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전세價 64주째 상승에 매매價도 '껑충'…대책 없는 정부


주춤했던 서울 전세가격도 다시 상승, 민간전세 공급 유인책 필요 지적도

[감정원]

[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수도권 전세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임대차 3법 시행과 가을 이사철 등의 영향으로 전세 품귀현상이 계속되면서 지난주 수도권 전세가격이 0.23% 증가, 64주 연속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전세난이 매매시장에도 영향을 끼치면서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정부는 전세대란에 대한 정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전세난이 임대차법 등 제도적 문제가 아닌 가을 이사철에 따른 일시적 영향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대규모 공급대책을 내놓은 만큼 마땅한 정책적 카드가 없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더 큰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인천 연수구 전세가 '폭등'…주춤했던 서울도 다시 상승 국면

29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0월 넷째주 수도권 아파트 전세가격이 0.2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주(0.21%) 보다 0.02%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이로써 수도권 전세가격은 64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게 됐다. 이 같은 상승률은 2015년 11월 첫째 주(0.23%) 이후 5년 만에 가장 많이 오른 것이다. 서울 역시 전세가격이 0.08%에서 0.10%로 0.02%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인천 지역의 전세가격 상승세가 매섭다. 연수구(0.99%)는 정주여건이 양호한 송도동 신축 위주로, 남동구(0.54%)는 구월·논현동 (준)신축 및 대단지 위주로, 서구(0.51%)는 청라지구와 신현동 일대 신축 위주로, 중구(0.34%)는 영종신도시 내 신축 위주로 상승이 이어졌다.

경기도의 경우 용인 수지구(0.43%)는 교통 접근성 및 학군 등 양호한 풍덕천동 위주로, 오산시(0.40%)는 지곶동 신축과 저가수요가 있는 궐동 등 구축 위주로, 광명시(0.39%)는 하안동 구축과 일직·소하 신축 단지 위주로 상승세가 이어졌다.

그동안 주춤했던 서울 전세가격도 다시 증가세로 접어들었다. 감정원은 "저금리 유동성 확대와 거주요건 강화, 계약갱신청구권 시행, 청약 대기수요 등으로 매물부족 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교통 접근성과 학군이 양호한 주요 단지 위주로 전세가격이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세시장에는 각종 진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집주인이 세입자의 특징을 살펴보기 위해 이력서를 받고 면접을 보는가 하면, 제비뽑기로 세입자를 선정하는 황당한 일도 벌어졌다. 일부 세입자는 집주인에게 위로금 형식으로 500만원에서 1천만원을 건네주고 있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국내 한 부동산 카페에 공유된 전세 임장 사진. 게시인은 아파트 전세매물을 보기 위해 9팀이 줄을 섰으며 제비뽑기로 최종 계약자를 선정했다고 전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전세면접? 차라리 집산다'…전세난, 매매價 끌어올려

더 큰 문제는 이같은 전세난이 매매시장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점이다. 전세난이 계속되면 실수요자들은 '차라리 집을 사고 말지'라는 생각으로 매매시장에 뛰어들어 매매가격 상승을 부추긴다. 지난 2006년에도 전세난이 계속되면서 서울 아파트값이 25% 가까이 급등하기도 했다.

실제로 아파트 매매가격도 전세가격과 맞춰 동반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주 수도권 아파트의 매매가격은 0.11%로 전주(0.09%) 대비 0.02%포인트 증가했다. 지방의 경우도 0.14%에서 0.15%로 0.01%포인트 증가했다.

상황이 이렇지만 정부는 마땅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당초 정부는 28일 제9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전세안정화 대책을 발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홍남기 부총리는 "전세시장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분석해 시장 안정을 달성할 수 있도록 다각적으로 고민할 예정"이라고만 밝혔다.

정부는 이번 전세난이 단순히 임대차 보호법 등 제도적 문제에 비롯된 것이 아니라 가을 이사철 등 일시적 현상으로 좀 더 모니터링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마땅한 전세 안정화 정책 카드가 없는 데다 추가 대책으로 자칫 시장혼란만 가중시킬 수 있는 우려 때문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미 7·10 공급대책을 통해 물량을 대규모 공급하기로 한 데다 주거복지로드맵을 통해 2025년까지 공공임대주택 물량을 240만가구로 늘린 상황이다. 정부가 내놓을 수 있는 대책은 임대주택 공급속도를 앞당기거나 월세 세액공제 확대 등의 지엽적인 대책밖에 없다는 것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월세 세액공제 혜택은 전세난에 시달려 고통을 받고 있는 임차인에게 지엽적인 부분"이라며 "정부가 아무리 빨리 임대주택 공급을 늘린다고 하더라도 지역주민 반발 등 상당한 시일이 필요하다. 결국 민간에서도 임대주택 공급에 나서도록 유인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영웅 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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