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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위기의 메모리, 2위기업도 감산·감원


1위 삼성전자 대응 '촉각'

메모리반도체 산업에서 출혈경쟁, 이른바 치킨게임이 막바지에 이르고 있는 가운데, 어떤 식으로 승부가 가려질지 관심을 모은다.

7일 업계에 따르면 1위 업체인 삼성전자를 제외한 모든 메모리반도체 기업들이 감원, 생산 감축, 연봉삭감 등 일련의 자구노력에 나서고 있다.

업계 중·하위권 기업들은 존폐기로에 놓여있는 상태. 이러한 출혈경쟁의 끝은 삼성전자가 의미 있는 감산에 나서거나, 후발 경쟁사 중 한 곳이 무너져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 지 오래다.

최근 상식을 벗어난 메모리반도체 가격의 폭락 속에 둘 중 어떤 해답에 이르게 될지 업계 시선이 쏠리고 있다.

◆업계2위 하이닉스·도시바도 "이대론 안돼"

최악의 상황에 이른 메모리반도체 경기 속에 업계 2위의 하이닉스반도체와 일본 도시바도 대대적인 자구노력에 나섰다.

메모리반도체 세계 2위의 하이닉스는 임원 수를 30% 줄이고, 임원 연봉도 10~30% 삭감키로 했다. 희망퇴직, 무급휴직, 집단휴가, 근무수당 반납을 실시하는 한편 특정혜택 중단, 복리후생제도 폐지·유예도 단행한다는 방침이다.

이로써 15% 이상의 인건비 축소 등 비용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게 됐다. 하이닉스는 아직까지 유동성 면에서 해외 경쟁사들에 비해 나은 편이지만, 채권 금융기관들에 최대 1조원의 금융지원을 요청하면서 자구노력을 병행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낸드플래시메모리 2위, 메모리반도체 3위의 일본 도시바도 공장 가동을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처방에 나섰다. 도시바는 미국 샌디스크와 합작으로 운영하고 있는 미에현 요카이치 낸드플래시 공장과 시스템반도체 전용 남서부 오이타현 내 공장의 가동을 연말 중단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오는 27일부터 9일 간 공장 가동을 전면 중단할 것이란 일본 NHK의 보도에 대해 "전체 가동 중단을 아니고, 부분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답했다. 도시바가 공장가동을 중단하는 건 7년만이다. 도시바는 수백명 규모의 인력 감축도 단행하고 있다.

◆ 삼성전자, 시황악화속 나홀로 '흑자'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의 '버티기' 능력은 신기에 가까울 정도다. 삼성전자는 D램, 낸드플래시 업계 모든 회사들이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반도체 사업에서 흑자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 3분기 낸드플래시 부문에서 소폭 적자를 냈지만, D램에선 오히려 수익성을 높이면서 연결 기준 1천900억원의 흑자를 달성했다. D램 가격이 2분기 소폭 상승했다가 3분기 다시 떨어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삼성전자의 원가 및 제품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초부터 시작된 이번 메모리반도체 경기 침체기에 단행한 주요 조치는 올해 D램 비트그로쓰(Bit Groth, 비트기준 출하량 증가율)를 당초 100%에서 90%로 소폭 낮춘 점, 최근 메모리반도체 연간 투자금을 소폭 조정한 게 전부다.

매각키로 한 2개 150㎜(6인치) 라인은 생산비중이 1%에도 미치지 않는 노후라인이다. 이러한 조치는 시장상황 및 자금흐름을 반영한 것으로, 시장에 거의 영향을 끼치지 않는 자연스런 대응이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시스템LSI 사업의 흑자와 4분기 대대적인 환율효과로 반도체 부문 적자를 모면할 전망이다. 그러나 메모리반도체 시황이 개선되지 못할 경우 삼성전자 역시 흑자를 장담키 어려운 상황에서, 특단의 대책 없이 이번 시기를 넘길 수 있을지 주목된다.

◆대만 D램기업 통합 임박-키몬다 퇴출 가능성

업계가 메모리반도체 시황 개선을 위해 더 주목하고 있는 것은 경쟁사의 퇴출 여부. 경쟁사가 무너질 경우 전체 업계의 생산 규모가 줄어들게 되고, 추후 경기 개선 시 돌아오는 이득이 크기 때문이다.

대만에선 연일 D램 기업들에 대해 통합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대만 기업들은 1년6개월 이상 계속된 D램 사업의 적자로 퇴출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에 따라 정부 주도의 금융기관 대출 연장, 자금 지원 등 대책이 검토되고 있다. 대만 정부는 기업들의 통합 및 자구노력을 전제로 원조에 나설 수 있다는 방침이어서 조만간 인수합병(M&A) 등 결과가 도출될 전망이다.

최근 세계 D램 3위 기업인 일본 엘피다메모리가 대만 파워칩세미컨덕터 또는 프로모스테크놀로지스 등을 인수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돼 눈길을 끌고 있다.

D램 중위권의 독일 키몬다는 생존을 위한 마지막 수단을 강구하고 있다. 이 회사는 현재 추진하고 있는 전략적 투자유치 또는 M&A 협상이 무산될 경우, 내년 1분기엔 유동성이 한계에 이를 전망이다.

메모리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반도체 후발기업들의 통합 및 도태는 조만간 결론에 이를 것"이라며 "삼성전자가 곧 발표할 정기인사 및 내년 사업계획에서 반도체 부문에 어떤 조치를 취할지 관심을 모은다"고 전했다.

권해주기자 postm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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