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e북에 광고게재 시도…성공할까?

책은 인류에게 가장 오랜된 미디어 가운데 하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책에는 상업적인 광고가 실리지 않는다.

저자나 독자나 책에 광고가 실리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전자책, 즉 e북이라면 어떨까.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최근 미국 광고업계가 전자책에 광고를 싣기 위해 다향한 실험을 하고 있어 주목을 끈다. 전자책 시장이 급격히 커지고, 아마존을 비롯해 애플, 구글 등 대형 사업자들이 이 시장에 눈독을 들이면서 생겨나고 있는 변화다.

책을 공짜로 주는 대신 광고를 보게 한다거나, 책을 읽기 전에 비디오나 그래픽 혹은 텍스트 형태로 광고를 먼저 보게 하는 방법, 책 페이지의 가장 자리에 광고 메세지를 싣는 방법 등이 있다.

당연히 책의 내용과 관련된 타깃 광고도 할 수 있고, 독자가 제공한 프로필에 따라 그에 맞은 광고를 삽입할 수도 있다.

e북 스토어인 와위오(Wowio)는 몇몇 e북에 광고를 싣기 시작했다. 모두 3페이지의 광고를 실었는데, 맨 앞과 맨 뒤에 한 페이지씩을 싣고 중간 어딘가에도 전면 광고 하나를 싣는 방식을 썼다.

브라이언 알투니어 와위오 최고경영자(CEO)는 "챕터 사이에 광고를 넣는 방안과 독자들이 와이오에 제공한 프로필 정보를 바탕으로 타깃 광고를 제공하는 방법도 실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화 사이트 판당고가 이 회사의 광고주 가운데 하나다.

알투니어는 "우리가 제공하는 광고는 (단순히 읽고 마는 게 아니라) 무료 혹은 많은 보조금이 주어지는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고 대부분의 독자가 받아들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와위오는 e책이 다운로드될 때마다 광고주에게 1달러에서 3 달러를 받으며 이 돈은 출판사와 적절한 비율로 나눈다. 또 작가에게 얼마를 줄지는 출판사가 자신의 몫에서 알아서 결정하는 구조다.

소셜 네트워킹 및 자가 출판 사이트인 스크립드( Scribd Inc.)는 사용자가 읽은 책과 관심사 등에 대한 정보를 바탕으로 이와 관련된 타깃 광고를 제공하기 위한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북 출판사인 스크롤모션(ScrollMotion Inc.)도 e북에 광고를 게재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전자책 광고가 그다지 큰 성과를 못낼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우선 광고 효과가 날 만큼 많이 팔리는 책이 많지 않고, 무엇보다 자신의 책에 광고가 실리는 것을 반대하는 작가들이 많다는 점 때문이다. 광고를 게재하기 위해서는 일단 작가부터 설득해야하는 것이다.

랜덤하우스의 대변인 슈튜어트 애플바움은 이와 관련해 "1950년대와 60년대에도 대량 판매되는 책의 뒷면에 광고를 게재하려는 움직임이 있었지만 크게 성공하지는 못했다"며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을 텐데 그중에서 작가의 반대도 실패의 이유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랜덤하우스는 작가의 승인없이는 광고를 게재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며 "작가 동의 없이 안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캘리포니아(미국)=이균성 특파원 gslee@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