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판이 바뀐다⑤] 항공업계, 신성장동력 채비…"더 높이, 더 멀리"

호텔·지상조업 사업확장에서 희소성 높은 취항지 경쟁↑


산업의 판(板)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하면서 산업의 판은 완전 탈바꿈을 시도하고 있다. 산업 간 경계가 허물어진 지 이미 오래며, 변화와 혁신은 이제 기업들에게 고려의 대상이 아닌 필수다. 아이뉴스24가 창간 19주년을 맞아 급격하게 변화하는 산업의 판을 짚어보고 생존 전략을 들여다 봤다.<편집자주>

[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지난해 국내 항공시장 여객은 역대 최고치 행진을 기록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갔다. 2018년 국내 항공시장 여객규모는 1억1천753만명으로 2010년 6천만명에서 8년새 2배 가량 늘었다.

특히 저비용항공사(LCC)들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 지난해 저비용항공사들이 운항을 지속적으로 늘리면서 국제선에서 LCC 분담률을 30% 선까지 끌어올렸다. LCC 분담률은 2014년 11.5%, 2015년 14.6%, 2016년 19.6%, 2017년 26.4%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며 올해 30% 돌파 고지가 눈앞이다.

또 안정된 증가세를 보이는 국내·외 여객수요를 기반으로 인천공항은 지난해 파리 샤를드골공항(6천638만명), 싱가포르 창이공항(6천489만명)을 제치고 개항 이래 처음으로 국제여객 기준 세계 5위 공항으로 올라섰다. 이와함께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개장, 파라다이스시티 복합리조트 오픈 등 공항복합도시 개발 본격화가 일자리 증가를 견인하기도 했다.

꾸준히 증가하는 국내 항공시장 여객수요와 올해 항공사 3사(에어프레미아, 플라이강원, 에어로케이)의 신규 진입으로 11개 국적항공사 간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각 업체는 '더 멀리, 더 높이' 날기 위한 신성장동력 확보에 전력을 투입하고 있다.

◆호텔·지상조업 '사업다각화' 지속 성장 기반 마련

LCC업계 1위 제주항공은 사업 다각화에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항공사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9월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에 '홀리데이 인 익스프레스 서울' 호텔을 개관하고 운영에 나섰다. 단순한 여객수송 중심의 항공 비즈니스 모델에서 관련 산업 진출 등 지속 가능한 성장기반을 마련하는데 속도를 내고 있다.

제주항공의 '홀리데이 인 익스프레스 서울홍대'는 인천국제공항과 김포국제공항에서 공항철도로 바로 연결된다. 최근 외국인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지역 중 한 곳인 홍대입구역에 지상 17층, 연면적 5만4천㎡에 294실 규모로 지어졌다.

'홀리데이 인 익스프레스 서울홍대'는 글로벌 호텔체인인 인터컨티넨탈 호텔그룹(IHG)의 브랜드로 운영되는 전세계 2천572개의 호텔 중 하나다. 고급서비스를 줄이고 소비자에게 합리적인 항공운임을 제공하는 제주항공의 비즈니스 모델과 가장 부합하는 콘셉트의 호텔이다.

'홀리데이 인 익스프레스 서울홍대' 전경. [사진=제주항공]

제주항공의 새 미래먹거리 모델은 순조로운 출발에 이어 높은 투숙률을 기록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홀리데이 인 익스프레스 서울홍대'가 개점 첫 달인 지난해 9월 70%대의 객실 가동률을 기록했다고 밝힌 바 있다. 50일이 지난 주말의 경우 95%의 가동률을 보이는 등 올 연말까지 약 80%대를 유지했다.

대한항공은 한진그룹 칼호텔네트워크가 전면에 나선 호텔사업을 통해 연계 상품으로 사업다각화에 나섰다. 현재 한진그룹은 제주KAL호텔, 서귀포KAL호텔, 제주파라다이스호텔, 그랜드하얏트인천 등 4개 호텔을 운영한다. 한진그룹은 지난 1989년 지상 15층, 지하 3층의 윌셔 그랜드 호텔을 인수한 뒤 2009년 '윌셔 그랜드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8년간 10억달러(약 1조1천305억원) 이상을 투입, 2017년 미국의 월셔 그랜드 센터를 오픈하며 호텔사업을 확장했다.

