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2009 연중기획-일어서라IT]"IT, 불황에 오히려 빛난다"


게임·전자상거래 등 온라인 분야, 불황 속에서 열기 '후끈'

서울 가산디지털단지에 있는 모 온라인 쇼핑몰 구축 업체의 교육장. 연초인데도 쇼핑몰 구축 교육과정을 이수하려는 인원들로 붐빈다. 이 업체는 일반일을 대상으로 창업 절차, 쇼핑몰 구축 및 운영, 온라인 마케팅 등의 과목을 개설해 강의하고 있다.

연일 영하를 밑도는 날씨처럼 꽁꽁 경기가 얼어붙었다고 하지만 온라인을 통한 창업 열기는 뜨겁다. 1월 한 달 이 회사의 온라인 창업 교육을 수강한 박기철(43)씨는 "오프라인 창업보다 비용도 저렴하고 고객과도 쉽게 만날 수 있어 인터넷으로 창업하는 것이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불황 속에 빛나는 IT(정보기술)가 있다. 게임, 전자상거래 등 불황을 비껴 가는 인터넷 기반 업체들의 선전은 '죽지 않는' IT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

온라인 게임은 대표적인 '불황 속 장사(壯士)'다.

게임산업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온라인 게임산업은 2008년 2조7천556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추산된다. 전년 대비 23% 성장한 수치다. 온라인 게임 산업은 2006년 1조7천768억원, 2007년 2조2천403억원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NHN, 엔씨소프트, 넥슨, CJ인터넷, 네오위즈게임즈 등 선두 기업들은 지난해 매출 1조6천억원대에서 올해 2조원 시대를 바라보고 있다.

온라인 게임은 외화벌이에 앞장서고 있는 '효자 종목'이기도 하다. 지난 2003년 1억7천만달러에 달했던 게임산업 연간 수출규모는 2008년 들어 10억6천만달러로 껑충 뛰었다.

게임산업진흥원 관계자는 "연평균 43%의 수출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현 추세가 이어질 경우 오는 2012년에는 우리나라 무역수지 흑자 중 게임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10%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게임과 마찬가지로 온라인 유통 분야도 불황에 더욱 빛이 난다.

온라인 유통산업은 종합쇼핑몰, 온라인 마켓플레이스(오픈마켓), 각종 중소 쇼핑몰, 쇼핑몰 솔루션, 호스팅 업체들이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다. 온라인 유통산업은 상거래 서비스가 갈수록 온라인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앞으로도 성장 잠재력이 높은 분야로 평가받는다.

온라인 쇼핑몰은 할인점과 백화점에 이은 3번째 유통채널로 자리잡았다. 2000년 7천억원에 불과하던 시장규모는 5년 만에 10조4천억원으로 커져 할인점(약 24조원)과 백화점(17조원)에 이어 '유통채널 빅3'로 확실히 자리잡았다.

온라인 쇼핑몰은 경기침체에 오히려 파죽지세로 성장하고 있다. 이제는 백화점을 위협하고 있는 형국이다. 농협경제연구소는 2009년 인터넷 쇼핑몰이 매출액 21조2천억으로 백화점(20조1천억원)을 추월할 것으로 예측했다. 올해 성장세 전망치에서도 온라인 쇼핑몰은 15.2%로, 1.5%의 백화점을 앞설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백화점과 할인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은 역으로 온라인 분야를 강화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온라인 쇼핑의 성장을 주도한 오픈마켓 시장 규모는 지난 2004년 1조4천800억원에서 2007년 6조7천400억원으로 3년 동안 4배 이상 커졌다. 선두 업체 G마켓은 2006년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이후 고속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발 금융위기로 경기가 꽁꽁 얼어붙은 2008년, 이 회사는 약 4조원 가량의 거래액(GMV)을 달성하며 역대 최고치를 갱신하는 기염을 토했다.

중소 쇼핑몰들은 알토란 같은 매출을 올리며 온라인 쇼핑의 기저를 받치고 있는 버팀목이다. 이들은 저렴한 물건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는 최근의 불황 속에서 특수를 맞고 있다.

13만개의 쇼핑몰을 구축한 솔루션 업체 메이크샵에 따르면 2008년 11월까지 자사에서 집계된 중소 쇼핑몰의 카드 결제 금액이 5천51억원으로 전년도의 4천85억원보다 크게 는 것으로 나타났다. 1월부터 매월 약 100억원 가량씩 결제 금액이 증가한 셈이다(1만개 업체 대상 조사).

창업 열풍도 이어지고 있다. 심플렉스인터넷에 따르면 2008년 약 7만1천여 쇼핑몰이 새로 문을 열었다. 이는 지난 2006년 대비 31%, 2007년 대비 22% 상승한 수치다.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IT 기술을 이용해 소자본 창업이 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쇼핑몰 구축 업체들은 해외진출, VoIP(인터넷전화) 솔루션 출시 등으로 영세 사업자들이 돈을 벌 수 있도록 해 주는 '돌격대장'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다.

