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대우조선 합병, 해 넘기나


코로나19로 EU 심사 지연…국내 조선업계 우려 커져

[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합병이 해를 넘길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탓에 유럽연합(EU) 등 각 국가의 심사가 차일피일 미뤄진 탓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간 기업결합 심사를 아직 마무리 하지 못했다.

EU 집행위는 세 차례나 심사를 유예한 바 있다. 지난 3월 코로나19 여파로 심사를 두 차례 유예했다가 두 달여 만에 재개하면서 기한을 9월3일로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7월 세 번째로 심사가 중단되면서 이 기한도 넘겼고, 심사 결과 발표 시점을 예측하기 어려워졌다.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LNG 운반선의 시운전 모습. [현대중공업]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한국, 유럽, 일본, 중국, 카자흐스탄, 싱가포르 6개국에서 기업결합 심사를 받아야 하는데 이중 카자흐스탄과 싱가포르에서만 승인을 받은 상황이다.

양사가 앞으로 승인을 받야 하는 네 곳 중 최대 관문은 EU다. 유럽은 경쟁법이 다른 나라에 비해 복잡하다. 이곳엔 그리스, 노르웨이, 덴마크, 스위스에 있는 글로벌 해운사들도 밀집해 있다.

EU는 양사 가스선의 경쟁 제한성을 깐깐하게 따져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합병하면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은 점유율이 60%에 달한다. 두 회사 전체 선종을 따진 시장 점유율 21%(수주잔량기준)보다 많다.

EU가 양사간 결합을 승인하면 다른 나라도 불허할 명분이 적어서 이를 따를 가능성이 높다. 중국과 일본도 자국 기업의 합병 때문에 딴지를 걸기 어렵다.

중국의 1, 2위 조선사인 중국선박공업(CSSC)과 중국선박중공(CSIC)은 지난해 11월 합병했고, 일본의 1위 조선사인 이마바리조선과 2위 JMU도 합병할 예정이다.

조선업계가 인수·합병(M&A)으로 규모의 경쟁을 펼치면서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도 연내 마무리를 예상했던 심사 속도가 아쉬울 수 밖에 없다.

이같은 상황에서 EU가 양사 결합을 조건부 승인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국내 조선 업계 안팎 우려를 사기도 했다. 특성 사업 분야 매각을 비롯한 양사의 통합 점유율을 줄이는 조건을 걸게 되면 양사가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

현대중공업은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조건부 승인 관련해서는 각국 공정위와 논의된 바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싱가포르로부터 무조건 승인이라는 결정을 이끌어 낸 점은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각 국 경쟁당국의 심사 일정과 절차에 맞춰 관련 사안을 충실히 설명해 기업결합이 원만하게 마무리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민혜정 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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