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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도 이미지에 불과한 디지털 사회…'탄탈로스의 꿈'


KISA 최희원 수석연구원, 소설 '탄탈로스의 꿈' 출간

정부 산하기관 연구원이 삶도 죽음도 숫자에 불과한 디지털사회를 신랄하고 리얼하게 그린 소설을 출간해 화제다.

"이젠 어디에도 숨을 수가 없을걸요. 모든 사물에 인터넷(IP)주소가 부여돼 사무실, 골목길, 화장실까지도 감시할 수 있게 됐거든요…. 모래알 하나에도 인터넷 주소를 붙일 수 있을 정도로 인터넷 기술이 발달해서 프라이버시는 먼 옛날이야기가 되었죠."

작가가 본 디지털 세상은 암울하다. 결정할 때는 늘 혼자인, 도시적 삶을 누리는 IT세대의 방랑은 기호나 IP의 존재로서 '순간순간 행복하게 사는 게 중요한 존재'로서 이방을 떠돌다 '길가에 내팽겨진 고양이처럼 불필요해져서 버려진 유기동물처럼' 사라져 버린다.

실체 없는 숫자조합으로 이뤄진 디지털 세상에서 인간은 본질은 커녕 흔적도 없다. 삶이 새겨진 휴대폰 칩은 분리수거 쓰레기통으로 사라진다.죽음 역시 디지털 세계에선 이미지일 뿐이다.

호모 디지털의 삶은 렉이 안 걸리는 컴퓨터처럼 스피드다. 주식중독, 약물중독, 우울증, 채팅중독...몰입하나 외톨이인 우리 삶을 극복할 순 없다.

'폼 나는' 무지개를 쫓아가는 젊은 세태는 돈과 화려함의 그늘진 이면을 보여주고, 외환위기 이래 우리 경제의 바로미터라 할 주식시장의 보이지 않는 세력과 여기에 희생된 여기자의 죽음이 축을 이룬다.

'무진기행'의 작가 김승옥은 추천사를 통해 "디지털시대의 경제위기와 인간소외 한가운데 젊은이들의 좌절과 욕망을 통해 작가는 세상의 일들을 보도하는 데만 그치지 않고 특유의 문체를 통해 형상화시킴으로써 예술로서의 가치를 획득했다"고 평했다.

"다행히 모험에 드는 비용이 도토리 다섯 알이라 안심입니다. 내 인생의 모험에도 딱 도토리 다섯 개씩만 소요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리고 무수한 도토리를 전화 결제하듯이 인생의 의지도 재충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세상의 육식성, 잔인함에 살아갈 기력마저 잃은 잡지사 여기자의 한탄은 많은 것을 보여준다. 기자출신 작가 최희원(한국정보보호진흥원 수석연구원)의 '탄탈로스의 꿈''은 그래서 따뜻한 디지털세상을 꿈꾸는 디지털시대 암울한 우리들의 이야기다.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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