제주항공 지상조업 서비스 'JAS'. [사진=제주항공]

제주항공은 자체 지상조업 서비스를 운영하며, 안정적인 운항환경 구축과 더불어 신규 일자리 창출에도 이바지하는 등 또 다른 성장기반을 마련했다. 지난해 1월 지상조업 서비스기업 제이에이에스(JAS)를 설립한 것이다.

JAS는 인천과 김포, 대구, 김해, 광주, 무안공항 등에서 제주항공의 ▲여객부문 발권과 수속 서비스 ▲램프부문 수하물 서비스 ▲화물 조업 서비스 ▲전세기 조업 서비스 등을 수행하고 있다. JAS를 통해 제주항공 표준운영 절차에 맞는 자체적인 조업서비스를 운영하고, 항공기의 안정적인 운항환경을 구축했다.

현재 JAS는 제주항공 조업만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제주항공은 중·장기적으로 해외 취항과 연계한 상대국 항공사의 조업도 단계적으로 수행한다는 계획을 수립하고 있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시장까지 진출할 예정이다.

또 제주항공이 대구와 무안 등 지방공항에서 신규 노선을 대폭 확대함에 따라 JAS 역시 해당 공항에 진출, 지역에서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1월 332명이었던 직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639명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한편, 제주항공은 27일 열릴 정기주주총회에 '일반음식점'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이는 공항 라운지 개장을 위한 것으로 5월 국내 저비용항공사 최초로 인천국제공항 라운지 개장을 통해 고객들의 편의 향상을 꾀하고 또다른 수익 창출 창구로 활용할 방침이다.

◆'희소+소도시' 신규취항 차별화전략 내세워 우위 선점
[사진=이스타항공]

늘어나는 여객수요만큼 경쟁이 치열해지는 항공업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항공사들은 잘 알려지지 않은 '소도시', '미취항도시' 선점에 나서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국내 저비용항공사 첫 정기노선으로 베트남 푸꾸옥을 지난달 취항했다. 푸꾸옥은 '베트남 최고의 지상낙원'으로 유명해 현지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휴양지 중 하나다. 특히 이번 신규취항은 국내 저비용항공사의 첫 정기노선으로 푸꾸옥을 찾는 국내 고객들의 항공편의가 증대될 전망이다.

진에어는 2016년 12월 인천~기타큐슈 노선을 국내 최초 취항했다. 국내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은하철도 999' 작가의 도시 기타큐슈는 국내에서 바로 이동하는 노선이 없어 후쿠오카를 통해 육로로 이동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기타큐슈는 후쿠오카, 사가와 근접해 있으며 가라토시장, 고쿠라성과 간몬해협 등 고즈넉한 분위기와 볼거리가 가득하다.

[사진=진에어]

티웨이항공도 지난해 9월 무안에서 출발하는 일본 기타큐슈 노선의 운항을 시작했다. 무안에서 저녁 8시 20분 출발해 저녁 9시 30분 기타큐슈에 도착하는 일정이다. 특히 기타큐슈로 떠나는 첫 취항 편은 전체 189석 중 188명이 탑승, 99%의 탑승률을 기록해 잘 알려지지 않은 신규 소도시 여행의 인기를 증명했다.

에어부산은 LCC 최초로 부산~나고야 노선을 취항했다. 기존 대형항공사밖에 없었던 지역고객들에게 합리적 선택의 폭을 넓혔다. 나고야는 일본의 중부지방 아이치현에 위치한 대도시로 나고야 성, 도자기 마을, TV 타워 등 다양한 관광 명소뿐 아니라 온천, 골프 및 히쓰마부시(장어덮밥), 테바사키(닭날개 요리)와 같은 다채로운 먹거리까지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에어부산은 직항이 없는 노선의 부정기편을 띄우며, 지역민들의 편의는 높이는 동시에 차별화에도 나서고 있다. 우선 5월 5일부터 26일까지 부산~도야마 부정기편을 운항한다. 도야마는 일본에서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여행지이다. 직항편이 없는 도야마행 하늘길 부정기편 운항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2번째 운항이다. 지난해 전체 탑승률이 90%를 기록할 정도로 선호도가 높았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항공경영학과 교수는 "신규사업자 진입으로 항공업계 경쟁은 앞으로 더 치열해질 것"이라며 "신규 항공사들이 혁신적이면서 차별화된 서비스를 갖추지 않으면 생존이 우려스러운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허 교수는 이어 "항공사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존사업자와 신규사업자 모두 특색 없이 비행기만 띄우는 것이 아닌, 획기적인 무기와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서온기자 summ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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