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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과 뒤]아이폰 때문에 골치아픈 사람들


연일 화제가 되고 있는 아이폰에 고개를 떨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글로벌 IT 기업 A사는 전세계 영업직원들에게 아이폰을 지급했습니다. '이게 웬 떡이냐' 하고 직원들은 감사했습니다. 예쁘고 깜찍한 이 아이폰이 얼마 뒤 골칫거리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본사에서는 영업직원들에게 실시간으로 영업활동을 보고하고 체크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받아 사용하라고 지시했습니다. 물론 지사장들에게도 아이폰을 지급하고 틈이 날 때마다 체크 하도록 요구했습니다.

이 회사 영업맨들은 고객사 담당직원과 만날 시간, 영업진행상황, 결과예측 등을 시도 때도 없이 아이폰에 기입해야 합니다. 몇 번 '조임'을 당하더니 아이폰이 싫다는 반응이 지금은 더 많아졌다고 합니다.

아이폰이 무시무시한 '빅브라더'가 돼 버린 셈입니다.

그런데 이 회사 영업맨들 중에서도 유별나게 고통이 더 심한 동료들이 생겼다고 합니다. 통신사 담당입니다. KT에서 출시한 아이폰이 흥행가도를 달리자 SK텔레콤과 LG 유플러스 담당자들은 바늘방석에 앉았습니다.

이동통신 3사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어느 한쪽의 휴대폰을 가지고 다른 통신사에 들어갔다가 난감한 일을 당하는 일이 생기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테면 아이폰을 들고 SK텔레콤을 방문하는 '간 큰 짓'은 하지 못한다는 겁니다.

"SK텔레콤에서는 아이폰을 꺼내놓지도 못해요. 전화벨이 울려도 미팅 룸 밖에 나가서 주머니에서 꺼냅니다."

이 회사의 다른 관계자는 "상대가 아이폰 쓴다는 것을 알고 나면 다음부터 우리 회사에 (영업하러) 들어오지 말라고 하더라"며 "농담반 진담반이 아니라 정색하며 말할 땐 간담이 서늘하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이 회사는 본사에 사정을 말하고 KT 영업직원은 그대로 아이폰을, SK텔레콤 담당자는 '다른 것'으로 바꿔 지급했습니다.

이런 경우가 이 회사뿐일까요?

지금도 그럴까 싶지만 이동통신사에 무선인터넷 게임이나 솔루션을 납품하던 사장들 가운데 세가지 종류의 명함을 파고 다니던 이들이 많았습니다. SK텔레콤 임직원과 만날 때는 011 번호가 찍힌 명함을, KT(옛 KTF)에는 016, LG에는 019 명함을 내미는 식이었습니다.

껌이라도 사야 슈퍼 아줌마의 길안내가 친절해지는 것이 비즈니스의 기본입니다. 공짜란 없고, 주고 받는 게 있어야 할 겁니다. 하지만 남의 것을 쓴다고 쌍심지만 켤 게 아니라 왜 다른 회사 상품에 이끌리는 지 그 근본 원인을 찾아 개선하려는 노력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강호성기자 chaosi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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