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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 CJ 회장의 코로나發 포트폴리오 헤지…수익성에 드라이브


하반기 식품·식품서비스·유통 웃고 엔터·미디어 울고

[아이뉴스24 이연춘 기자]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악화한 재무구조 상황에서 꺼내든 구조조정 카드가 결실을 맺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회장은 무리한 외형 확장 전략을 접고 자산 매각에 이어 인력 재배치 작업 등을 통해 내실 다지기에 총력을 기울였다.

3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해 11월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하는 긴급 처방책을 썼다. 계열사의 실적 부진으로 그룹 경영이 위기에 처하면서 적자가 계속 불어나는 사업을 중심으로 철수를 결심했다.

그룹 전반의 지속적인 투자 확대로 순차입금은 2015년 6조8천억 원에서 2018년 10조7천억 원으로 급증했다. 소비 침체 속에서 이뤄진 잇단 해외 기업 인수로 재무구조가 악화한 배경이라고 시장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이재현 CJ그룹 회장 [CJ그룹]
이재현 CJ그룹 회장 [CJ그룹]

실제 부채를 해결하기 위해 계열사 외부 매각, 합병, 사업부 분할 등을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했다. CJ헬로비전과 투썸플레이스, CJ헬스케어 등을 매각한 데 이어 CJ타운을 건설하려던 서울 가양동 부지를 매각하는 등 보유 부동산까지 팔아치웠다.

올해 코로나 리스크 속에서도 포트폴리오로 헤지(hedge·분산)를 통해 비상경영 선포 이후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엔터테인먼트·미디어 매출 급감을 겪었지만 가공식품 판매와 택배 수요 증가 등 타 사업 부문의 선전으로 전년 수준의 매출을 유지했다.

한국기업평가는 CJ그룹의 재무구조에 대해 지난해 국내외 사업확장 투자와 회계기준 변경에 따른 리스 부채 인식으로 차입 규모가 증가했지만, 올해 2분기에는 수익성 제고 노력과 투자 축소로 재무 부담이 다소 완화됐다고 분석했다.

코로나 영향으로 엔터·미디어 부문의 매출이 전년 대비 62.8% 감소하는 충격에도 불구하고, CJ의 실적은 나름 선방했다. 그룹 구조조정 효과로 CJ제일제당 등 다른 사업 부문에서 고른 이익 성장을 시현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 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CJ는 2분기 연결기준 매출 7조8천억 원, 영업이익 3천588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각각 7.8%, 1.8% 하락한 수치다. CJ CGV 상영관 영업 중단, CJ프레시웨이 식자재 유통 역성장에도 불구하고, CJ대한통운의 택배 호조, CJ제일제당의 사상 최대 실적 달성으로 코로나 영향을 최소화했다.

CJ제일제당은 대한통운을 제외하고 전년 대비 영업이익 186%를 달성했다. 가정 내식 트렌드가 확산하고 가공식품의 글로벌 판매량 및 바이오 고수익 제품 판매 호조를 보였다. CJ대한통운은 비대면 수혜 및 곤지안 허브 활용 등으로 효율성을 제고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CJ CGV는 적자로 전환했다. 극장 관객 수 및 상영관 개봉 축소로 고정비 부담이 상승했다. CJ프레시웨이는 코로나 영향으로 단체급식 및 식자재 유통 수요가 감소했으며 고정비 부담이 늘었다. CJ올리브영은 점포 매출 감소에도 온라인 매출이 늘어나 외형 방어했지만 기존점 매출 역성장으로 이익이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 리스크는 사업 포트폴리오로 헤지했고 그룹 구조조정과 핵심성과지표(KPI)를 외형에서 수익성으로 전환한 점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이런 수익성 개선은 이 회장의 비상경영 선포에 따른 행보로 분석된다. 미래 사업 전망을 점검하고 과감한 정리를 통해 확실히 수익이 날 사업에만 집중해야 한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CJ그룹]
[CJ그룹]

이동은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국내외 사업확장 투자와 회계기준 변경에 따른 리스 부채 인식 등으로 계열 차입 규모가 많이 증가했다"며 "지난해 11월 비상경영체제 선언 이후 유휴자산 및 LG헬로비전 지분 매각 그리고 자본성 자금 조달 등으로 지난해 말 순차입금은 전년 대비 3조8천억 원 증가하는데 그쳤다"고 했다.

올해 하반기에도 수익성 제고 노력과 보수적인 재무 정책으로 그룹 전체 재무 부담은 완화될 전망이라고 이 연구원은 전망했다.

그는 "엔터 및 미디어 사업의 재무 부담 증가에도 불구하고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의 정책 전환에 따른 수익성 제고 노력과 보수적인 재무 정책은 지속할 전망"이라며 "향후 코로나19 진행 경과에 따른 수익성 변화 수준과 투자 및 재무 정책이 그룹 및 개별업체 크레딧의 핵심변수"라고 말했다.

이연춘 기자 stayki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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