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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혁 본부장 "T스토어, 최고 전자장터 만들 것"


저작권 문제가 가장 큰 걱정

SK텔레콤 이수혁 본부장의 휴대폰을 작동시키면 '동물농장'이라는 이름의 애플리케이션이 구동된다. 아가들이 휴대폰을 좋아한다는 아이디어에서 착안, 키 버튼을 누르면 돼지의 '꿀꿀'대는 소리나 오리의 '꽥꽥'거리는 소리가 난다. 공모전에 대학생이 출품한 이 애플리케이션은 갓 태어난 조카를 둔 동생부부에게 꼭 필요한 상품이라고 여긴다.

40대인 이 본부장은 아버지로부터 "아직 휴대폰으로 게임할 나이냐"는 핀잔을 듣기도 했다. 모바일 게임, 음악 등을 담당했던 그는 이런 노력(?)의 결과, 게임 제작사도 잡아내지 못했던 에러를 잡아내기도 했다.

지난 8일 SK텔레콤이 국내 이동통신사 가운데 처음으로 앱스토어를 오픈했다. 앱스토어란 애플리케이션과 스토어의 합성어로, 게임이나 각종 애플리케이션 개발자와 소비자를 잇는 전자장터를 말한다.

SK텔레콤의 앱스토어인 T스토어의 현재와 미래를 듣기 위해 개발과 오픈을 진두지휘한 주인공, 이수혁 본부장을 찾았다.

SK텔레콤은 작년 말 앱스토어 준비에 들어가 올해 초 전담조직을 신설했고, 서울대 연구공원 내에 SK텔레콤 연구소에 모바일 디바이스 테스트센터를 가동하며 앱스토어 오픈에 전력투구했다.

T스토어는 지난 6월 오픈하려던 것이 7월로, 8월로, 계속 늦어진 끝에 9월 초 문을 열게 됐다. 그러나 기대가 더 컸던 탓인지, 소비자들이 기대했던 것만큼 완성도가 높지는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T스토어가 오픈되자, 데이터 통화료가 너무 높다는 지적과 등록비를 많이 받아 말하자면 '오픈마켓'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얘기가 쏟아졌다. 90여 종의 휴대폰으로 T스토어 이용이 가능하다면서도 휴대폰에 저장된 콘텐츠를 PC로 다운 하는 사이드로딩(side loading)이 되는 휴대폰은 22종에 불과하다.

이 본부장 역시 이 같은 지적에 대해 "문제점을 인정한다"고 얘기한다. "사이드로딩 되는 휴대폰이 적어 비싼 통화료를 내야 한다는 지적도 있고, 정액가입자 유치를 위한 술책이라는 말도 압니다. 준비 시간이 촉박하고 초기라 이것저것 못챙긴 게 있습니다.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건 앞으로 가능한 전 휴대폰이 사이드로딩 되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물론 저작권보호를 위한 DRM장치를 걸어야 겠지만요."

T스토어에 콘텐츠를 팔려면 등록비를 내야 한다. 콘텐츠 판매회원에 가입해야하며 연간 등록비를 지불해야 한다. 등록비는 10만원에 2건, 20만원에 5건, 30만원에 10건을 등록할 수 있다. '과도한' 등록비가 오픈마켓의 정신에 역행한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이에 대해 이 본부장은 "현재 90여 종 휴대폰에의 연동테스트, 위피나 지넥스 등의 미들웨어에 이용에 대한 사용료, 콘텐츠 검증비용 등에 들어가는 것까지 안된다고 해선 곤란하다"며 "전산자동화 등에 따라 떨어지게 될 것이며, 그렇다고 오픈마켓이 아니라고 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분명히 했다.

기존 모바일인터넷 콘텐츠는 이통사가 구매해 소비자에게 파는 형식이다. 이를테면 슈퍼마켓식 영업이다. 슈퍼마켓 주인은 고객이 찾거나 스스로 마음에 드는 물건만 갖다 판다. 하지만 오픈마켓은판매자와 소비자가 팔고 사는 물건을 직접 결정한다.

한 회사가 두가지 방식의 상점을 같이 보유하고 있다면 제살깎이가 일어나지 않을까.

"기존 무선인터넷 콘텐츠와는 대체재이자 경쟁재입니다. 회사 입장에서 보면 카니발(제살깎이)이 일어날 겁니다. 하지만 회사 내부에서의 경쟁도 치열해 질 것이고, 무엇보다 오픈마켓이 바른 방향이고 고객이 이를 지지한다면 장기적으로 회사에 나쁜 일이 아닙니다."

이 본부장의 말에선 T스토어 성공에 대한 자신감도 묻어났다. SK텔레콤이 밝힌 T스토어의 목표는 오는 2013년 1조원의 거래가 이뤄지는 장터로 커지는 것. 이 본부장은 "다양한 아이디어로 콘텐츠가 풍부해지고, 통화료가 대폭 떨어져 무선인터넷 사용해 정보를 얻는데 지장이 없도록 하는 게 1차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1차목표가 이뤄진다면 세계시장을 겨냥한 영어버전 T스토어의 성공을 추진해볼 수 있지 않겠느냐"는 언급에선 1차목표로단순이 끝내지 않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통화료나 등록비 등의 보이는 문제도 있지만 저작권 문제는 당장 눈에 보이지 않지만 그 폭발력이 회사의 존폐에 영향을 끼칠 정도로 확대될 수 있는 사안이다. 유투브 등에선 이용자제작콘텐츠(UCC)의 저작권 문제가 골머리를 앓게 하고 있다.

이 본부장은 역시 "애플리케이션 분야와 별개로 콘텐츠 부문은 이통사가 선량한 관리자 역할 외에 잘 하기 어려운 영역"이라며 "최악의 경우 콘텐츠 부문은 오픈 마켓을 포기할 수도 있게 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를테면 콘텐츠 저작권 문제가 끊이지 않을 경우 콘텐츠는 기존처럼 파트너사(BP) 제도를 두고 운영할 수도 있다는 배수진을 친 셈이다.

T스토어가 각각의 운영체계(OS)에서 가동되는 모든 휴대폰을 대상으로 장터를 운영하고, 이를 위해 미들웨어 스카프(SKAF)를 별도로 운영한다는 점을 '또 하나의 독자 플랫폼을 운영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적 시각도 없지 않다.

이수혁 본부장은 "스카프(SKAF)는 현재의 위피 폰을 넘어 다양한 단말을 수용하기 위한 것으로, 개발자들이 스카프와 관계없이 OS와 직접 연동돼 구동하는 독자적인 콘텐츠를 내놓을 수도 있다"며 "여러 의견들을 잘 수렴해 개발자와 소비자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전자장터로 키워 가겠다"고 강조했다.

강호성기자 chaosi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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