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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오의 엔트로피]오픈마켓, 삼박자가 중요하다


마켓-판매자-택배 박자 못 맞추면 소비자 외면 늘어

오픈마켓에서 상품을 구매하는 것은 특별한 일이 아니다. 값싸면서도 자신에게 꼭 필요한 물품을 언제든지 자유롭게 살 수 있는 곳이 오픈마켓이다.인터넷을 통해 구매하다 보니 네티즌들에게 '싼 게 비지떡'이라는 인식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픈마켓은 21세기 네티즌들에게 상품을 살 수 있는 좋은 창구임에는 틀림없다. 오픈마켓이 네티즌들에게 최상의 서비스가 되기 위해서는 '오픈마켓+판매자+택배'의 호흡이 중요하다.

오픈마켓은 말 그대로 누구나 판매자가 돼 물건을 팔 수 있는 곳이다. 판매자가 팔고 있는 상품이 안전하고 빠르게 소비자의 집까지 배달하는 택배회사의 역할도 핵심이다. 이 세 축이 윤활유 가득 먹은 톱니바퀴가 돼 돌아가야 한다.

오픈마켓의 성공은 '오픈마켓+판매자+택배'의 삼중창이 잘 어우러져야 한다. 이 세 가지 축 중 어느 한 곳이 불협화음을 내게 되면 오픈마켓은 네티즌들에게 비난과 불만을 살 수 밖에 없다.

◆"소통 안되는 그대에게 실망 한다"

최근 한 독자가 제보를 해 왔다. 제보의 내용은 이렇다.(특정 오픈마켓에 국한되는 내용이 아닌 듯한 경우여서 특정업체 명은 익명으로 처리하도록 한다.)

"한 오픈마켓을 통해 MP4를 구매했다. 카드로 결제하고 하루 뒤 오픈마켓 홈페이지를 통해 배송정보를 조회해 보니 배송중이라는 메시지가 보였다. 늦어도 하루, 이틀 뒤에는 물건이 도착할 것으로 이해했다. 그런데 일주일이 지나도록 배송정보에 여전히 '배송중'이라는 메시지만 있고 배달되지 않았다."

뭔가 잘못됐다는 판단에 제보자는 판매자 게시판에 문의 글(Q&A)을 올렸다. 그는 "상품이 출발했다는 메시지가 수 일째 계속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며 "왜 며칠째 계속 배송중이라는 메시지만 있는지 궁금하다"고 적었다.

이에 판매자는 "고객님의 이름으로 실입고 된 물건이 없다. 운송장 번호를 적어주면 확인해서 곧바로 연락드리겠다"고 밝혔다. 제보자는 오픈마켓 홈페이지에 접속해 택배회사를 통해 배달되는 운송장 번호를 확인한 뒤 이를 판매자에게 알렸다.

판매자에게 운송장 번호를 알려주었음에도 불구하고 판매자는 계속 "실입고된 물건이 없다"는 겉치레성 답글만으로 응대했다. 제보자는 "판매자 Q&A 게시판에 들어갔더니 나와 같은 경우가 수없이 많았다"며 "물건이 오지 않거나 또 불량이 많다는 게시판 문의가 폭주했다"고 말했다.

제보자는 해당 MP4를 구매하기 이전에 판매자의 '상품평'을 꼼꼼히 체크했다고 밝혔다. 상품평 중 많은 부분이 해당 MP4를 두고 '이런 가격에 쓸 만하다' '정말 좋은 제품이다' '괜찮은 것 같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제보자는 "해당 판매자는 파워딜러였고 상품평도 괜찮아 구매하게 됐다"며 "그러나 막상 결제하고 난 뒤 판매자의 서비스는 엉망이었다"고 지적했다. 또 판매자 정보에 있는 유선 연락처로 수차례 연락했지만 신호만 가고 받지 않았다고 제보자는 밝혔다.

오픈마켓은 판매자의 등급을 몇 단계로 나눠 서비스하고 있다. 보통 ▲일반 판매자 ▲우수 판매자 ▲파워딜러 등으로 구분된다. 파워딜러는 신용점수 400점 이상을 쌓아야 하는데 신용점수에는 ▲배송완료 점수 ▲구매자 만족도(배송, 가격, 서비스 등)를 한 달에 한 번 체크해 자격을 부여하고 있다.

