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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주년 현대重, 정주영 "이봐, 해봤어?"…조선명가 재도약 원천


권오갑 회장 등 사장단, 故 정주영 회장 선영 찾아 고인 기려

[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1972년3월23일 오후2시께 울산 미포만 백사장에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을 비롯해 주한 각국 대사와 울산시민 등 5천여명이 집결했다. 이날은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기공식이 열린 날이었다. 한국 조선업의 기공식이자 대한민국이 조선강국으로 군림하는 상징적인 날로 평가받고 있다.

당시 정 명예회장은 조선소도 없는 상황에서 선박을 수주하고 영국에서 차관을 빌려 조선소와 선박건조를 진행했다. 주변의 우려 속에서도 정 명예회장은 '이봐, 해봤어?'라는 도전정신과 개척정신을 발휘하며 현대중공업을 11년만에 건조량 기준 조선부문 세계 1위 기업으로 올려놓았다.

1972년3월23일 현대울산조선소 선박 건조 시업식에서 연설하는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 [사진=현대중공업]
1972년3월23일 현대울산조선소 선박 건조 시업식에서 연설하는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 [사진=현대중공업]

그로부터 48년 뒤인, 2020년3월23일. 현대중공업이 정 명예회장의 창립정신을 토대로 조선명가로서의 재도약에 나선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글로벌 경기둔화, 일감절벽에 따른 경영난, 대우조선해양과의 인수합병 등 각종 난관을 '혁신'과 '도전'으로 극복한다는 계획이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이날 창사 48주년 창립기념일을 맞아 CEO 담화문 발표 등 별도의 행사 없이 조용히 창립기념일을 보냈다. 대신 기존과 같이 전 직원 휴무일을 가졌다. 특히 현대중공업 창립기념일 이틀 전인 21일은 정 명예회장의 19주기 제사 기일이기도 하다.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회장 등 사장단은 21일 경기 하남시에 있는 선영을 찾아 고인을 기렸다. 또한 현대중공업은 지난 20일 울산본관 로비 정주영 창업주 흉상 앞에서 조촐하게 추모식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한영석 현대중공업 사장, 조경근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장, 신현대 현대미포조선 사장이 참석했다.

그동안 현대중공업은 울산 본관에 추모장소를 마련하고 추모음악회 등 행사를 기획해 시민에게 개방해왔지만, 올해는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일환으로 행사를 대폭 축소했다. 그러면서도 이들은 정 명예회장을 기리며 회사의 창립일에 맞춰 위기 극복 의지를 다졌다.

권오갑 회장은 지난주 담화문을 통해 "창업자가 보여준 생전의 모습들이 더욱 가슴속 깊이 다가오는 것 같다"며 "코로나19 사태로 경제 시스템이 흔들리고 있는 지금, 어떤 마음가짐을 갖고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를 가르쳐 주고 계신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권 회장은 정 명예회장이 생전에 쓴 글 '새봄을 기다리며' 중 일부 문구를 인용해 "지금의 어려움을 벗어나면 희망찬 봄이 찾아올 것"이라며 "코로나19로 우리의 가정, 회사 모두 비상등이 켜졌지만 각자 위치에서 스스로의 일에 최선을 다함으로써 이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하자"고 독려했다.

현대중공업이 울산 본사 본관 로비에 설치된 고 정주영 창업주의 흉상 앞에서 추모식을 진행했다. [사진=현대중공업]
현대중공업이 울산 본사 본관 로비에 설치된 고 정주영 창업주의 흉상 앞에서 추모식을 진행했다. [사진=현대중공업]

현재 현대중공업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업황둔화라는 악재를 만났다. 올해 국제해사기구(IMO) 환경기준 강화에 따라 LNG(액화천연가스)선 중심 수주회복을 기대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타격을 받았다. 올 1~2월 전세계 누적 선박발주량은 전년 동기(489만CGT) 대비 무려 76% 감소한 117만CGT에 그쳤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2월까지 5억8천700만 달러를 수주해 연간 수주 목표의 3.7%를 채우는데 그쳤다. 설상가상으로 국제유가 급락이라는 변수까지 맞이하게 됐다. 유가가 하락하면 원유 생산을 위한 해양플랜트와 원유·가스를 시추하는 드릴십 등의 발주가 줄어든다.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해양 인수라는 과제도 마무리해야 한다. 현대중공업은 현재 6개국에서 기업결합심사를 받고 있다. 일본 공정취인위원회는 최근 2차 본심사에 들어갔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당초 5월에서 7월로 심사결정을 늦추기도 했다.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 인수를 통해 규모경제를 시현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도 현대중공업은 기술혁신을 통한 스마트화에 시동을 걸고 있다. 중국의 저가수주에 맞서 LNG 및 LPG(액화석유가스) 등 고부가가치선을 중심으로 수주 패권을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연구개발(R&D) 역량 강화를 위해 경기 성남시 판교 일대에 글로벌R&D센터(지하 5층~지상 19층)를 설립을 추진 중이다.

이영웅 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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