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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성인키워드', 무선인터넷에서 무방비 노출


5개월 간 모니터링 안돼...어제서야 정상화

용인 수지에 사는 김모(32)씨는 최근 중학교 1학년인 사촌동생이 검색 중인 휴대폰 콘텐츠를 우연히 발견하고 몹시 당황했다. 성인 키워드가 여과없이 검색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김 씨는 데이터통화료 등 과금문제를 지적하며 사촌동생을 나무랐지만 동생은 오히려 1만원 정액요금제인데다 웹에서와 달리 휴대폰으로는 성인인증 과정이 없어 검색이 자유롭다고 항변했다.

PC로 보는 인터넷에서는 성인 키워드를 치면 주민번호와 이름을 묻는 창이 나온다. 하지만 KT 휴대폰 서비스에서는 맘대로 볼 수 있었던 것이다. 김씨 조카가 성인키워드를 검색해 여과없이 볼 수 있던 것은 KT 무선인터넷에 검색서비스를 제공중인 다음(Daum)의 기술 오류 때문이었다.

원래는 KT 완전자유존내 검색포털 다음에서 성인키워드는 검색되지 않아야 하지만, 기술 오류로 수개월 동안 성인콘텐츠가 전면 노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다음은 이동통신 3사에 모바일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SK텔레콤과 LG텔레콤과는 성인키워드용 비밀번호를 설정토록 계약을 맺었고 KT와는 성인키워들 입력하면 검색결과가 나오지 않도록 계약했다. 성인이더라도 성인키워드 검색을 할 수 없도록 한 것이다. 하지만 기술 오류로 KT 무선인터넷에 성인키워드 검색이 걸러지지 않고 서비스돼 왔다.

다음 측은 취재 과정에서 오류를 발견하고 16일 오후 6시30분경 부터 성인키워드 검색에 대해 '검색결과가 없습니다'로 표시해 현재 정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청소년들이 KT 무선인터넷에서 다음 검색을 통해 성인콘텐츠를 여과없이 볼 수 있던 것은 1월 말부터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음은 지난 1월 웹상에서 스팸 필터링 시스템을 정정했는데, 이 과정에서 시스템이 휴대폰 왑 시스템에 적용되지 못한 것으로 분석했다.

◆정정된 스팸 필터링 시스템이 '왑'에 적용안 돼 발생

다음 관계자는 "내부 필터링 시스템 정정이 휴대폰 왑 시스템에 적용 되지 못한 기술적 오류로 보인다"며 "휴대폰이 풀브라우징으로 바뀌어 가면서 왑서비스에 많이 신경을 못쓴 게 사실"이라고 해명했다.

다음은 이동통신사 3사에 제공 중인 왑서비스를 연내에 종료할 계획이다. 다음이 독립적으로 제공중이었던 왑서비스 3355은 지난 6월 말에 이미 종료된 상태다.

다음 관계자는 "(성인콘텐츠가 완전 노출된 것은) 굉장히 문제가 있었다고 보고 (왑서비스 제공기간)재발방지를 위해 키워드 검색을 매일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을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이동통신사들의 내부망에 들어오는 콘텐츠 및 서비스에 대한 모니터링 역할도 지적된다.

이동통신사들이 데이터통화료와 정보이용료를 묶어 무선인터넷 정액요금제를 속속 출시하고 있는 가운데, 10대 청소년들이 서비스에 특히 관심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기에 이번과 같은 기술 오류를 단순 '해프닝'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말이다.

KT 무선인터넷 정액제 서비스인 완전자유존에는 컬러링 등을 내려받을 수 있는 폰꾸미기, 게임·만화·화보 등 엔터테인먼트 등 청소년들이 즐겨하는 콘텐츠들을 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손안에 들어오는 휴대폰기기의 특성상 청소년들의 성인콘텐츠 접근성이 더욱 문제될 수 있다"면서 "이동통신사 역시 내부망에 들어온 콘텐츠와 서비스에 대한 모니터링 책임을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KT는 "완전자유존 등에 올라오는 서비스에 대해 모니터링을 안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하지만 콘텐츠 제공업체들의 서버까지 직접 검색하는 모니터링은 할 수 없는 노릇"이라고 하소연했다.

강수연기자 redato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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