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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 몰락하고 디빅스가 뜬다


TV-휴대폰에 기본 탑재…'불법파일' 오명 씻고 주류로

불법영화 파일의 대명사였던 '디빅스(DivX)'가 DVD를 제치고 동영상 시장의 터줏대감으로 떠오르고 있다. '어둠의 세계'에서 양지로 나온 디빅스는 차세대 DVD로 꼽히던 블루레이 열풍마저 잠재울 기미를 보이면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29일 전자 업계에 따르면 디빅스가 앞으로 LCD TV와 프리미엄급 휴대폰 등의 기본 기능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TV와 휴대폰 시장에서 경쟁의 초점이 화질-통화품질 등 기본기능에서 서비스, 콘텐츠 등 복합 기능으로 옮겨가고 있다"며 "디빅스는 LCD TV와 풀터치폰의 장점을 한눈에 설명할 수 있는 기능으로 향후 기본 기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업계 "디빅스 가전-휴대폰 기본기능 된다"

'디빅스'는 DVD급 화질을 제공하면서 파일 용량을 크게 줄이기 위해 고안된 영상 코덱. '디빅스'로 영화 파일을 만들면 8기가바이트(GB)에 달하는 영화 파일이 1.5기가바이트(GB) 미만으로 줄어든다. 화질을 좀 더 희생하면 1GB 미만으로 줄일 수도 있다.

때문에 현재 P2P 등의 파일 공유 사이트에서는 최신 영화 대부분이 '디빅스'로 공유되고 있다. 반면 DVD는 설자리를 계속 잃어가고 있다.

국내외 DVD 업체들은 일제히 폐업을 선언하고 블루레이로 방향을 선회한 상태. 하지만 블루레이 역시 플레이어의 보급과 값비싼 가격 등으로 인해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은 최신영화를 보는 디지털기기가 TV에서 PC로 급격하게 바뀌고 있는 것도 무관하지 않다. 소프트웨어를 통해 재생이 가능한 '디빅스' 파일을 보기 위해 PC용 홈시어터도 한때 전성기를 맞았다. 이에 따라 디직스는 가전과 휴대폰 시장에 진출하며 주류로 급부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해 프리미엄급 LCD TV인 크리스탈로즈 650을 출시할때 USB 연결 기능을 선보였다. 현재는 중고가 제품 대부분에는 USB2.0 기능이 들어있다. USB 기능을 이용하면 인터넷에서 다운받은 동영상, 사진 파일을 TV에서 감상할 수 있다.

PC에 USB메모리스틱을 연결해 영화를 담고 이를 TV에 연결하면 최신 영화를 볼 수 있다. 물론 불법이지만 사용자들이 인터넷 파일 공유 사이트에서 손쉽게 최신 영화를 구할 수 있어 인기가 높다.

삼성전자는 여기에서 더 나아가 유무선 네트워크로 PC와 TV를 연결하는 기능도 제공중이다. PC와 TV를 네트워크로 연결해 PC에 저장된 동영상, 사진 파일 등을 TV로 감상할 수 있게 만들었다. 굳이 DVD플레이어나 블루레이 플레이어가 필요 없다. 인터넷에 연결된 PC 한대만 있으면 언제든지 최신 영화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지난 2월 '2009년형 스칼렛'을 선보이며 USB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USB 메모리나 외장 하드디스크를 연결하면 '디빅스' 파일을 TV로 감상할 수 있다.

LG전자 TV는 아직 네트워크 연결을 지원하지 않는다. LG전자는 국내 콘텐츠 업체들과 협력을 통해 올해 안에 네트워크 연결을 지원하는 TV를 내 놓는다.

◆휴대폰은 PMP 자리 본격 위협

최근에는 TV뿐 아니라 휴대폰에서도 '디빅스' 기능이 중요해졌다. 호시탐탐 휴대형미디어플레이어(PMP)의 자리를 노리던 휴대폰이 마침내 '디빅스'를 지원하고 나선 것.

실제 삼성전자가 출시한 '아몰레드폰' 사용자는 PMP가 따로 필요 없다. 인터넷에서 다운받은 '디빅스' 파일을 '아몰레드폰'에 저장만 해 주면 언제, 어디서든지 영화를 감상할 수 있다. 풀터치폰에 3.5인치 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를 채용해 화질면에서도 부족한 점이 없다.

스카이가 출시한 '큐브릭'도 '디빅스' 재생기능을 전면에 내세웠다. 액정 화면이 큰 풀터치폰이 대중화 되면서 새로운 가치를 제공해야 했고 이것을 '디빅스'에서 찾은 것이다.

LG전자의 '아레나'는 디빅스 기능은 제공하지 않는다. 하지만 PC 싱크를 통해 디빅스 파일을 아레나에서 감상할 수 있는 파일로 자동 변환해준다. 파일 변환을 위한 시간이 걸리긴 하지만 영화 감상에 큰 문제는 없다.

LG전자는 최근 한국판 LG앱스토어인 '콘텐츠큐브'를 통해 최신 영화 8편을 무료 서비스하며 '아레나', '프라다폰2' 등의 풀터치폰이 영화에도 강하다는 점을 집중 홍보하고 있다.

이처럼 가전, 휴대폰 업체들이 디빅스를 주목하고 있지만 아직 문제는 많다. 대부분이 저작권을 위반한 콘텐츠이기 때문에 정상적인 경로로 동영상을 구해 감상하기가 어렵다는 것. 소비자들도 상황이 이렇다보니 P2P 등의 파일 공유 사이트에서 거리낌 없이 최신 영화나 드라마들을 다운받는다.

◆디빅스로 TV프로그램 녹화 서비스도 인기

이런 움직임 속에서 디빅스 콘텐츠들을 통한 신규 시장 개척에 나선 업체들도 있다. HDTV 콘텐츠를 대신 녹화해 주는 서비스인 엔탈(www.ental.co.kr)이 대표적이다.

엔탈은 지상파 방송사들의 HD급 방송을 '디빅스' 파일로 변환해 전송해주는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서비스 이용료는 1시간에 140원 정도다. 월 5천원을 내면 100회 정도의 방송을 녹화할 수 있다.

방송사가 직접 제공하는 VOD 서비스는 한번 보고 나면 다시 볼 수 없고 PC를 통해서만 봐야 하지만 엔탈의 경우 '디빅스' 파일로 제공하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든 볼 수 있어 인기다.

방송사와 협력을 통해 저작권 문제는 해결했다. 하지만 '디빅스' 파일은 복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없어 타인에게 녹화된 방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것이 문제가 되고 있는 것.

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해외보다 국내 DVD 시장이 빨리 쇠락한 까닭 중 하나가 디빅스 등의 불법 영상 파일 때문"이라며 "디지털저작권보호장치(DRM)을 통한 소비자 사용성 제한이 아닌 좀 더 근본적인 차원에서 불법복제 문제를 되짚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명진규기자 almac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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