네티즌들이 상품을 구매하기 이전에 판매자의 등급이 어느정도인지 먼저 살피는 것은 이러한 점 때문이다. 아무래도 파워딜러면 신용점수가 높은 것을 말해주고 신뢰할 수 있는 판매자라는 판단의 기초가 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해당 오픈마켓 업체에 문의를 했다. 오픈마켓의 한 관계자는 "해당 판매자는 파워딜러가 된 후 수 차례에 걸쳐 민원에 무성의하게 답을 하거나 연락을 힘들게 해 일반딜러 또는 전 상품 판매제한을 현재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빨리 배달해 달라는 게 아니다. 소통이 중요하다"

해당 물품이 배송중이라는 메시지가 수 일째 계속됐고 판매자와 연락도 되지 않자 제보자는 해당 택배회사로 전화를 걸었다. 물품은 충청도의 한 도시를 거쳐 경기도의 중소도시에 도착해 있다는 배송정보가 기재돼 있었다.각 택배 영업소마다 전화번호가 보였다.

제보자는 충청도의 택배영업점과 경기도의 택배영업점에 차례로 전화를 걸었다. 수 십 통의 전화를 했지만 어느 누구 하나 전화를 받지 않았다.

해당 택배회사의 본사 고객센터로 전화를 걸었지만 자동응답만 제공됐다. 상담원 연결을 수차례 시도했지만 "지금은 모든 상담원이 통화중이다"는 음성만 전달될 뿐 전화는 계속 끊어지고 말았다.

판매자에 문의해도, 택배회사에 전화를 걸어도 누구 하나 응답을 해 주지 않았다. 제보자는 분통이 치밀어 오를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7만 원에 가까운 물건이 도대체 어떤 상태에 있는지 설명받을 길이 없었던 것.

해당 택배회사와 오픈마켓 고객센터 홈페이지에 접속해 인터넷으로 관련 내용을 있는 그대로 적어 보냈다.

오픈마켓에서 먼저 제보자에게 전화를 걸어왔다. 오픈마켓 관계자는 "현재 택배 시스템의 오류인지 한 영업소의 문제인지는 관련 택배 영업소와 연락한 후에 알려 드릴 수 있을 듯 하다"며 "우리도 연락을 취하고 있는데 연락이 잘 닿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리고 몇 시간 뒤 택배회사 영업점 담당자가 제보자에게 전화를 걸어왔다. 택배회사 관계자는 "최근 영업소 직원들이 많이 그만두고 직원이 부족한 상태에서 배송이 늦어지고 있다"는 말을 해 왔다.

문제점을 지적하고 판매자와 택배회사에 문의한 지 5일만에 돌아온 대답이었다.

제보자는 "빨리 배달해 달라는 것이 아니다. 며칠 먼저 받으나 뒤늦게 받으나 문제될 게 없다"고 택배회사 관계자에게 말한 뒤 "가장 중요한 것은 왜 배달이 늦어지고 있는지에 대해 누구 하나 구체적 상황을 말해주는 사람이 없었다는 데 있다"고 항의했다.

택배회사 관계자는 "그 부분에 대해서는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할 말이 없다"며 정중히 사과했다.

오픈마켓 관계자는 "판매자의 경우, 매달 신용점수를 통해 어느 정도 통제할 수 있는 시스템이 돼 있다"고 말한 뒤 "그러나 택배회사는 독립적인 기업으로 우리가 어떻게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설명했다.

판매자의 경우에는 문제가 발생했을 때 오픈마켓이 긴급메시지와 비상연락망 등 '핫라인(오픈마켓과 판매자 네트워크)'으로 게시판 처리 지연 등에 대해 경고 조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택배회사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속수무책이라는 것이다.

제보자는 이에 대해 "오픈마켓을 통해 상품을 구매했기 때문에 상품이 소비자에게 도달할 때까지는 오픈마켓의 책임 또한 없지 않다"며 "오픈마켓, 판매자, 택배회사의 역할이 서로 다를 수 있지만 문제가 발생하면 오픈마켓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특별한 조치를 취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오픈마켓 관계자는 "앞으로 배송 등 택배회사의 문제에 대해서도 오픈마켓이 어느 정도 통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제보자는 끝으로 "오픈마켓의 상품들이 '싼 게 비지떡'이란 인식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오픈마켓+판매자+택배회사의 호흡이 중요한 것 같다"며 "이번 일을 겪으면서 오픈마켓에 대한 인식이 낮아질 수 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정종오기자 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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