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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통신 사업자 해외 지분 잇따라 매각


SKT, 차이나유니콤 지분 철수...KT도 U모바일 지분 처분

SK텔레콤의 차이나유니콤 지분 매각은 내수시장 정체를 극복하고 새 성장기회를 찾기 위한 통신사 해외사업이 여전히 본 궤도에 오르기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잘 보여주고 있다.

SK텔레콤은 28일 중국 2대 유무선통신회사인 차이나유니콤 보유지분 전량(3.8%)을 차이나유니콤에 매각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매각대금을 주당 11.105 홍콩달러로 총 1조5천억원에 지분을 넘긴다.

이로써 지난 2006년 7월 차이나유니콤의 홍콩상장법인인 China Unicom Limited가 발행한 10억달러(USD) 규모의 전환사채(CB) 매입과, 2007년 8월 이를 전액 주식으로 전환하면서 차이나유니콤 경영참여까지 목표로 뒀던 중국 이동통신 직접경영이라는 목표는 휴면상태에 빠져들게 됐다.

이 같은 결정은 지난 해 중국정부의 통신사업 구조조정 이후 지분 5%이상 보유(6.61%)를 통한 이사회 이사 파견이 좌절되면서 급진전 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6년 5월 1조원을 들여 차이나유니콤의 2대주주로 올라섰지만 중국의 통신사 구조조정으로, 차이나유니콤이 쪼개지면서 CDMA부분이 차이나텔레콤으로 합병되자 사실상 차이나유니콤 지분 보유의 필요성이 사라진 셈이다.

베트남에서의 이동통신 사업 역시 급격한 가입자 감소로 존폐 위기를 맞았다. SK텔레콤은 우리 정부의 CDMA 벨트 일환으로 베트남 시장공략에 본격적으로 가세, 2003년 7월 에스폰(S-fone)서비스에 들어갔다. 한때 베트남 가입자는 500만까지 늘었다. 하지만 2008년 7월 현재 25만8천명 수준으로 줄었다.

SK텔레콤 하성호 상무는 지난 7월 미디어미래연구소 주최 글로벌미디어전략포럼에서 "똑같이 지분을 출자해도 경영권을 인정받지 못하고 발생 수익만 나누는 BCC의 한계와 단말 소싱의 문제가 컸다"고 설명했다.

미국 스프린트넥스텔 망을 빌려 어스링크와 재판매 조인트벤처를 만들어 현지에서 시도한 힐리오 사업 역시 기대에 못 미쳤다. 힐리오는 지난 2006년 5월 서비스가 시작된 이후 인기배우 톰 크루즈를 모델로 내세우는 등 시장공략에 박차를 가했지만, 가입자가 18만명 수준에 그쳤다. 결국 2008년 8월 힐리오는 버진모바일USA와 합병됐고 이후 SK텔레콤은 이사회 이사와 지분만 남기고 이 사업에서 철수했다.

KT(옛 KT)도 올해 4월 말레이시아의 3세대 이동통신회사 U모바일 보유지분인 16.5%를 처분한다고 발표했다. 회사 측은 총 1천337억원 규모에 달하는 주식처분이 투자원금 보호를 위한 것이라고 밝혀, 사실상 말레이시아 이동통신 사업이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것을 자인했다.

KT는 지난 2007년 12월 일본 NTT도코모와 함께 각각 1억달러씩 U모바일에 투자, 두 회사가 전체 지분의 33%를 반반씩 보유하고 있었다. KT는 U모바일을 말레이시아 최대 이동통신사로 키우겠다는 목표 아래 마케팅에 사활을 건 끝에 2007년 연말기준 U모바일 가입자가 50만 명으로 늘어나기도 했지만, 결국 1년 여 만에 철수하고 말았다.

통신사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는 것은 내수시장이 포화돼 새로운 시장을 뚫지 않고는 생존할 수 없는 구조가 됐기 때문이다. SK텔레콤 조사에 따르면 국내 통신서비스의 성장 포화도는 2001년 60.7%에서 2006년 82.8%로 80%선을 넘어섰고, 2008년 93.8%에 달한다. 따라서 IPTV 등 사업다각화를 추진하는 동시에 글로벌 진출에 기업의 사활을 걸고 나서는 것이다.

특히 이동통신 사업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췄다는 판단아래 해외 진출을 추진하는 통신사들은 해외 사업자의 지분을 매입하는 등 직접 통신사업(MNO)나 재판매(MVN) 진입으로 현지에 발을 내디딘 뒤, 이를 발판으로 관련 산업의 진출을 꾀하는 방식을 선호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질적인 사업환경을 극복하지 못하고, 현지화에 크게 어려움을 겪으면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현지법인에서 근무했던 이통사 관계자는 "문화적 차이나 규제산업으로서의 정책적 측면을 고려해 철저히 현지화해야 함에도 자금력과 기술, 국내에서의 마케팅 노하우에 매달린 측면이 크다"고 지적했다.

강호성기자 chaosi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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