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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액요금제-콘텐츠'가 앱스토어 성패 관건


애플의 앱스토어는 개장 5개월 만에 1만개의 콘텐츠가 등록됐다. 1년이 지나자 콘텐츠 수가 약 6만개에 육박하고, 누적 다운로드 수는 15억건 이상으로 늘어났다. 앱스토어용 콘텐츠를 개발하는 인력만 1만5천명에 달한다. 앱스토어의 월 매출은 3천만달러가 넘는 것으로 알려진다. 전세계가 앱스토어를 주목하는 이유다. 국내에서도 앱스토어가 성공할 수 있을까.

앱스토어란 '애플리케이션 스토어(Application Store)', 즉 응용프로그램 시장을 말한다. 애플이 자사 아이폰 사용자를 위해 앱스토어를 만들고 응용프로그램이나 콘텐츠를 자유롭게 사고 팔 수 있도록 만든 온라인 장터라 할 수 있다.

이찬진 드림위즈 사장은 "애플 앱스토어에서는 단순한 게임에서부터 교육용 자료에 이르기까지 수만 개의 애플리케이션이 만들어져 무료나 유료로 제공되고 있다"면서 "앱스토어가 국내 콘텐츠 제작기업들의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다"고 소개했다. 하루 만에 뚝딱 만들어 올려놓은 프로그램에서부터 수십 명이 한달 넘게 공을 들여 만든 전문가용 프로그램도 존재한다. 공짜 프로그램도 널려 있고 1달러 정도면 고를 만한 프로그램이 쌓여 있다.

◆앱스토어, 무선인터넷 활성화 이끄나

국내에서도 앱스토어 시장쟁탈전에 불이 붙을 조짐이다. 벌써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단말기 제조사가 자사 휴대폰 이용자를 겨냥한 앱스토어를 오픈했다. SK텔레콤과 KT같은 대형 이동통신사들 역시 활성화되지 않은 모바일 무선인터넷 시장을 키우고 매출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앱스토어 오픈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14일 LG전자는 'LG 애플리케이션 스토어'를 런칭했다. 호주,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를 시작으로 15개 언어로 서비스되면서 100여 종의 무료 프로그램을 포함해 1천400여 개 애플리케이션으로 꾸려졌다. LG전자는 연말까지 서비스 국가를 24개국으로 확대하고 보유 애플리케이션도 2천여 개로 갖출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이보다 앞서 지난 2월 해외에서 '삼성 애플리케이션즈 스토어'를 열고 테스트를 시작해 본격적인 시장 타진에 들어갔다. 윈도 모바일과 심비안, 자바 플랫폼 등 다양한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게임,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 등 1천여 개 애플리케이션을 공급하고 있다.

무엇보다 관심을 끄는 것은 이동통신사들이 준비중인 앱스토어라 할 수 있다. 음성통화 수익이 줄어 쩔쩔매는 이동통신사들은 매출감소의 돌파구로 무선인터넷 활성화를 꼽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의 무선망 폐쇄정책과, 이로 인한 '값비싼 무선콘텐츠'라는 인식이 소비자들의 뇌리에 자리잡고 있다.

그 결과 국내 무선인터넷 시장은 몇 년 째 제자리만 맴돌고, 소비자들은 양질의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인식이 강했다. 방송통신위원회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8년 말 우리나라 이동통신사들의 무선인터넷 매출비중은 월별가입자당매출(ARPU)의 17%에 불과해 일본이 41%, 미국이 26%를 차지한 것과 대조된다. 따라서 이동통신사들이 내놓는 앱스토어가 소비자들을 만족시키고 무선인터넷 시장활성화로 이어질 지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

