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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ODM 빅2, '코로나19'에도 실적 선방…이유는


한국콜마, 신사업 덕에 타격 최소화…코스맥스, 방역용품 생산 효과 커

[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화장품 ODM업계 '빅2'인 한국콜마와 코스맥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견조한 실적을 거둬 주목받고 있다. 당초 주요 고객사가 밀집한 중국 시장이 '코로나19'에 집중 타격을 받은 데다 '마스크 대중화' 여파로 화장품 소비량이 감소해 1분기 실적에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두 업체는 각 사 전략에 맞춰 적절한 대응에 나서 실적 선방을 이뤘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콜마는 지난 1분기 연결기준 매출 3천753억 원, 영업이익 299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5.7% 줄어들었다. 다만 코로나19로 인해 업계가 전반적인 어려움에 빠졌음을 감안하면 '선방' 했다는 평가다.

코스맥스는 시장의 예상을 상회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코스맥스는 지난 1분기 매출 3천285억 원, 영업이익 160억 원을 기록했다.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0.2%, 18.4% 증가했다. 지난 2017년 완공된 평택공장이 신규 ODM 사업을 수주하고, 손 세정제 등을 발빠르게 대량 생산한 데 긍정적 영향을 받았다.

◆신사업 성장·신규 수주로 불황 속 수익성 유지

업계는 그 동안 한국콜마와 코스맥스의 1분기 실적이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이 코로나19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중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ODM 사업을 발주하는 화장품 업계가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을 가장 크게 받았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한국콜마 북경 공장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2개월 가까이 가동이 중단돼 10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매출은 62%가까이 감소했다. 또 무석법인도 29억 원의 적자를 냈다. 코스맥스 역시 지난 2월 공장이 멈췄다. 이로 인해 상해·광저우·미국 법인의 매출이 급감했다.

한국콜마와 코스맥스가 1분기 견조한 실적을 거뒀다. 사진은 한국콜마 중앙연구소. [사진=한국콜마]
한국콜마와 코스맥스가 1분기 견조한 실적을 거뒀다. 사진은 한국콜마 중앙연구소. [사진=한국콜마]

그러나 한국콜마는 방판·홈쇼핑을 통한 자체생산 제품의 판매 호조와 제약·건강식품 등 신규 사업의 지속적 성장을 통해 ODM 사업의 타격을 최소화했다. 한국콜마의 제약 사업은 지난 1분기 전년 동기 7% 성장했으며, 건강식품 계열사인 콜마비앤에이치도 같은 기간 21.2% 늘어난 1천291억 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코스맥스는 지난 2017년 설립한 평택 공장의 덕을 톡톡히 봤다. 코스맥스 평택 공장은 최근 '아이웨딩', '스타일난다' 등 온라인 기반의 브랜드사 ODM을 수주했다. 또 공장 내 대량 생산 설비를 활용해 손소독제 등 방역용품을 빠르게 생산해 중국발 악재를 줄이는 데 성공했다. 특히 손소독제는 마진이 많이 남는 제품인 만큼 영업이익 개선에도 큰 힘을 보탰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스맥스가 손 세정제 생산 등을 통해 코로나19 사태에 빠르게 대응한 것이 이번 '어닝 서프라이즈'의 원동력"이라며 "화장품 업계 전반이 어려움에 빠진 상황을 고려해 볼 때 한국콜마의 실적도 저조하다고 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2분기에도 성장 이어질 듯…'독자 생존' 역량도 높아져

업계는 2분기에도 화장품 ODM업계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어느 정도 진정 국면에 접어들어 시장 회복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최근 한섬·청호나이스·교원 등이 연이어 화장품 사업에 진출하고 있으며, 인플루언서 기반의 인디 브랜드가 급증하고 있는 것에서도 긍정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는 전망된다.

실제 국내 화장품 기업 수는 K-뷰티가 주목받음과 함께 급속히 늘어나 지난해 말 기준 총 1만8천618개 사에 달했다. 이 같은 추이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제조설비가 없어도 ODM·OEM 방식으로의 시장 진출이 가능하고 최근 온라인 시장의 급성장으로 유통도 간편하게 처리할 수 있어서다.

이에 화장품 ODM 업계도 관련 역량 갖추기에 주력하고 있다. 한국콜마는 지난 2014년 세종시에 기초 신공장을 완공하는 등 지속적 투자를 이어가 현재 연 생산량 13억 개 수준의 능력을 갖춰 둔 상태다. 코스맥스는 지난 2017년 평택 공장 완공 후 지속적으로 생산 역량을 높여 현재 연 20억 개를 생산할 수 있다.

업계는 한국콜마와 코스맥스가 2분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업계는 한국콜마와 코스맥스가 2분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독자 생존' 역량이 높아지는 것도 이들에 대한 전망을 밝게 한다. 한국콜마는 일찍부터 제약 산업에 관심을 가지고 투자를 이어 왔다. 특히 2018년에는 CJ헬스케어(현 HK이노엔)를 인수하며 화장품·제약·건강기능식품의 'ODM 네트워크'를 구축하기도 했다. 이는 한국콜마의 신성장 원동력이 됐다. 실제 한국콜마의 지난해 영업이익에서 제약사업의 비중은 70%에 이른다.

이 외에도 한국콜마는 자회사 콜마비앤에이치를 통해 건강기능식품 사업 부문도 공격적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현재 콜마비앤에이치는 중국 장쑤성과 산둥성에 분말·젤리·액상형 건강기능식품을 연간 1만2천500톤까지 생산할 수 있는 대규모 공장을 연중 완공을 목표로 세우고 있다.

코스맥스는 한국콜마 대비 한 수 앞서 있는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일찌감치 방역용품을 생산한 것이 사업 다각화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코스맥스는 코로나19가 최초로 발병한 지난 1월부터 손 소독제와 세정제 생산에 집중해 왔으며, 국내 법인에서만 손 세정제 매출 140억 원을 기록하며 좋은 성과를 거뒀다.

이에 코스맥스는 코로나19를 계기로 미국인들의 생활 습관이 바뀔 것을 예상해 면역증진 관련 제품으로의 라인업 다각화에도 도전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높은 수준의 생산 역량을 활용한 신규 브랜드 유치에도 전력을 다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화장품 ODM '빅 2'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피해 최소화에도 성공했고, 중국 공장도 가동 정상화 단계에 들어선 만큼 2분기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며 "각자 강점을 발휘해 사업다각화도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는 만큼 향후 전망도 밝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코로나19 사태 추이에 따른 변수는 아직 남아 있어 예의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현석 기자 try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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