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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2인자] 조원태 회장 신임 등에 업은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


조양호 회장 작고 후 2인자 변화…최연소 상무승진 우 사장, 30년 전문경영인

재계 오너가(家)에서 현장 지휘관은 단연 그룹 2인자의 몫이다. 오너인 그룹 회장이 전체적인 큰 그림을 그린다면 세부적인 사항을 채워 넣는 것은 이들 2인자다. 승계 과정과 안착 과정에서는 총수의 경영 스승이자 조력자로 평가되기도 한다. 더욱이 재계 전반에 사업재편과 구조조정이 화두로 떠오르는 지금과 같은 시기엔 2인자들의 일거수 일투족이 이슈다. 아이뉴스24는 [그룹 2인자]란 주제로 이들의 활발한 경영행보를 쫒아가봤다. [편집자 주]

[아이뉴스24 황금빛 기자] 한진그룹은 지난해 고(故) 조양호 회장이 별세하면서 그룹 2인자 자리에 변화가 생겼다. 지난해 4월 조원태 회장이 부친의 뒤를 이어 회장 자리에 취임한 이후 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의 부회장 자리에 있던 조 전 회장 측근이 내려오고 공석으로 남았다.

이와 함께 조 회장은 자신이 물러난 대한항공 사장 자리에 자신의 측근을 승진시켰다. 그 측근이 바로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이다. 부회장이 없는 상황이고, 사실상 사장 자리가 현장 지휘관이 된 상황인데 특히 30여 년 대한항공서 일한 전문경영인으로 조 회장과 보조를 맞춰왔다는 점에서 우 사장은 새로운 그룹 2인자로 평가되고 있다.

우 사장이 현재의 자리에 오른 것은 지난해 11월 29일이다. 그는 조 회장이 취임한 지 7개월 만에 이뤄진 첫 번째 2020년 정기 임원 인사에서 대한항공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특히 당시 인사에서 조 전 회장의 '오른팔'이라 불리며 그동안 그룹 2인자로 평가받았던 석태수 대한항공 부회장을 포함해 조 전 회장 측근들이 경영 전면에서 물러났다.

석 전 부회장은 현재 한진칼 부회장 자리에는 올라있지만 사실상 2인자를 우 사장으로 보는 이유는 대한항공이 한진그룹의 꽃으로 불리는 주력 계열사인데다 현재까지도 대한항공 부회장 자리는 공석이어서다. 또한 업계에서는 석 전 부회장이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경영 일선에서 사실상 물러나는 셈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즉 현업에서는 손을 뗄 것이라는 것이다.

더불어 우 사장은 그동안 조 회장과 보조를 맞춰왔는데, 조 회장의 신임을 받는 경영진을 확인할 수 있는 첫 정기 인사에서 대한항공 경영을 맡길 인물로 선택된 만큼 우 사장을 그룹 2인자로 보기에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기본적으로 우 사장이 조 회장의 신임을 받고 있는 이유로 그가 전문경영인이라는 점이 꼽힌다. 우 사장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해 1987년 대한항공 기획관리실에 입사했다. 2009년에는 최연소 상무로 승진했고 미주지역본부장, 여객사업본부장 등 그룹 요직을 맡기도 했다. 2017년 대한항공 부사장, 경영전략본부장을 역임하고 지난해 사장에 오른 것이다.

이 때문에 풍부한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가 필수적인 항공업계에서 네트워크를 잘 쌓아왔다고 평가받고 있다. 지난해 7월 방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 사장을 두고 천재 사업가라고 칭찬한 일도 있었다.

우 사장은 조 회장이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을 포함해 KCGI(강성부펀드)로부터 경영권 공격을 받을 때 이를 방어하기 위해 전문경영인으로 치켜세운 인물 가운데 한 명이기도 하다.

업계에서는 여기에 더해 총수일가 경영권분쟁 상황에서 우 사장이 큰 역할을 한 것이 조 회장의 신임을 얻는데 함께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12월 조 회장은 누나인 조 전 부사장과 경영권 분쟁을 시작한 이후, 어머니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도 충돌을 빚은 바 있다. 이 고문 집에서 지난해 12월 25일에 불거진 소동이 그것이다.

조 회장과 이 고문이 지난해 12월 30일 바로 공동 명의 사과문을 냈고, 이후 이 고문이 경영권 분쟁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조 회장을 지지한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당시 조 회장이 이 고문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자리를 마련하면서 우 사장이 동석해 모자 충돌을 중재했다고 전해졌다.

또 우 사장은 조 전 회장이 건강 악화로 조 회장과 함께 미국에 머무를 당시에도 그룹 사업을 챙겨왔다는 점에서 조 회장으로부터 신임을 지속적으로 받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 [서민지 기자]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 [서민지 기자]

이와 함께 우 사장은 보수적인 그룹에 변화를 불어넣을 수 있는 조건도 갖췄다. 조 회장이 지난해 11월 뉴욕에서 있었던 기자간담회에서 "한진그룹은 좀 더 젊어질 필요가 있다"고 얘기한 바 있는데 우 사장은 1962년생으로 50대다.

우 사장은 업계에 정통한 만큼 외부에 목소리도 곧잘 내는 편이다. 지난 4월 8일 조 전 회장 1주기 추모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코로나19로 인한 항공업계의 상황을 호소하며 정부의 지원을 필요성을 강조했다. 지난해 11월에는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한 정책토론회에서 지나친 규제가 아시아나항공 사태를 불러왔다며 항공업계 규제 완화를 요청하기도 했다.

앞으로는 현재 가장 중요한 코로나19 사태에서 우 사장이 어떻게 구성원들과 갈등 없이 고통분담을 하며 이 위기를 잘 극복해 나가느냐를 통해 그의 경영능력이 평가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3월 우 사장은 사내 게시판에 올린 글을 통해 임직원들에게 대한항공 특유의 단결력과 애사심이라는 '칼맨정신'으로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자고 당부한 바 있다.

그는 회사의 자구노력과 직원들의 자발적인 희망휴직, 연차휴가 소진 등의 방법으로 코로나19 사태에 대처해왔지만 사태가 장기화하면 강도가 더욱 높아질 수 있음을 언급했다. 다만 우 사장은 "회사의 생존을 위해 부득이 임직원의 협조를 구하게 될 경우에도 개인의 희생은 최소화하고자 하는 기본 원칙은 철저히 지킬 것이며 저를 포함한 전 임원이 솔선수범할 것"이라고 밝혔다.

황금빛 기자 gol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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