특히 SK텔레콤은 8월초 모바일 콘텐츠·소프트웨어(SW)를 사고파는 앱스토어를 오픈하고 매월 500여 개의 애플리케이션이 거래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7월8일 중소 콘텐츠 제공업체(CP)와 개인 개발자들이 발빠르게 콘텐츠를 개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모바일 디바이스(MD) 테스트센터'를 서울대 연구공원 내의 SKT연구소에 설립했다. SK텔레콤 오세현 C&I비즈 CIC 사장은 "MD 테스트센터는 모바일 오픈마켓과 무선인터넷 사업 활성화에 중추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테스트센터는 18개의 테스트룸과 1천여 대의 테스트 단말기 및 효율적인 검증 업무를 위한 시험용 서버, 검증 자동화 시스템을 갖췄다. 17명의 전문 기술인력이 상시 근무, 콘텐츠 등록에서 상용화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걸쳐 기술지원을 제공한다. 소규모 개발자들은 무료로 이를 이용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누구나 콘텐츠를 개발하고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 가입 이동통신사에 관계없이 구매할 수 있는 장터로 육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콘텐츠를 다운받은 고객은 휴대폰 요금합산이나 신용카드 결제로 사용할 수 있고, 콘텐츠는 휴대폰 무선망으로 다운받을 수 있지만, 멀티미디어 콘텐츠는 데이터 통화료 부담없이 케이블을 연결해 PC싱크(Sync)로 받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KT도 오는 11월 '쇼 앱스토어' 오픈을 준비하고 있다. KT는 이를 위해 오는 9월 콘텐츠사업자(CP)와 일반 개발자 등을 대상으로 사업로드맵 및 정책설명회를 열 예정이다. KT는 휴대폰과 PC용 소프트웨어를 우선 제공한 뒤 IPTV와 인터넷전화로 이 서비스를 넓혀간다는 구상이다.

◆요금제-양질 콘텐츠 성패 관건

하지만 앱스토어가 다양한 콘텐츠 사업자를 탄생시키고, 소비자들에게 더 큰 만족을 줄 수 있을 지에 대해선 아직은 단정하기 이르다.

다음커뮤니케이션에서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개발을 담당하는 김승열씨는 KT경제경영연구소의 지식공유포털 디지에코(DIGIECO)에 기고한 '모바일앱스토어의 성공요건'에서 "현재 국내 이통사들이 준비하는 앱스토어는 기존 폐쇄형 콘텐츠몰과 차별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콘텐츠몰이 벨소리나 통화연결음, 화보, 영화, 뮤직비디오 등의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같이 판매하는 곳이긴 하지만 사용자 입장에서 보면 일반적인 앱스토어와 폐쇄형 콘텐츠몰을 구별할 수 없는 모호한 위치라는 지적이다.

그는 장터 오픈의 시기가 다 됐는데도 소비자들에게 다가설 수 있는 실질적인 가격정책이나 어플리케이션 분배 문제 등 복잡하면서도 준비가 철저히 완료돼야 하는 문제가 제대로 완료되지 않은 것 역시 '부실오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정액제 등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접근할 수 있는 요금제가 필수적이라는 의견도 덧붙였다.

앱스토어 열풍이 불고 있다지만 많은 개발자를 끌어 모을 수 있는 합당한 수익구조인지, 고객에게 구매의사를 불러일으킬만한 양질의 콘텐츠가 개발될지, 애플리케이션을 맘껏 사용할 수 있는 단말기가 제공될 지 등도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꼽는다.

실례로 지난 6월 외신 보도에 따르면 모바일 광고업체 애드몹의 애플 앱스토어 이용 현황 분석결과 스토어와 올라와 있는 애플리케이션 중 단 5%만이 10만명 이상의 실제 사용자를 가진 반면 절반이 넘는 54%는 이용자가 1천명 이하라는 결과도 있다.

이런 점이 일부 작용해 LG텔레콤은 SK텔레콤 및 KT와 달리 포털사이트의 검증된 서비스를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시켜 가입자에게 제공하는 쪽으로 사업전략을 차별화하고 있다. 다음이나 구글 등 국내외 포털 사업자와의 제휴를 맺고 위치기반서비스, 지도서비스 등 인기 콘텐츠를 미리 골라 제공한다는 것으로, 과연 어느 쪽이 소비자들의 지지를 받을 지에도 눈길을 끌고 있다.

강호성기자 chaosi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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