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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칼 주총] 석태수 이사직 박탈안 부결…KCGI·국민연금 완패


재무제표‧배당 심의부터 난항…한진칼, KCGI‧국민연금 상대로 완승

[아이뉴스24 한상연 기자] 석태수 대표이사 사장이 2대주주 KCGI(강성부펀드)의 견제 속에서도 한진칼 이사 재선임에 성공했다. 가장 민감한 이슈 중 하나였던 국민연금의 이사직 박탈안은 끝내 부결됐다.

한진칼은 위임장 접수와 최종 주식수 집계 지연으로 당초 계획보다 30분 늦은 29일 오전 9시 30분 서울 소공동 한진빌딩 26층 강당에서 제6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 가장 관심을 받았던 안건 중 석태수 사장의 재선임 안건은 승인, 이사직 박탈 안건은 불승인 됐다.

주총 현장에는 개최 1시간 전부터 주주들과 회사 관계자들이 자리를 가득 채웠다. 하지만 27일 열린 대한항공 주총 때와는 달리 차분한 분위기가 엿보였다. 앞서 KCGI의 주주제안이 법적문제에 막혀 최종 상정되지 않으며 큰 이변 없이 회사 측 안건 통과가 전망됐기 때문이다.

이번 주총에는 ▲제1호 의안 2018년 재무제표 승인 ▲정관 일부 변경 ▲제3호 의안 사외이사 선임 ▲제4호 의안 사내이사(석태수) 선임 ▲제5호 의안 감사위원 선임 ▲제7호 의안 이사 보수 한도 승인 ▲제8호 의안 감사 보수 한도 승인 등 안건이 상정됐다.

특히 석태수 사장의 사내이사 연임 안건과 국민연금이 주주제안 한 이사가 회사 또는 자회사와 관련해 배임‧횡령죄로 금고형 이상의 형의 선고가 확정될 경우 이사직을 상실한다는 제2-4호 안건의 승인 여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한진칼 지분 10.81%를 보유한 KCGI는 석태수 사장이 과거 한진해운 파산 등 그룹 경영위기에 막중한 책임이 있다고 지적하며 연임을 반대했다. 또 7.16% 지분을 보유한 국민연금은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결정, 재판을 받고 있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금고형 이상 선고를 받을 경우 한진칼 사내이사에서 물러나게 하기 위해 주주제안을 했다.

주총은 ▲개회 ▲국민의례 ▲출석주주‧주식수 보고 ▲총회성립선언 ▲의장인사 ▲감사보고 ▲영업보고 ▲내부회계관리제도 운영실태 보고 ▲부의안건심의 ▲폐회선언 순으로 진행됐다. 이날 전체 의결권있는 주식 5천917만435주 중 4천566만8천251주(출석률 77.18%)가 출석했다.

29일 오전 서울 소공동 한진빌딩에서 개최된 한진칼 제6기 정기주주총회 현장 [뉴시스]
29일 오전 서울 소공동 한진빌딩에서 개최된 한진칼 제6기 정기주주총회 현장 [뉴시스]

제1호 의안 2018년 재무제표 승인 건은 제1-1호 재무제표 승인과 제1-2호 현금배당 및 이익잉여금 처분계산서 승인 건이 부의됐다. 하지만 제1-1호 승인부터 난항이었다.

한 일반주주는 지난해 매출액 5.2%, 영업이익 4.5% 증가라는 성과에 대해 임직원 노고를 치하하면서 앞으로도 주주가치 제고에 힘써주길 당부하면서 제1-1호 안건에 대해서 통과를 제청했다.

하지만 이날 주총에 참석한 신민석 KCGI 부대표는 지난해 1천600억원 차입금 중 1천억원을 예금에 예치한 것에 대해 배임이슈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하며 재무제표 승인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한진칼 재무담당은 정상적인 경영활동이었다고 반박했다.

석태수 의장은 주주들의 의견 청취 후 표결 없이 통과를 제안했지만 일부 반대하는 주주들의 의견을 수용, 제1-1호 안건에 대해 현장에서 표결이 진행됐다. 표결 결과 참석주주 77.88%의 찬성을 얻어 최종 승인됐다.

제1-2호 현금배당 및 이익잉여금 처분계산서 승인 건에 대해 석태수 의장은 밀접하게 연관이 있는 제1-1호 의안이 투표를 통해 승인된 만큼 표결 없이 승인하는 것에 대한 의견을 물었지만 일부 표결을 원하는 주주의 목소리에 따라 투표가 진행됐다. 표결 결과 참석주주 78.68%가 찬성하며 안건이 통과됐다.

