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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24, e몰 '미답지' 베트남 진출


2010년 1월 베트남서 '예스24VINA(가칭)' 개점

인터넷 서점 예스24(www.yes24.com)를 운영하는 '한세예스24홀딩스(회장 김동녕)'가 베트남 온라인 쇼핑몰 시장에 진출한다.

한세예스24홀딩스는 10일(한국시간) 베트남 호치민에서 개최한 기업 설명회에서 베트남 현지 법인 '한세예스24VINA'를 설립, 2010년 1월 베트남에 온라인 쇼핑몰 '예스24VINA(가칭)'를 연다고 발표했다.

회사 측은 "오는 11월 1일 한세예스24VINA 투자 허가서가 나올 것으로 보이며, 11월 30일 쇼핑몰 구축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판매 상품은 의류, 화장품 등으로 예스24의 주요 상품인 도서는 취급하지 않는다. 의류는 예스24의 관계사인 한세실업의 주력 업종이며 화장품은 예스24가 도서와 더불어 판매하고 있는 물품이다.(박스 기사 참조)

이베이(eBay), 아마존(Amazon) 등 글로벌 기업이 진출하지 않은 온라인 쇼핑몰 '미답지'를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베트남을 시작으로 추후 말레이시아, 태국, 인도네시아 등 비 영어권 국가로 쇼핑몰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해외 온라인 쇼핑몰 첫 진출로 베트남을 정한 이유는 2003년 예스24를 인수했던 한세실업이 베트남을 '잘 아는 기업'이기 때문. 한세실업은 지난 2001년 베트남 현지 의류 OEM(의류주문자 상표부착생산) 법인인 '한세베트남'을 설립, 운영해 오고 있다.

빠르게 성장하는 베트남의 경제 규모 및 인터넷 이용자수도 주된 이유다. 회사 측은 "내년 상반기 베트남의 인터넷 사용 인구는 2천만명 가량이 될 것"이라며 "3년 안에 매출 성과를 내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현지 인터넷 속도는 온라인 쇼핑을 하기에 문제가 없다고. 회사 관계자는 "넥슨 등 한국 회사의 게임이 베트남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만큼은 아니지만 한국(인터넷)이 빠른 것이지 베트남이 너무 느린 것은 아니"라고 긍정적으로 보았다.

그러나 결제(PG), SI(시스템 통합), IDC(인터넷 데이터 센터) 등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기 위한 현지 기반 기술 및 시설은 취약한 편이다. 베트남에는 현재 PG사가 없으며 가장 큰 IDC는 1천200평 정도 규모에 지나지 않는다고.

회사 측은 각 분야별 국내 유수의 회사와 합작 벤처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피력했다. 국내 관련 기업들의 기술을 이용하는 동시에, 해당 기업들은 베트남 시장에 익숙한 한세 측을 '이용'해 수익을 거두는 '윈-윈' 전략으로 가져가겠다는 것이다.

예스24VINA는 우선 한세실업의 활동 본거지인 호치민에서만 배송해 물류 시스템 경험을 익힌 후, 하노이 그리고 베트남 전역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 상관 없는 업종이 서로 스며들기까지

한세실업과 예스24는 전혀 다른 성격의 회사이다. 그간 한솥밥을 먹어왔지만 '베트남 인터넷 쇼핑몰 진출'이라는 교집합을 만들어 낸 점이 관심을 끈다.

지주회사라는 조직이 통상 그렇듯 한세예스24홀딩스는 주식, 증권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이해하는데 시간이 다소 걸리는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1982년 설립된 한세실업은 이름만 보면 (한때 자회사였던) 예스24보다 국내에서 덜 알려졌을, '아는 사람만 아는' 회사이지만 국내에서 손꼽히는 의류주문자 상표부착생산(OEM) 업체이다.

"미국에서 1초에 5벌씩 한세의 옷이 팔린다"는 광고 문구를 쓰듯이 미국 시장이 주요 매출처이다. 월마트, 타깃(Target), 나이키 등에 옷을 제작, 납품하고 있다. 5개국 8개 해외법인을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 예상 매출액은 6억6천만 달러 규모.

최근 정운찬 신임 국무총리 인선 문제로 본의 아니게(?) IT, 산업면이 아닌 정치면에 자주 오르내렸던 예스24는 2008년 거래액 3천억원을 기록했고 일평균 페이지뷰 700만건 가량을 올리는 대형 인터넷 서점이다.

한세실업이 지난 2003년 예스24를 인수했을 때 의아해 하는 시각들이 많았다. 옷 만드는 회사가 웬 도서 유통이냐는 것. 실제로 당시 한세실업은 S사 등 의류 관련 회사를 인수하려고 검토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유통에 관심이 많았던 김동녕 회장의 의지로 예스24를 인수했다. (이 과정에서 김동녕 회장은 처조카인 인터넷 서점 알라딘 조유식 대표의 도움을 많이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예스24는 성공적으로 궤도에 올라 지난 해 코스닥에 상장되기도 했다.

이어 올해 초 한세실업과 예스24를 자회사로 하는 지주회사 한세예스24홀딩스가 설립됐다. 이 회사가 내놓게 될 가시적인 성과물이 '예스24VINA'인 것이다.

원래는 베트남에서 예스24의 주력 업종인 책을 판매하려고 했다. 그러나 사회주의 국가인 베트남에서는 정부의 도서, 음반 등의 검열이 심해 외국 회사에 도서 유통 사업 허가를 내주지 않아 다른 상품으로 시작하게 된 것이다.

말레이시아, 태국 등에서는 도서를 판매할 계획이다. 베트남에서도 추후 현지 도서 유통 업체들과 합작 벤처 형태로 책을 판매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한세실업 관계자는 "예스24를 인수할 때만 해도 베트남에서 인터넷 쇼핑 사업을 하게 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그만큼 '물'과 '기름'처럼 관련이 없는 업종이었던 것.

그러나 관계가 없던 두 회사가 시간이 지나, (과거)모회사의 주요 생산 기지인 베트남에서, (과거)자회사의 업종인 온라인 쇼핑몰을 열기에 이른 것이다.

그간 게임을 제외하고 '내수용'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던 한국 인터넷 비즈니스가 해외에서 성공 사례를 기록할지 관심이 쏠리는 대목이다.

호치민(베트남)=정병묵기자 honnez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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