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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북 시장도 '구글 천하' 되나


콘텐츠 보유량 엄청나…"e북 생태계 최정점 안착" 전망

구글이 e북 시장에서도 절대강자로 부상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지금 당장은 도서 검색 수준에 머물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아마존 같은 e북 업체들을 위협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런 전망이 제기되는 것은 구글의 막강한 잠재력 때문이다. 특히 보유 도서 면에서 경쟁업체들을 압도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위협요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e북 시장의 강자로 꼽히는 아마존은 30만권의 e북 콘텐츠를 보유하고 잇다. 반면 '구글 북스' 사이트에서는 700만권을 제공하고 있다. 게다가 구글이 요즘도 e북 콘텐츠 구축 작업을 진행하고 있어 조만간 1천만권 고지를 넘어설 전망이다.

물론 현재 구글북스는 e북 사업이라기보다 도서 검색 서비스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아마존 같은 e북 사업자들은 구글북스가 단순한 검색 서비스에 머물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구글이 저작권이 말소된 책들을 독식하는 데 대해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때문에 경쟁사들은 구글북스는 반독점법 위반이라며 공방이 한창이다. 하지만 구글이 이 문제를 해결하고 사업을 지속한다면, 반기를 들었던 경쟁사들도 구글과의 상생모델을 구상할 수 밖에 없게 된다.

이렇게 되면 구글은 e북 시장 먹이사슬의 꼭대기에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이 같은 사태를 막기 위해 아마존 등 경쟁사들은 구글의 도서검색 사업을 저지하고 있다.

◆경쟁사들을 구글의 '유통채널'로 활용

구글은 지난 2004년 "전세계 모든 책들을 인터넷으로 제공하겠다"는 원대한 꿈을 갖고 도서 검색 서비스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저작권이 말소된 책, 구하기 힘든 희귀본들 위주로 차곡차곡 스캔해나가기 시작해 2008년 700만권 스캔을 완료했다.

이에 대해 미국의 저자들과 출판업계는 구글과 저작권 공방을 벌이기 시작했고, 2008년 10월 저작료 지불 등의 내용으로 협의에 성공했다. 이에 대해 일부 출판 업체들 및 구글의 경쟁사들은 연합을 형성해 이 계약이 반독점법 위반이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아마존과 야후, 마이크로소프트(MS)도 최근 이 연합에 합류한 상태다.

이에 구글은 반독점 공방을 벌이고 있는 경쟁사들을 상대로 "어떤 업체도 구글북스 콘텐츠 접속권을 독자들에게 판매할 수 있다"며 상생을 제안했다. 하지만 이 제안은 사실상 경쟁사들을 자사의 '유통채널'로 활용하겠다는 속내를 내비친 셈이다.

이 같은 속내를 꿰뚫어본 경쟁사들은 여전히 반기를 내리지 않고 있다. 반독점 소송을 주도하는 업체인 인터넷아카이브는 구글의 제안에 대해 "메이시 백화점이 옷들을 입수한 후 '시어스 백화점도 우리 옷 팔수 있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며 반발했다.

또 미국 법무부와 유럽연합도 이 계약의 반독점법 위반 여부를 심층 검토하고 있어 구글이 꿈을 실현하는 게 녹록치만은 않은 상황이다.

◆그래도 구글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이유

하지만 구글이 반독점 논란을 잠재우고 계획대로 사업을 진행할 경우 시장 판도가 확 달라질 가능성이 큰 편이다. 아마존을 비롯한 경쟁사들은 구글의 e북 콘텐츠 재판매 업체로 전락할 우려도 있다. 구글의 방대한 콘텐츠 앞에서는 어쩔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구글의 콘텐츠들은 시중에서 쉽게 구하기 힘든 희귀본들이 상당수라 e북 사업자들로서는 거부할 수 없는 자원들이다.

또 각 e북 사업자들은 전용 단말기나 제휴 기기를 통해서만 자사 e북을 제공하지만 구글의 방대한 콘텐츠에는 기기 종류에 구애받지 않고 웹을 통해 볼 수 있다. 어떤 e북 사업자도, 어떤 기기로도 접근이 가능한 표준화된 콘텐츠 풀을 가지고 있다는 얘기다.

결국 모든 e북 사업자들이 구글과 콘텐츠 제휴를 맺고 싶어하는 구조가 된다는 얘기다. 풍부한 콘텐츠는 e북사업의 중요한 성패요인이기 때문에 표준 콘텐츠풀을 가진 구글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아마존의 경쟁상대로 나선 반즈앤노블은 아마존 2배가 넘는 70만편의 e북 제공한다며 "세계 최대 규모"를 자처했다. 하지만 이 중 상당수는 구글의 콘텐츠다. 소니역시 자사 단말기로 구글의 e북 100만편에 접속할 수 있다고 내세우고 있다. 앞으로 e북 사업자들이 늘어나면서, 앞다퉈 구글과 콘텐츠 제휴를 맺게 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구글은 경쟁사들이 팔아주는 e북 콘텐츠 수익을 앉아서 거두게 되고, 자사 사이트 트래픽도 높이게 된다.

반독점 논란을 잠재우는 게 관건이다. 구글이 이 논란을 가라앉히고 사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하는 데 성공한다면, 구글은 전세계 e북 시장 먹이사슬의 최정점에 자리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대학생들이나 연구원들 사이에서는 찾기 힘든 책의 내용을 쉽게 찾아주는 구글북스의 서비스에 편리함을 느낀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e북계의 클라우드컴퓨팅 구현

구글의 도서검색 서비스는 e북 분야의 클라우드컴퓨팅으로 볼 수 있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구글북스에서 제공되는 e북들은 아마존이 제공하는 e북과는 다르다. 아마존은 e북 콘텐츠를 다운로드 방식으로 제공하는 반면 구글의 경우 스캔한 도서 파일을 웹에서 열람할 수 있게 해준다. 소프트웨어나 콘텐츠를 기기에 탑재하지 않고 웹에 접속해 이용하는 클라우드컴퓨팅을 e북에 적용했다고 볼 수 있다.

구글은 일반 소비자용 또는 기업용 소프트웨어도 웹에서 공급하는 '구글앱스'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웹 서핑에 최적화된 운영체제 '크롬OS'를 출시하는 등 웹 기반 컴퓨팅이 대세가 되도록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구글의 e북도 같은 맥락이다. 사용자들이 e북을 한번 다운로드 받는데 그치지 않고 구글북스에 계속 접속해 책을 읽을 수 있게함으로서 자사 사이트의 트래픽을 극대화 하는 게 구글의 주된 목적이다.

강현주기자 jjo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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