29일 오전 서울 소공동 한진빌딩에서 개최된 한진칼 제6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의장을 맡은 석태수 대표이사 사장 [뉴시스]
29일 오전 서울 소공동 한진빌딩에서 개최된 한진칼 제6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의장을 맡은 석태수 대표이사 사장 [뉴시스]

제2호 안건은 별도의 주주 찬반토론 없이 표결이 진행됐다. 제2호 정관 일부 변경의 건은 제2-1호 주식등의 전자등록 및 내부거래위원회 설치, 제2-2호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설치, 제2-3호 감사위원회 설치, 제2-4호 이사의 자격 건 등 4건의 심의가 진행됐다.

제2-1호는 99.81%, 제2-2호는 99.74%, 제2-3호는 78.61%의 참석주주의 찬성표로 의사정족수를 충족함으로써 각각 승인됐다.

제2-4호의 경우 국민연금의 주주제안인 데다 민감한 안건인 만큼 일부 시간을 할애해 주주들의 의견을 들었다.

한 주주는 "우리나라의 경우 3심제인데 대법원 판결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사직을 박탈하겠다는 것은 국민연금이 특정기업에 대해 과도하게 개입하는 것 아닌가 싶다"며 해당 안건 철회를 요구했다.

제2-4호의 경우 참석주주의 3분의 2 이상, 발행주식총수의 3분의 1 이상의 찬성표를 받아내야 하는 특별결의 사항인 만큼 승인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실제 투표 결과 참석주주의 48.66%의 찬성표로 의사정족수를 충족하지 못해 부결됐다.

이어 제3-1호 사외이사 주인기 선임, 제3-2호 사외이사 신성환 선임, 제3-3호 사외이사 주순식 선임 안건이 부의됐다.

KCGI측 구현주 변호사는 "주순식 후보는 조양호 회장의 법무대리인인 율촌의 고문이라는 점에서 이해상충이 되며, 신성환 후보는 석태수 사장의 서울대 경제학과 동문이기에 독립성에 의문이 든다"며 "주인기 후보는 GS의 사외이사를 했을 때 불참률이 높았다"고 지적했다.

29일 오전 서울 소공동 한진빌딩에서 개최된 한진칼 제6기 정기주주총회 현장 [뉴시스]
29일 오전 서울 소공동 한진빌딩에서 개최된 한진칼 제6기 정기주주총회 현장 [뉴시스]

제3호 의안은 일괄 표결이 진행됐다. 일부 반대 목소리에도 투표 결과 제3-1호 78.13%, 제3-2호 77.41%, 제3-3호 58.64%의 찬성표를 확보하면서 3인 사외이사 선임안은 모두 통과됐다.

곧이어 사실상 이번 주총의 핵심이었던 제4호 사내이사 석태수 선임 안건이 심의에 들어갔다. 민감한 안건인 만큼 주주들의 의견을 적극 청취했다.

석태수 사장은 모두 발언을 통해 "그간 여러 노력에도 미흡한 점 있었고 나름의 성과도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이번에 사내이사에 재선임 해주면 더 투명하고 책임경영 통해서 회사가 더 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민석 부대표는 "2013년 한진해운 인수 시 살리려고 노력을 많이 했지만 글로벌 경기 악화로 파산했다"며 "이보다 한진칼 사내이사로 있으면서 상표권 인수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석태수 사장 재선임"에 반대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하지만 표결 결과 참석주주 65.46%로 가결됐다.

제5호 사외이사인 감사위원 선임 안건에 대해서는 앞서 제3호 표결을 통해 선임된 사외이사 3인이 후보로 올랐다. 3% 이상 지분에 대해서는 의결권이 3%로 제한되는 가운데서 진행된 표결에서 제5-1호 81.57%, 제5-2호 80.46%, 제5-3호 61.21%가 찬성표를 던지며 3건 모두 승인됐다.

제7-1호는 이사 보수 한도를 전기와 동일한 50억원으로 승인하는 안건으로, 투표 결과 68.97%의 찬성으로 승인됐다. 마지막으로 제8-1호 감사 보수 한도를 전년 2억원에서 4천만원으로 감액하는 내용의 안건은 표결 결과 78.94%의 찬성표를 얻어 통과됐다.

이날 주총은 오전 9시30분께 시작해 오전 11시55분까지 약 2시간25분에 걸쳐 진행됐다. 석태수 의장은 주총 폐회를 선언하며 "한진칼 경영진은 최선을 다해 주주들의 이익극대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상연 기자 hhch111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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