후이즈는 일본 현지 법인을 통해 한국의 판매자들이 일본 현지 주요 오픈마켓에서 물건을 팔 수 있는 해외판매 서비스를 지난 해 시작했다. 4조4천억엔에 달하는 일본 전자상거래 시장에 한국 판매자들의 진출을 독려해 외화벌이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메이크샵은 지난 1월 미국 로스엔젤리스에 현지 진출을 원하는 소상공인들에 저렴하게 사무실을 임대해주고 쇼핑몰 호스팅을 제공하는 '엑셀시어 센터'를 열었다. 김기록 메이크샵 대표는 "과거 거상(巨商)을 꿈꾸며 상인들이 다녔던 실크로드처럼 21세기형 '디지털 실크로드'를 구축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카페24는 중소 판매자들을 위해 저렴하게 고객관리를 할 수 있는 컴퓨터 전화통합(CTI) 서비스를 선보이며 IT 기술을 통한 회사 운영비 절감을 외치고 있다.

이러한 성장은 비단 온라인 비즈니스의 자체 성장에만 그치지 않는다. 전자지불(PG) 등 유관분야와 각종 인프라 산업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것.

포털, 전자상거래, 게임 등 온라인 기반 서비스 업종은 IT 인프라 업체의 동반 상승을 유도하고 있다. 서버, 웹 스토리지, 네트워크 장비 등은 물론 보안장비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한게임과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은 네트워크, 서버 장비를 지난 2004년 대비 7배 가량 확충했다. G마켓은 지난 2005년 대비 서버, 웹스토리지, 네트워크 장비 등을 3배 이상 증설했다. 지난 해 보안 이슈가 중시되면서 IPS, IDS, 안티 DDOS 등 보안장비는 8배 정도 늘렸다.

안철수연구소 관계자는 "그간 온라인 비즈니스가 안전보다 비즈니스에 역점을 두고 해왔지만 그런 의식이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며 "아직 선진국에 비하면 미흡하지만 보안에 신경쓰지 않으면 비즈니스의 존폐를 가름할 정도의 파장이 있을 수 있다는 의식이 늘고 있는 편"이라고 말했다.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 관계자는 "기업들이 경기가 어려울 수록 관리 비용을 줄이고 응용 효율성을 높이려 하고 있는 추세"라면서 "SSD 메모리가 탑재된 제품으로 온라인 업체 공략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1세기 들어 사람들의 생활 패턴이 온라인에서 검색하고 물건을 사고 게임을 즐기는 등 IT의 생활화가 진행됐다. 온라인 비즈니스의 성장은 이처럼 외화를 벌어들이고 새로운 성장동력 창출로 내수를 확대함은 물론 기반 산업에 생기를 돌게 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성공스토리]나영식 왕짜닷컴 사장 "컴퓨터능력과 열정이 원동력"

헬스 보충제 사이트 왕짜닷컴(www.wangzza.com)은 월 3천만~4천500만원의 매출을 올리는 '알짜' 회사다. 직원 수 6명의 작은 회사이지만 지난 해 매출은 7억원으로 불황에도 끄떡없다. 20~30대 취업백수들이 넘치는 요즘, 서른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성공적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나영식 사장(사진)은 컴퓨터 프로그래밍, 디자인 능력을 살려 여러 사업 아이템을 시도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창업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열정"이라고 잘라 말했다.

- 어떻게 쇼핑몰 사업을 하게 됐나.

- 회사를 운영하는데 어려웠던 점은.

"2002년 회사를 창업해 동영상 콘텐츠 강좌, 웹 호스팅, 구인구직 사이트 등 여러 가지를 시도했는데 다 실패했다. 헬스 보충제 사이트도 초반에는 매출이 너무 안 나와 힘들었다. 보충제 무게가 한 통에 4~8kg인데 당시 직원이 1명 밖에 없어서 일주일에 제품 수백kg을 직접 운반하는 것도 힘들었다.

커뮤니티나 블로그, 카페 등 인터넷을 통해 홍보를 많이 하니 슬슬 반응이 오더라. 남들이 한 달에 마케팅비 300만원 정도 쓰면 효과를 볼 수 있을 정도 방문자가 찾아왔다. 매출이 발생해 부가 마케팅을 하고 점점 성장하게 됐다. 150개 업체 중 5위권까지 올라갔다. 나중에는 직원과 함께 한 달 동안 집에 못간 적도 있을 정도였다."

- 온라인이었기 때문에 창업을 쉽게 시도할 수 있었겠다.

"만약 온라인이 없었다면 오프라인에서 시작했을 것이다. 하지만 온라인이 초기 비용이 적게 들고 창업하기 괜찮다. 앞으로는 자체 브랜드를 만들어 일본, 중국, 미국 등 해외에도 판매하는 것이 꿈이다."

- 쇼핑몰 창업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열정과 목표의식을 갖고 생각해 보면 할 게 많다. 나도 돈이 많이 있던 상태에서 시작한 게 아니었다. 남들 다 가진 300만원 가지고 시작했다. 그 돈을 잃으면 다시 벌어 시작하고. 포기가 너무 빠른 사람들이 많다. 올려다 보지 못할 나무도 쳐다봐야 한다. 기회는 언제나 거짓말처럼 오더라. 기회를 포착할 수 있는 시야를 갖추고 있으면 된다. 열정이 없으면 창업 해도 성공하기 힘들다."

정병묵기자 honnezo@i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2009 연중기획-일어서라IT]"IT, 불황에 오히려 빛난다"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