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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IT업체들, 감원 칼바람 '매섭네'


구글-MS까지 강타…인텔-노키아도 '연쇄 감원'

정보기술(IT) 시장에 거센 감원 한파가 불고 있다. 최우량 기업으로 꼽히는 구글도 감원 대열에 동참했으며, 마이크로소프트(MS)도 조만간 공식 발표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0여 년 만에 분기 적자를 걱정하고 있는 인텔도 예외가 아니다. 14년 만에 적자를 기록한 소니에도 칼바람이 몰아쳤다.

통신업체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노키아, 모토로라, 소니 에릭슨 같은 단말기 업체 뿐 아니라 미국 통신업체들인 AT&T 등은 연이어 상당한 규모의 구조조정 계획을 내놓고 있다.

불황기면 오히려 재미를 본다는 게임업계에도 구조조정 한파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금융 시장의 칼 바람이 이젠 정보기술(IT) 실물 경제 시장으로 본격적으로 옮겨오고 있는 형국이다.

◆썬-씨게이트 등 줄줄이 감원

올해 IT 시장에 유례 없는 불황 한파가 몰아칠 것이란 전망은 새삼스러울 것 없는 얘기다. 시장 조사기관들이 연이어 암울한 전망을 내놓고 있는 것.

포레스터 리서치는 올해 세계 기업 및 정부들의 컴퓨터, 소프트웨어, 통신 및 컨설팅 서비스 관련 지출이 3% 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IT 투자가 줄어든 것은 닷컴 거품이 빠졌던 2002년 이후 처음이다. 당시엔 2001년에 이어 2년 연속 6% 감소했다.

특히 올해 소프트웨어 구입 규모는 3억8천800만달러로 지난 해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PC, 서버, 스토리지 등 컴퓨터 장비 구입은 4% 줄어든 4억3천400만달러에 머물 것으로 예상됐다.

골드만삭스도 비슷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주요 기업 최고정보책임자(CIO)들과의 인터뷰 결과를 토대로 골드만삭스가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금융업체들은 2009년에 20%의 IT 예산을 축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 중 가장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는 컨설팅이다. 50%에 달하는 금융사가 컨설팅 비용을 줄일 것이라고 답했다. 뒤 이어 PC 및 서버 비용을 줄이겠다는 업체가 35%, 소프트웨어 비용을 삭감한다는 업체가 23%로 나타났다.

이런 전망을 뒷받침하듯 하드웨어 업체들에는 매서운 칼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특히 썬마이크로시스템즈는 전체 인력의 15~18%에 해당하는 5천~6천여명을 감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썬은 이번 감원으로 연간 7억~8억 달러 규모의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대표적인 스토리지업체인 EMC도 전체 인력의 7%에 달하는 2천 400명을 줄일 예정이다. EMC는 이번 구조조정으로 2009년에 3억 5천만달러, 2010년에 5억달러를추가로 절감한다는 목표다.

또 다른 스토리지업체인 씨게이트도 미국 내 직원의 10%에 달하는 800명을 감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씨게이트는 전 세계에 5만3천명 가량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휴대폰업체들도 비상 경영

한 동안 쾌속 성장세를 구가해 왔던 휴대폰 업체들도 비상이 걸리긴 마찬가지다. 올해 휴대폰 시장이 마이너스 성장세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들이 나오면서 주요 업체들이 군살빼기에 나서고 있다.

실제로 시장 조사업체인 아이서플라이는 올해 휴대폰 단말기 출하량이 12억2천만대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전망치 대로라면 지난 해 예상치인 12억9천만대에 비해 6% 감소한다는 얘기다.

시장 조사기관인 가트너와 휴대폰 업체인 노키아 역시 2009년 단말기 시장이 5% 내외의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 상징적 조치는 세계 최대 휴대폰업체인 노키아로부터 시작됐다. 노키아는 올해 휴대폰 판매 예상치를 기존의 12억6천만대에서 12억4천만대로 하향한 데 이어 판매와 마케팅 조직을 정비해 최대 450명의 인력을 감원하기로 했다.

