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지금은 과학] 암 환자 식욕 떨어지는 이유 있었다


생명연 연구팀, 식욕 조절 호르몬 원인 밝혀내…생존율↑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암 환자는 식욕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잘 먹어야 병도 이겨낼 수 있는데 암 환자에게는 그렇지 못하다. 국내 연구팀이 그 원인을 찾아냈다. 특정 수용체가 식욕 조절 호르몬에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연구팀이 암세포에서 특이적으로 분비되는 특정 단백질(Dilp8/INSL3 펩타이드)이 뇌신경세포의 특정 수용체(Lgr)를 통해 식욕 조절 호르몬을 조절하는 원인을 발견했다. 암 환자에서 나타나는 섭식장애의 원인을 규명한 것이다.

앞으로 특정 단백질(Dilp8/INSL3)에 의한 신호전달체계를 조절할 수 있는 치료제 개발로 연결되면 암 환자의 섭식장애 개선을 통해 항암치료 효과를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뇌신경세포의 특정 수용체가 암 환자의 섭식장애를 불러왔다. [사진=생명연]
뇌신경세포의 특정 수용체가 암 환자의 섭식장애를 불러왔다. [사진=생명연]

한국생명공학연구원(원장 김장성, 생명연) 질환표적구조연구센터 유권 박사 연구팀과 바이오나노연구센터 이규선 박사 연구팀(교신저자 유권/이규선 박사, 제1저자, 염은별 박사)이 카이스트(KAIST) 서재명 교수팀(공동교신저자, 공동 제1저자: 신혜미 연구원), 서울아산병원의 김송철 교수팀(공동교신저자)과 함께 수행했다.

암의 진행에 따라서 종양 조직과 암세포에서는 다양한 암 분비인자(tumorkine)와 염증유도인자(cytokine)를 분비한다. 정상조직의 기능을 떨어트린다. 암 환자의 합병증 유도와 생존율 감소에 원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암 환자의 대표적 합병증인 암 악액질 증후군(cancer cachexia- anorxia syndrome)은 심각한 섭식장애와 지속해 체중감소 현상을 동반한다. 암 환자 생존율과 항암치료에 악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암 환자 섭식장애의 원인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었다.

연구팀은 초파리 암 모델과 RNA 전사체 분석을 통해 암세포에서 유래된 특정 단백질(Dilp8 펩타이드)의 발현과 분비가 눈에 띄게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 뇌신경세포의 수용체(Lgr3)를 통해 식욕 조절에 관여하는 신경펩타이드 호르몬의 발현을 변화시켜 초파리 암 모델에서 섭식장애를 유도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번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KAIST 의과학대학원의 서재명 교수팀은 마우스 암 모델에서도 특정 단백질(Dilp8 펩타이드)과 같은 인자인 INSL3이 증가해 섭식장애를 유발한 것을 알아냈다. 특히 암세포에서 분비되는 단백질(INSL3)을 마우스 뇌에 직접 주입할 경우 먹이 섭취량과 체중이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다.

서울아산병원의 김송철 교수팀은 악액질 발생빈도가 가장 높은 췌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연관성을 연구한 결과 섭식장애가 나타난 췌장암 환자에서 해당 단백질(INSL3)의 농도가 높게 나타나는 것을 밝혀냈다.

이런 사실은 암세포에서 분비되는 단백질(INSL3)이 뇌신경계의 식욕 조절에 관여하는 신경세포에 작용해 암 환자의 식욕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곧 암 분비 물질인 해당 단백질(INSL3)이 암 환자 섭식장애를 유도하는 중요한 신호인자로 작용함을 규명한 것이다.

초파리 암 모델에서 Dilp8 발현 증가(B), 초파리 암 모델의 섭식장애와 Dilp8을 억제했을 때 개선 효과(B)가 나타났다.  [자료=생명연]
초파리 암 모델에서 Dilp8 발현 증가(B), 초파리 암 모델의 섭식장애와 Dilp8을 억제했을 때 개선 효과(B)가 나타났다. [자료=생명연]

연구책임자인 유권 박사는 “이번 연구성과는 초파리 실험모델에서 발견한 기초-원천 연구결과를 포유류인 마우스에서 확인했고 암 환자 임상연구에서 재확인한 본보기 연구”라고 평가했다.

유 교수는 “새로 규명된 단백질(INSL3)의 진단과 조절을 통해 암 환자의 섭식장애와 섭식장애를 해결할 수 있는 치료전략이 개발된다면 암 환자의 효율적 항암치료 보조제로 활용될 수 있다”며 “일반인을 대상으로 섭식조절을 통한 대사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는 대사질환 치료제 개발에도 새로운 치료전략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양한 신약이 개발되고 있는 항암제 시장과 다르게 암 환자 악액질 개선을 위한 의학적 수요는 매우 큰 반면 치료제 개발 사례는 아직 전혀 없는 상황이다. 이번 연구결과가 암 병용치료에 새로운 신약 시장을 개척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연구결과는 생물학 분야의 국제 저널인 Nature 세포생물학지(Nature Cell Biology) 2월 9일 자 온라인 판(논문명: Tumor-Derived Dilp8/INSL3 Induces Cancer Anorexia by Regulating Feeding Neuropeptides via Lgr3/8 in the Brain)에 실렸다.

◆유권 박사 인터뷰 “암 환자 섭식장애 해결, 생존율 높일 수 있어”

-이번 성과 무엇이 다른지.

”암의 진행과 암 환자 사망에 직접적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대표적 암의 합병증인 암성 악액질(식욕부진, 체중감소 등)이 암 조직에서 분비되는 INSL3가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함을 규명한 것이다.“

-어디에 쓸 수 있나.

“암 환자 항암치료 효과를 극대화 시키고 생존율 증가를 위해서는 암 환자의 영양공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암 환자 식욕부진을 해소하는 보조적 항암치료제 신약개발을 통해 의학적 미충족 수요를 해결할 수 있다. 암 환자뿐 아니라 INSS 3은 식욕 억제 효과가 확인돼 식욕 조절을 통한 비만-대사 치료기술로도 활용할 수 있다.”

유권 박사. [사진=생명연]
유권 박사. [사진=생명연]

-실용화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

“INSL3은 암성 악액질 바이오마커로 암의 진행과 예후 관리를 위한 진단기술로 개발할 수 있다. INSL3에 대한 기초연구를 바탕으로 신약후보물질 발굴 임상 단계의 시도와 속도에 따라 실용화에 걸리는 시간이 결정될 것이다.”

-상용화되기까지 극복해야 할 과제가 있다면.

“전임상과 임상시험이 가능한 INSL3, 수용체 LGR8에 대한 신약 원천기술 개발이 먼저 수행돼야 한다. 악액질을 유도하는 다양한 암종에서 INSL3 연관성을 분석해 암 치료 보조제 신약개발 전략이 수립돼야 한다.”

-이번 연구성과가 앞으로 암 환자에게 어떤 도움이 될 수 있는지.

“INSL3 신호전달체계 조절이 가능한 암 환자 식욕부진 개선 치료전략의 성공적 개발을 통해 항암치료의 치료 효과를 극대화해 암의 완치율과 의료비용 감소에 이바지하고 싶다.”

세종=정종오 기자 ikokid@inews24.com

2024 iFORUM






alert

댓글 쓰기 제목 [지금은 과학] 암 환자 식욕 떨어지는 이유 있었다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