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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현대免 옷' 입고 다시 뛰는 두타면세점…오랜만에 활기


인테리어 바꾸고 MD 10% 추가·변경…코로나19 무색 '바글바글'

[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개점에 맞춰왔다고 까진 말할 수 없지만 숙소 가까운 곳에 면세점이 문을 연다기에 둘러보러 왔어요. 인테리어도 깔끔한 것 같고, 뭔가 새롭게 시작되는 곳의 활기가 느껴져 기분 좋습니다."

20일 서울 동대문에 위치한 현대백화점면세점 2호점 개점을 기다리며 줄을 서고 있던 중국인 관광객 A씨(37·남)는 매장 첫인상이 어떠냐는 질문에 대해 이 같이 대답했다.

사드 파동, 송객수수료 폭등 등 악재 속 600억 원 이상의 영업손실을 뒤로 한 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두타면세점이 '현대'의 이름을 걸고 다시 뛴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옛 두타면세점 자리인 서울 동대문 두산타워 6~13층을 5년 동안 임차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이날 면세점 2호점 '현대백화점면세점 동대문점'(동대문점)을 오픈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이 동대문 두타면세점 자리에 2호점을 열었다. [사진=이현석기자]
현대백화점면세점이 동대문 두타면세점 자리에 2호점을 열었다. [사진=이현석기자]

◆코로나19 한파 무색…"오랜만에 느끼는 활기"

이날 정오 공식 개점을 앞둔 동대문점 앞은 문을 열기만을 기다리는 소비자들로 가득했다. 1층 로비를 가득 채운 것을 넘어, 문 바깥에도 줄이 늘어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속 오프라인 유통업계 전반이 부진의 늪에 빠졌지만, 줄을 서 있는 사람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경우가 많았다는 것을 제외하면 코로나19의 영향력을 느낄 수 없는 모습이었다.

매장 직원들도 예상보다 많은 호응에 놀라움을 느끼는 모습이었다. 늘어선 인파를 바라보던 매장 직원 B 씨(33·여)는 "새로 문을 여는 날인 만큼 어느 정도 손님이 들어설 것이라고는 생각했지만, 이 정도로 많은 분이 오실 줄 몰랐다"며 "기분 좋게 하루 일을 시작할 수 있겠다"며 웃었다.

개점을 기다리며 늘어서 있는 소비자들. [사진=이현석기자]
개점을 기다리며 늘어서 있는 소비자들. [사진=이현석기자]

◆깔끔한 인테리어·새로운 브랜드 눈에 띄어…"2030세대 정면 조준"

매장에 위치한 브랜드 구성은 두타면세점 시절과 크게 다르지는 않은 모습이었다.

두타면세점이 운영하던 점포 대부분이 그 자리에서 그대로 영업을 이어가고 있었고, 화장품 매장 등의 구성도 과거 대비 큰 변화가 느껴지지는 않았다. 실제 현대백화점면세점 측은 330여 개 브랜드 중 변경되거나 추가된 브랜드는 30개 정도라고 설명했다.

매장 인테리어에서는 변화가 느껴졌다. 세월의 흔적이 조금은 느껴지던 천장은 검은색 부챗살 모양의 재질로 덮였고, 반짝거리는 타일과 조화를 이뤄 트렌디한 느낌을 자아냈다. 또 곳곳에 코로나19 관련 안내문이 부착돼 있고, 매장 직원들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어 방역에도 신경 쓰고 있는 느낌이었다.

일부 매장은 하얀 천으로 덮여 새로운 브랜드 입점을 기다리는 모습이었다. 특히 11층에 위치하고 있는 식당가 및 '한류 콘텐츠관'은 아직 모든 구역이 공사 중이어서 둘러볼 수 없었다. 이에 대해 현대백화점면세점은 다음 달까지 대부분 브랜드가 입점 완료될 예정이고, 오는 2021년 3월까지 단계적 매장 리뉴얼을 단행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장 일부 구역은 가림막이 쳐진 채 공사중이었다. [사진=이현석기자]
매장 일부 구역은 가림막이 쳐진 채 공사중이었다. [사진=이현석기자]

◆기존 두타면세점 직원 대부분 고용승계…회사 만족도 '쑥쑥'

매장 구성이 크게 변하지 않은 만큼, 그 안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면면도 달라지지 않은 모습이었다. 두타면세점 시절과 같은 자리에서 영업하고 있던 한 화장품 매장의 직원 C 씨(28·여)는 "리모델링 기간 동안 다른 매장에서 일을 잠시 하다가 오늘부터 다시 이곳으로 출근하게 됐다"며 "회사 주인이 바뀌었다고 하지만, 내 입장에서 달라진 건 딱히 없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매장에서 근무하고 있던 D 씨(35·여)는 "두타면세점 폐점 당시 고용 지속에 대한 약속이 있었고, 그 약속이 지켜진 것으로 생각한다"며 "현대백화점면세점이 계속 일하는 대신 부당한 조건을 내거는 등의 행위도 전혀 없었다"고 전했다.

이어 "직원에 대한 대우도 과거보다 나아졌다고 생각하며, 매장도 좀 더 깔끔해진 느낌이라 열심히 일할 수 있을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지난해 11월 두산과 면세점 임대차 계약을 체결할 시 매장 임대, 고용 승계, 자산 양수도 등의 협약을 체결한 바 있으며, 계약 체결 이후 직원들과의 대화를 통해 잔류를 희망할 경우 무조건 고용을 이어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두타면세점 직원의 잔류 비율 등에 대해서는 두산과의 계약 조건을 이유로 답변을 완곡히 거절했다.

매장 최상층 안내데스크에서 업무 처리를 기다리고 있는 소비자들. [사진=이현석기자]
매장 최상층 안내데스크에서 업무 처리를 기다리고 있는 소비자들. [사진=이현석기자]

◆럭셔리·트렌디 '투 트랙'으로 매출 2조 달성…공항면세점도 도전할까

현대백화점면세점은 동대문점을 2030세대를 겨냥한 '트렌디 스토어' 콘셉트로 운영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또 인근의 현대시티아울렛 동대문점과의 공동 마케팅도 추진해 동대문점 영업을 빠르게 정상 궤도에 올려놓음과 함께, 고급 브랜드 위주로 운영하고 있는 무역센터점과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백화점면세점 관계자는 "동대문점은 방문객 연령대 등을 고려해 젊고 트렌디한 매장으로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며 "무역센터점과 동대문점에 '투 트랙 전략'을 적용해 브랜드 경쟁력을 높여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현대백화점면세점이 동대문점 오픈과 함께 오는 26일 입찰 마감인 인천공항 제1 터미널 출국장 면세점 사업에도 도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과거 신세계백화점이 인천공항 면세점 3곳과 시내면세점 2곳을 확보하며 단숨에 업계 '빅 3' 구도를 형성한 것과 같이, 현대백화점면세점도 인천공항 면세점을 확보할 경우 단숨에 판도를 뒤흔들 기회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부정적 의견도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한한령 등 면세점 업계의 악재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고, 현대백화점면세점은 무역센터점의 이어지는 적자 속 연 100억 원에 달하는 동대문점 임대료도 추가로 부담하게 될 상황인 만큼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까지 참여할 여력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업력이 짧고 입찰 참여 경험이 없는 현대백화점면세점이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에 참여한다면 반드시 경쟁사 대비 높은 입찰가를 제시해야 승산이 있다"며 "다만 현대백화점면세점이 미래를 내다보는 차원에서 입찰 도전 의사를 표현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현대백화점면세점 관계자는 "입찰 참여 여부는 현재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현석 기자 try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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