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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여당 규제개혁 '올인' 정작 내부에선 '착잡'


朴 정부 때와 180도 입장 선회, 시민단체 '어이 없어'

[아이뉴스24 조석근 기자] 정부와 여당이 최근 고용지표 악화와 경기침체의 탈출구로 혁신성장을 위한 규제혁신을 추진 중인 가운데 주요 지지 기반인 시민사회는 물론 당내에서도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박근혜 정부 당시 서비스 발전 기본법, 규제프리존법 등 포괄적 규제혁신에 대해 당력을 집중, 반대한 전력 때문이다.

규제 샌드박스(신산업에 대한 한시적 규제 유예) 5법 등 규제혁신 주요 법안 처리가 정기국회 핵심 과제로 부상한 상황이다. 내부 구성원 설득을 위한 여당의 고민도 그만큼 깊어지는 분위기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13일 당 지도부 회의를 통해 "후반기 국회가 정쟁을 멈추고 무엇보다 민생 경제를 지상 최대 과제로 삼아야 한다"며 "이를 위해 과감히 규제를 혁파하고 창고 속 법제도 정비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 부처 수장들의 경우 더 적극적이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도 지난 12일 국회 한 토론회에서 "공정경제를 향한 공정위의 노력이 성공하려면 혁신성장 성과가 만들어져야 한다"며 "규제혁신이 성과를 이룰 때 공정경제의 성과도 만들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김동연 기획재정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의 경우 홍영표 원내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서 "여당 내 여러 의견, 이견을 조정해서 규제개혁이 최대한 조속히 이뤄지도록 해달라"며 "규제 샌드박스 5법, 스마트시티법, 인터넷은행 지분규제 관련 은산분리 법안 등 핵심 규제에 대한 입법에서 최대한 노력해달라"고 주문했다.

당시 홍영표 원내대표는 "규제 문제는 사실 민주당이 소극적이거나 내부 조정이 되지 않아 추진되지 않은 측면이 있다"며 "8월까지는 그런 이견도 해소해서 정기국회부터 규제혁신에 대한 정부, 여당이 일치된 의견을 갖도록 할 것"이라고 답했다.

홍영표 원내대표의 지적처럼 당내 입장이 조정되지 않은 배경으로 민주당이 박근혜 정부 당시 야당 시절 태도가 꼽힌다. 당시 민주당은 포괄적 규제혁신에 대해 크게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대표적으로 서비스발전 기본법의 경우 의료 서비스 시장의 민영화 가능성을 들어 '필수저지 법안'으로 지정, 반대했다. 여야 협의 과정에서 의료 부문을 제외한다는 단서 조항을 달긴 했지만 이 법은 현재까지 계류 중이다.

김동연 부총리가 언급한 은산분리 규정도 마찬가지다. 카카오, KT 등 IT기업들이 주축인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해 비은행 산업자본의 지분을 풀어야 핀테크 시장 활성화가 가능하다는 취지지만, 민주당은 19대 국회부터 당론으로 반대 입장을 취했다.

자유한국당 관계자는 "서비스발전 기본법이나 규제프리존 설치 등 법안은 모두 현재 여당이 추진 중인 규제혁신 관련 법들과 기본 취지가 같았다"며 "여야가 바뀌면서 당시 법안에 대한 입장까지도 바뀐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취임 초부터 주요 지지 기반이었던 시민사회도 비판적인 분위기다. 김경율 참여연대 집행위원장은 "현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는 박근혜 정부를 그대로 반복하는 것 같다. 한 마디로 어이없다"며 "개혁적 색채는 하나도 없이 규제개혁이라는 미명 아래 재벌들 놀이터를 만들어주려는 것이냐"고 꼬집었다.

당 내부도 뒤숭숭한 분위기다. 심지어 원내 지도부가 은산분리 개정 등 규제개혁에 반대하는 전반기 정무위 소속 의원들을 후반기 국회에서 다른 상임위를 지원하도록 직접 설득 또는 압박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민주당 한 의원은 "규제개혁에 대해선 강하게 반대하는 사람부터 중립적인 인사까지 개인마다 입장들이 매우 다르다"며 "의원들마다 생각이 다른 것은 어쩔 수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다른 의원은 "기존 제도적 틀 안에서 새로운 산업이 성장을 못 한 것이 역대 정부마다 한계로 거론된 것"이라며 "국민들의 피부에 와닿는 경제 성과가 나타나려면 국민안전, 인권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에서 규제개혁도 필요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조석근기자 mysu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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