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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억들인 강남대로 u거리, 활용은 '꽝'


미디어폴대, 전원 나간채 방치…운영 제대로 안돼

서울시와 강남구청이 무려 100억원 가량의 예산을 투입해 조성한 강남대로 'u스트리트'가 가동조차 되지 않아 시민들의 눈총을 사고 있다.

강남구청은 지난 3월, 강남역에서 교보타워 사거리까지 강남대로 약 760m 구간을 IT 기반의 최첨단 디자인 거리 '강남 u스트리트'로 조성해 공식 오픈했다.

하지만 16일 현재 시민들이 u스트리트를 체감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상태다. 당초 인터넷 이용과 주변 정보 검색 등 다양한 정보 시설물로 이용토록 할 계획이었던 '미디어 폴'은 전원조차 꺼진 채 시커먼 화면만 드러내고 있다.

◆불꺼진 '50억'짜리 미디어폴

미디어폴은 100억원 사업 규모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한 강남 u스트리트의 상징물이자 핵심 장비. 11m 높이의 거대한 상호 감응형 가로시설물로 총 22개가 거리에 설치됐다.

미디어폴이 운영되지 않고 있는 이유에 대해 강남구청은 "구축 사업자인 삼성SDS와의 계약이 끝나고 운영사업자인 KT로 사업이 이관되면서 인수인계가 원할하지 않은 부분이 있었다"며 "1주일 가량 화면이 꺼져 있었는데, 안내를 위해 이번 주말 쯤 재가동 안내창이라도 띄울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인근 지역주민들의 얘기는 다르다.

강남대로 화장품 전문점에서 일하는 최모씨는 "어느 날부턴가 운영이 안되더니 거의 한 달 가까이 꺼져있는 것 같다"며 "가끔 저(미디어폴) 주변에서 이리저리 둘러보는 사람들도 있는데, 소문을 듣고 구경삼아 나온사람들이 제대로 켜 있지도 않는 걸 보고 실망만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강남대로의 또 다른 의류 매장에서 일하는 정모씨 역시 "한동안 공사한다고 온 도로를 다 뒤집어 엎어 통행과 장사에 불편을 주더니, 완공하고 난 후에는 제대로 켜지도 않는다"며 "돈이 얼마나 들었는지는 잘 몰라도 다 내가 낸 세금일텐데…"라며 씁쓸해 했다.

이에 대해 강남구청 도시디자인과 이기승 담당관은 "u스트리트의 3월 오픈은 시범운영 차원이었다"며 "미디어폴에서 보다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확장성 테스트 등을 하다보니 가끔 전원을 끄는 상황이 발생했다. 그 점은 시민께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강남구청, 참여 사업자간 조율 '엉망'

물리적으로 미디어폴을 꺼둔 상황은 표면적인 문제에 불과하다.

강남구청이 강남대로라는 상징적인 공간에 세계 첫 유비쿼터스 거리를 조성하면서 제대로 된 운영모델 마련은 뒷전인 채, 눈에 보이는 '공사'에만 치중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게임, 모바일, 언론사 등 미디어폴에 콘텐츠를 공급하는 10여개 콘텐츠 사업자와 이를 기획 총괄하는 운영사업자, 초기 시설물 구축을 담당한 설비 사업자간 조율도 원할치 않아 강남구청이 행정기관으로서 역량 부족을 드러냈다는 것이다.

이기승 담당관은 "운영사업자인 KT와 콘텐츠 기획을 맡게 된 제일기획 등이 u스트리트 운영을 위한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고 있으며, 운영을 위한 콘텐츠 사업자와의 계약 문제 등을 마무리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서비스 중단이라는 눈쌀 찌푸리는 상황이 일어나기 전에 주 기관으로서 미리 사업자들과의 업무 조율에 나섰어야 했다는 게 사업에 참여한 업체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이번 사업에 연계된 한 업체 관계자는 "어찌됐든 우리는 '을'의 입장이다. 고객인 강남구청에게 우리가 '이러이러한 계약을 맺자'고 먼저 나서거나 '저 업체랑은 이러저러한 계약을 맺어야 한다'고 시킬수는 없지 않냐"고 반문했다.

더구나 강남구청은 u스트리트 오픈 당시부터 주민편의적 기능을 강조하고 나선만큼 당장 눈에 보이는 시설물 구축이 아닌 향후 실제 시민들의 삶의질을 높여줄 수 있는 운영모델 확립이 절실하다고 업계는 입을 모았다.

아울러 서울시 역시 최근 발표한 을지로2가 u스트리트 등을 포함해 강남대로와 같은 유비쿼터스 거리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어서, 제대로된 운영모델과 서비스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한편 강남구청은 u스트리트 운영 마스터플랜이 확정되고 사업자가 운영 서비스를 본격 시작하면 9월정도부터는 정상 서비스를 할 계획이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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