 삼성전기와 협업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기는 이미 삼성전자, 샤오미 등에 부품을 공급하는 등 폴디드 줌 카메라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최근 국내 최초로 광학 10배 줌 폴디드 카메라 모듈을 개발하고, 글로벌 스마트폰 업체에 공급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 2019년 선보인 5배 광학 줌 폴디드 카메라 모듈보다 초점 거리는 2배 늘렸음에도 길이는 25%만 증가해 공간 효율성을 높인 게 특징이다.

이 제품은 삼성전자의 갤럭시S21 시리즈 중 최상위 모델인 갤럭시S21 울트라에 탑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기와 애플의 협업설은 꾸준히 나온 바 있다. 지난해 하반기 삼성전기는 애플의 렌즈 공급사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파악된다.

만일 애플과 삼성전기가 손을 잡을 경우 LG이노텍에게는 위협이 될 수 있다. 현재 애플은 LG이노텍, 일본 샤프, 중국 오필름에게 카메라 모듈을 공급 받고 있는데, LG이노텍이 최대 공급사다.

LG이노텍 실적에서도 애플의 기여도는 상당하다. 지난해 LG이노텍의 실적에서 애플이 차지하는 비중은 7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LG이노텍은 지난해 '아이폰12' 시리즈 흥행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내기도 했다.

LG이노텍 역시 폴디드 줌을 개발하고 알려졌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지난 2019년 인수한 이스라엘 코어포토닉스가 폴디드 카메라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다른 업체의 경우 개발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을 비롯해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폴디드 카메라 적용을 확대할 것으로 보여 이를 두고 부품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로서는 삼성전기가 가장 많은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신규 모듈이기 때문에 LG이노텍의 기존 사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여기에 미국 제재로 인해 오필름이 애플 공급사에서 빠질 것으로 예상돼 LG이노텍의 공급 비중이 오히려 늘 수 있다는 관측이다. LG이노텍이 서둘러 폴디드 줌 제품을 내놓을 경우 애플의 선택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선 삼성전기와 애플의 협업이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는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카메라를 두고 기술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 삼성전자를 최대 고객사로 두고 있는 삼성전기가 애플과 손을 잡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특히 애플이 최근 삼성전자와의 격차를 좁혀나가고 있어 차별화된 기술력을 확보하는 게 중요한 상황"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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