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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LGU+에 화웨이 빼라 '으름장'…"도 넘었다"


타국 민간업체에 거래중단 압박…"이쯤되면 내정간섭"

[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미국이 화웨이와의 거래 중단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국내 민간사업자인 LG유플러스를 직접 지목, 공개적으로 화웨이 장비 철거를 요구해 논란이 되고 있다.

화웨이 장비 철수는 현실적으로도 어려울뿐만 아니라 미국 정부가 타국 민간사업 영업까지 관여하고 나서 '내정 간섭 아니냐'는 비난의 목소리도 나온다.

국내 통신산업은 주파수 할당 부터 표준 및 서비스 상용화 등 모든 정책을 정부가 결정하는 기간 산업. 그럼에도 주무 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정작 미국 정부의 월권 논란까지 일고 있는 이번 사안에 명확하게 선을 긋지 못한 채 방관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더욱이 화웨이의 국내 공급 규모는 3천억원대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추산된다. 반면 화웨이가 한국에서 구매하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부품 등 규모는 지난해 기준 13조원대에 달했다.

화웨이 장비 철수에 따른 민간 영역의 피해를 보전할 대안이 없다는 점에서도 미중 갈등과 한국 정부의 역할 부재 등에 대한 우려도 깊어질 조짐이다.

미중 갈등으로 불거진 화웨이 제재 불똥이 한국에까지 튄 형국이다.
미중 갈등으로 불거진 화웨이 제재 불똥이 한국에까지 튄 형국이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간 무역 등 마찰이 심화되면서 주변국으로 불똥이 튀고 있다.

특히 중국 화웨이 장비의 경우 미국이 우방국에 사용 자제를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경우 특정 기업을 겨냥, 사용 중단 등을 요구해 사실상의 '내정 간섭'이라는 논란까지 일고 있다.

로버트 스트레이어 미국 국무부 사이버 국제통신정보정책담당 부차관보는 지난 21일(현지시간) 뉴욕포린프레스센터가 주관한 화상회의를 통해 LG유플러스를 지목하고 "믿을 수 있는 통신장비기업 부품으로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LG유플러스가 화웨이 장비를 제외했을 때 미국이 어떤 혜택을 줄 수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경제적 인센티브는 없고, 이는 심각한 안보 사안으로 여겨진다"고 답했다.

한술 더 떠 SK텔레콤과 KT에는 "깨끗한 업체"라며 화웨이 장비를 쓰는 LG유플러스를 우회적으로 비난했다.

이에 대해 미국 정부가 중국과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동맹국에 대한 압박이 도를 넘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쯤 되면 사실상 내정 간섭"이라고 불쾌해 했다.

그러나 장석영 과기정통부 2차관은 이와 관련 "정부에선 5G 보안이 제일 중요하고, 보안을 잘 관리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원론적인 입장을 보였다.

◆비용 얼마 안든다? 4G이어 5G도 사용 …"미국 정부 요구 부적절"

미국 정부는 동맹국에 보안 문제로 교체를 요구하며 이에 따른 비용 부담도 크지 않다는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 화웨이 장비 철수 및 신규 장비 구축에 비용이 얼마 들지 않는며 보안을 위해 이를 교체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국내의 경우도 화웨이 장비 교체 등에만 당장 수조원에 달하는 비용과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의 경우 LTE에 이어 5G 분야에 삼성전자 등 장비와 함께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고 있다.

장비 교체로 인한 비용 부담 외에도 서비스 중단 등 소비자 불편은 물론, 5G 조기 구축 및 '디지털 뉴딜'을 강조하고 있는 정부 정책방향과도 맞지 않는다.

앞서 영국 정부가 화웨이 배제 방침을 발표한 뒤 해당국 이통사들이 강하게 반발한 것과 이와 같은 이유에서다.

올리버 다우든 영국 디지털 문화 미디어 체육부 장관은 최근 하원에 출석 화웨이 장비 제거에 약 20억 파운드(한화 약 3조290억원)가 필요할 것으로 봤다.

더욱이 영국 이통사인 보다폰, 쓰리, EE 등 사업자는 "이보다 더 큰 비용이 필요하다"는 입장과 함께 "서비스 제공이 어려운 블랙아웃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의 보안 주장 역시 여전히 논란이다.

과기정통부는 5G 보안 논란 등에 대응해 보안협의회를 구성, 5G 장비 보안을 점검하고 있다. LG유플러스나 화웨이는 이에 더해 5G 장비 보안에 대한 국제 인증 등 개별적인 노력을 이어왔다.

실제로 올 초 노르웨이의 세계적 정보보호관리 분야 인증기관 'DNV-GL'로부터 5G 망 핵심인 기지국 운영관리를 위한 정보보호 관리체계에 대해 국제표준 정보보호 인증인 'ISO27001'을 획득한 바 있다. 해당 인증을 받은 것은 이통 3사 중 LG유플러스가 유일하다.

또 지난 6월 화웨이 역시 5G 기지국 장비(gNodeB)에 대한 글로벌 보안 국제공통평가기준(CC) 레벨4(EAL4+) 를 획득했다. 해당 장비는 5G 기지국 구축에 쓰이는 메인 제품이고, LG유플러스가 설치한 제품이기도 하다.

업계에서는 미국의 외교적 강압이 거세지면서 우리도 정부 차원의 중재 등 역할 필요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 대한 정부 차원의 합리적 방안 마련 등을 기대하고 있는 것.

업계 관계자는 "LG유플러스 외에 SK텔레콤, SK브로드밴드, KT도 유무선 전송망에 화웨이 장비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며 "자칫 여파 등이 통신사 전체로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화웨이의 국내 시장 비중 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지난해 화웨이가 한국에서 구매한 부품 등의 구매액은 13조원 수준으로 추산됐다. 미국을 제치고 1위에 오른 것. 이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카메라 모듈, 각종 장비나 부품 등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굵직한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도 주요 거래 대상이다.

이에 비해 한국이 화웨이 장비를 도입하는데 드는 비용은 약 3천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김문기 기자 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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