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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공동 구매 "어찌 하오리까"


풀자니 관리 안되고, 막자니 원성 높아

하지만 대리점에서 디자이어는 모두 동일한 할부 약정 프로그램이 걸려 있었다.

평소 안드로이드폰에 대한 관심이 높았던 이 씨는 온라인 카페에서 진행하는 '공동구매'를 이용하기로 했다. 가격도 오프라인에서 알아본 것보다 10만원 이상 저렴했다. 이 씨는 수 백 명의 다른 카페 회원들과 디자이어 공동구매를 신청했다. 이들은 '신청접수 완료'라는 SK텔레콤 측 확인전화까지 받았다.

그런데 며칠 후 판매자가 돌연 'SK텔레콤 측에서 판매 권한을 취소해 부득이 제품을 공급할 수 없게 됐다'는 공지를 남겼다. 이와 함께 이 씨를 포함한 카페 회원들 중 100여명이 접수 취소 통보서를 받았다.

이상익 씨는 "온라인 공구(공동구매)가가 너무 싸니까 오프라인 대리점들이 항의해서 공구가 막혔다는 소문이 회원들 사이에 파다하다"고 말했다.

◆"팔아만 준다면야" 통신사들, 팔짱

20일 업계에 따르면 이같은 온라인 공동구매로 인해 소비자들과 이동통신 업계 모두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휴대폰 온라인 공동 구매가 늘어나면서 이 씨처럼 판매가 취소되는 사례도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휴대폰 온라인 공동구매는 이통사들의 대리점이 진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오는 손님을 기다리기만 하기보다 '박리다매' 형식으로 조금 더 싼 가격을 제시하고 온라인으로 구매자를 대량으로 모으는 것이다.

대리점들의 이런 행태에 대해 통신사들도 묵인해 온 측면이 있다. 연일 격화되는 가입자 쟁탈전과 시장 경쟁에 처하다보니 대리점들이 제 살을 깎아가며 모아주는 가입자들을 쉽게 거절하지 못했던 것.

한 통신업체 관계자는 "판매 권한을 가진 대리점에서 자신들이 받을 수 있는 수당을 일부 깎아 공동구매 형식으로 더 많은 고객 모집에 투자한다면 우리로서도 할 말은 없다"고 전한다.

문제는 이같은 온라인 공동구매의 규모가 커질수록 다른 대리점과의 형평성 문제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통신사 입장에선 협력사 보호와 유통 질서 유지를 위해서라도 공동구매로 인한 가격 혼선을 수수방관할 수만은 없다.

◆외산폰은 충분한 설명 필요해 '공구' 단속

최근 들어 외산폰 판매가 늘어나면서 통신사들은 온라인 공동 구매를 강하게 단속하고 있다.

이상익 씨의 디자이어 공동구매 취소 건에 대해서도 SK텔레콤 측은 "회사에서는 원칙적으로 커뮤니티나 카페 등에서 공동구매 형태의 판매를 금하고 있다"면서 "온라인에서는 소비자가 판매자의 신원을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사기 등의 소비자 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번 디자이어 공동구매 취소건은 일부 대리점에서 미처 확보하지 못한 물량을 부풀려 온라인으로 소비자들에게 공지했다가 예상외의 인원이 몰려들자 단말기 수급에 어려움을 겪어 구매를 취소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소비자들도 이같은 피해를 보지 않으려면 온라인 구매를 하려해도 판매자 신원을 최대한 확인하고 안전하게 구매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현재 SK텔레콤은 온라인에서 공동구매 형태의 판매가 발견되는 족족 판매자에게 경고를 하는 한편 협력사 포털인 'T게이트'에서 판매 ID를 정지해 판매 권한을 중단하고 있다.

KT 역시 기본적으로 '완전판매'라는 것을 추구한다. 즉 오프라인 매장에서 직원이 고객에게 요금제와 단말기의 특성 및 사후서비스까지 충분히 설명하고 이에 동의한 고객에게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다.

특히 아이폰의 경우, 외국회사 제품이다보니 그간 국내 제조사에서 당연하게 받아왔던 서비스 규정이나 보조금 등이 전혀 다르게 적용돼 이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필요하다.

때문에 이 회사는 아이폰의 경우 온라인 공동구매를 전면 금지하고 있다. 온라인으로는 이같은 정책 설명이 사실상 불가능하고, 혹시 설명이 부족한 상태에서 충동적으로 구매했다가 나중에 AS와 같은 문제에서 불만을 제기하면 KT로서는 손 쓸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KT 관계자는 "아이폰 뿐만 아니라 HTC나 블랙베리, 소니에릭슨 등 최근 스마트폰 열풍을 타고 외산 단말기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데, 이런 제품은 반드시 오프라인 매장에서 AS나 지원책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듣고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온라인 공동구매를 애용하는 소비자들은 "결국 단말기 보조금 많이 못받는 외산폰은 공동구매 같은 것으로 가격 흐려지면 안되니까 단속하고, 보조금 많이 받는 국산폰은 방관하는 것 아니냐"고 비아냥거렸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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