모토로라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지난 해 12월 3천명 감원 계획을 발표했던 모토로라는 올들어서 4천명을 추가로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모토로라는 4천명 모두 휴대폰 부서에서 해고할 예정이라고 밝혀 주변을 깜짝 놀라게 했다. 사실상 휴대폰 부문 인력 절반을 줄이는 셈이다.

소니에릭슨도 향후 1년간 2천여명을 감축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통신업체인 AT&T도 최근 실적 악화를 이유로 미국 전 지역에 걸쳐 1만200명을 해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텔-AMD, 반도체 시장 불황 후폭풍 시달려

상황이 심각하기론 반도체 업체들을 빼놓을 수 없다. AMD 뿐 아니라 추가 감원 계획은 없다고 공언했던 인텔까지 추가 감원에 나서면서 '동토의 왕국'을 연상케 했다.

반도체 시장 역시 올해 마이너스 성장이 기정사실화되고 있어 감원 칼바람은 어느 부문보다 매서울 전망이다. 반도체 시장 규모가 전년 대비 감소세를 기록하는 것은 2001년 이후 처음이다.

시장 조사업체인 가트너가 올해 16% 마이너스 성장을 예상했으며,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인 아이서플라이가 9.9%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는 올해 세계 반도체 시장은 2천467억달러 규모를 기록하면서 지난 해에 비해 5.6%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반도체 시장에서는 인텔이 지난 1986년 이후 처음으로 분기 적자 가능성을 경고하면서 비상이 걸렸다.

인텔은 21일(현지 시간) 직원 5천~6천명 가량을 감원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추가 감원은 없다고 공언한 지 불과 한 달만에 대대적인 감원 계획을 내놓은 것.

인텔은 8만4천명에 이르는 전체 직원의 6~7% 가량이 이번 구조조정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들 중 일부는 다른 공장으로 자리 이동을 제안받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해 4분기 순익이 90% 감소하면서 주변을 긴장시켰던 인텔은 최근 2009년 1분기에는 2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적자를 낼 수도 있다는 걱정을 하고 있다. 이런 내용을 담은 폴 오텔리니 최고경영자(CEO)의 내부 메모가 공개되면서 또 한번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라이벌인 AMD 역시 지난 주 전체 직원의 9%에 달하는 1천100명을 감원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로써 AMD는 1년 사이에 세 번이나 감원을 하게 됐다. AMD는 지난 해 12월 600명을 해고했으며, 지난 해 초에도 1천600명을 감원했다.

AMD는 이와 함께 부사장을 비롯한 고위급 경영진들은 연봉 15%를 삭감했으며, 다른 직원들은 10%를 줄였다.

◆우량 기업들도 "남 얘기 아니네"

구글, MS 같은 실리콘밸리의 '우량주'들도 예외는 아니다. 초고속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구글이 이달 들어 사내 인사 담당직원 100명을 줄일 예정이라고 발표한 것. 구글은 또 일부 엔지니어링 부서도 정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구글은 최근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던 신문광고 사업에서도 철수하기로 했다. 사상 유례 없는 불황 극복을 위해 불필요한 사업 정리 작업에 본격 착수한 것이다.

MS도 이번 주중 수 천 명 규모의 감원 계획을 발표할 전망이다. 오는 22일 실적 발표 예정인 MS는 분기 목표치에 미달한 성적표를 내놓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지난 해 연말 윈도 매출이 3% 가량 감소한 것으로 알려져 최근의 경기 불황이 어느 정도인지를 짐작케 했다.

폭스뉴스는 한 애널리스트를 인용, MS가 전체 직원의 6~8% 수준인 6천~8천명 가량을 감원할 것으로 전망했다.

불황기에 오히려 재미를 보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게임업체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대표적인 게임 업체인 일렉트로닉 아츠(EA)가 전체 직원의 10% 수준인 1천 명을 감원할 계획이라고 밝힌 것. 이 회사는 또 최소한 9개 공장을 폐쇄할 계획이다.

EA는 오는 3월31일까지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구조조정 작업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조치를 통해 연 1억2천만달러 가량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EA는 기대하고 있다.

또 14년 만에 적자를 기록하게 될 소니도 2009 회계연도가 끝나는 2010년 3월까지 자연 감축 등을 통해 전체 직원의 3%에 해당하는 2천명을 줄일 계획이다. 소니는 2008년 결산에서 11억 달러의 영업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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