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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선 보인 희망신나는집 'IPTV 공부방' 1호점


18일 오전 11시 서울 관악구 봉천동 지역아동센터 '희망 신나는집 문화학교' 3층 <침묵의 방>.

방의 이름과 달리 침묵의 방에서는 초등학교 영어 수업이 활발하게 진행됐다. 영어 수업을 진행중인 선생님은 인근 서울대에서 작곡과 경영학을 복수전공하고 있는 성연주씨. 50인치 대형 LCD TV에서는 음식, 과일을 조금씩 가져오는 파티(Potluck party) 상황극이 나오고 있다.

"자, TV 친구들이 어떤 음식을 가져오고 싶어 하나요?"

선생님의 질문에 여기저기서 "피자요, 스파게티~"라는 답이 들려 온다. 잘 못들은 친구들을 위해 다시 되감기. 그리고 잘 안 들리는 부분부터 다시 틀기. 선생님의 익숙한 동작에 아이들은 연신 "물고기요, 쵸코 케이크요" 하면서 발음을 따라 한다.

능숙한 솜씨로 영어 프로그램을 운영중인 성 교사는 이곳 아이들에겐 영어 멘토로 통한다. 성씨가 아이들에게 틀어주는 프로그램은 KT, SK브로드밴드, LG데이콤 등 IPTV 3사가 제공한 영어 학습프로그램. 이날부터 희망 신나는 집 문화학교에는 IPTV를 활용한 공부방이 탄생했다.

성씨를 비롯한 정광윤(숭실대 산업정보시스템공학과), 정유진(서울대 법학부) 등 총 3명의 멘토가 초등학생에서부터 중등부까지 30여 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IPTV를 활용해 영어와 수학을 가르친다. 이들은 월 50만원 가량의 급여를 받지만 사실상 자원봉사의 성격이 강하다.

정광윤 씨는 "아이들이 TV로 공부한다고 하니 신기해하기도 하고, 호기심을 가지고 수업을 듣더라"며 "오늘부터 정식수업이지만, 지난 며칠 동안 토익이나 다른 영어 프로그램을 테스트해봤는데 꽤 괜찮은 프로그램이 많다"고 말했다.

이날은 센터에서 한국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KoDiMA)가 주최한 'IPTV 공부방' 1호점 행사가 열려 어수선했지만, 아이들은 수업이 끝나자 마자 요리조리 신나게 뛰어다닌다.

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는 올해 10개 센터에 IPTV공부방을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TV제조사, IPTV 사업자, 정책당국과의 정책협력도 강화할 계획이다.

김인규 한국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장은 "초중고 학생들 가운데 사교육 혜택을 보지 못하는 이들이 23%나 된다"며 "IPTV공부방이 교육격차를 해소해 가난의 대물림을 막는 디지털 교육복지 서비스가 되도록 전국 3천개 지역 아동센터로 확대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송통신위원회 송도균 부위원장은 신나는집 문화학교 친구들에게 "여러분들 속에서 오바마, 힐러리 같은 인물, 노벨상 수상자들이 나온다"고 격려하고 "지역아동센터 등 소외계층의 교육지원을 위한 예산을 확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눈길을 잡는 것은 이런 행사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꾸준한 열정과 관심 속에서 지속돼야 그 열매를 맺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소외계층 아이들과 청소년의 복지에 관심이 큰 강명순 의원(한나라당)은 "IPTV 공부방이라고 하면 공부만 하라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라 공부방 대신 희망방 등 다른 이름을 붙이는 방안도 강구해보자"고 제안했다.

아울러 그는 "성적만 올리라고 이런 걸 만든 게 아니며, 다른 콘텐츠도 많이 있다고 하니 인격도 잘 기를 수 있는 다양한 도구로 활용됐으면 좋겠다"며 "사회에 환원하려는 많은 기업들이 동참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희망신나는집 지역아동센터 대표 전춘우 목사는 "우선 IPTV가 문화적 소외와 학습부진 해소에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면서도 "정부와 기업들도 단순한 학습지원을 넘어 소외계층이 본질적 문제를 해결하는데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호성기자 chaosi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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