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나 공공기관에서 문서를 사용할 때 쓰는 한글과컴퓨터의 아래한글 독점이 사실상 깨질 전망이다.
국회입법조사처가 국민의 정보 접근성 확대를 이유로 정부 문서에 개방형 문서(ODF) 표준 포맷 사용에 대한 강행 규정 채택 등을 골자로 하는 현안보고서 작성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연 국회 입법조사처장은 최근 기자들을 만나 공공기관의 개방형 문서 도입 필요성을 언급하며, 곧 기자간담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한컴 역시 최근 신제품에서 개방형문서 표준을 도입한 만큼, 한컴이 이번 조치로 타격을 입기보다는 국내 공공기관 오피스 프로그램 시장이 전면 경쟁 시대를 맞게 됐다는 평가다.
◆개방형문서 표준쓰면 호환성 확보
지금까지는 대부분의 공공기관이 개방현문서를 지원하지 않는 아래한글을 사용하면서 인터넷 검색이 쉽지 않았다.
경제적인 이유로 소프트웨어를 구입하지 못하는 국민들에게 불법소프트웨어 다운로드를 조장한다는 비판까지 받아 왔다. 문서 작성을 위해서는 아래한글을, 엑셀이나 프리젠테이션을 작성하려면 MS오피스를 사용해야 하기에 두 가지를 모두 사야 했던 것이다.
하지만 개방형문서를 쓰면 이런 문제점이 해결된다.
공공기관들이 서로 다른 소프트웨어를 써도 문서를 불편없이 문제없이 볼 수 있고, 상용 소프트웨어의 업그레이드를 위한 라이선스 비용도 절약할 수 있다.
정부 문서에 대한 권한을 특정업체(한글과컴퓨터)가 아닌 정부가 보유할 수도 있다.
입법조사처 김유향 문화방송통신팀장은 "일본이나 영국, 미국의 정부 자료들을 보면 확장자가 'ODF'로 돼 있는 것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면서 "우리나라 공공기관에서도 개방형문서를 도입하면 장기적 보관이 중요한 정부문서가 한컴사의 존속여부에 좌우되는 위험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개방형문서란 무엇인가 개방형문서(Open Document Format for Office Applications, ODF)란 전자문서에 특별한 의미나 정보를 추가하기 위해 붙이는 태그 등을 부착하기 위해 고안된 '확장성표기언어(XML)'를 말한다. 현재 ▲IBM, 썬마이크로시스템즈 등이 주도하고 있는 오픈 도큐먼트 포맷(Open Document Format, ODF)과 ▲마이크로소프트의 개방형 XML 포맷인 'OOXML'이 모두 국제표준화기구(ISO) 승인을 받았다. ◆각국 정부 강행규정 도입도...한국, 2006년부터 관심 개방형문서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은 2000년대 중반부터 진행돼 왔다. 표준 포맷을 놓고 오피스 SW 업체들을 주축으로 한 문서 표준화 단체인 '오아시스(OASIS)' 진영(ODF)과 자사 사유포맷의 표준화를 추구하던 MS 진영(OOXML)이 팽팽한 대립각을 세우더니, 결국 양쪽 모두 ISO 인증을 받게 됐다. 정부측도 활발하게 움직였다. 미국 메사추세츠 주정부가 공조직에서 쓰는 5만여대의 PC업무용 소프트웨어를 2006년말까지 ODF를 지원하는 것으로 전격 교체하는 등 영국, 독일, 프랑스, 노르웨이, 벨기에, 일본 등이 정부 문서에 개방형 문서표준 포맷을 사용하거나 강행규정을 채택했다. 우리나라역시 2006년 중반부터 옛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을 주축으로 한컴 등 국내 오피스 프로그램 개발사들과 개방형문서 도입을 논의해왔다. ◆한컴 신제품도 개방형문서 지원...전면경쟁시대로  한글과컴퓨터 역시 3년이 넘는 개발끝에 '개방형문서 표준'을 지원하는 새로운 오피스 프로그램 '한컴오피스 2010'을 지난 3월 내놓았다. 이 제품은 한컴오피스 이전 버전뿐 아니라 MS 오피스 문서도 그대로 볼 수 있고 문자폭, 줄간격, 문단정렬 등 레이아웃까지 그대로 지원한다. 이는 다양한 운영체계(OS)에서 프로그램 종류나 버전에 상관없이 모든 데이터와 문서가 상호 호환되는 개방형문서 국제 표준 포맷인 'ODF'와 MS의 'OOXML'을 지원하기 때문이다. 소프트웨어 업계 관계자는 "한컴 등 국내 오피스 프로그램 개발업체들도 개방형문서 포맷을 지원하는 제품을 내놓고 있어, 공공기관에서 개방형문서 포맷을 의무화해도 한컴의 영향력이 급속히 줄어들기 보다는 MS 오피스 등과 전면 경쟁하는 시대가 열렸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포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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