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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KT의 비용절감 '겨울나기'


SK텔레콤 김 매니저는 사내 커피 자판기에 종이컵이 사라진 걸 뒤늦게 알았다. 종이컵 대신 개인 머그 컵을 사용하도록 회사 방침이 바뀐 것이다. 을지로 SK텔레콤 'T-타워'에서는 조만간 종이 컵이 완전히 사라질 운명이다.

세계적인 경기불황이 닥치면서 SK텔레콤과 KT 등 양대 통신사의 '겨울나기'도 시작됐다. 이들 회사들은 임금을 동결하거나, 최소한도만 인상하는 동시에 한 푼의 비용이라도 줄일 수 있는 '알뜰경영'을 실행하고 있다.

SK텔레콤은 각 층마다 2군데씩 설치된 커피자판기 및 음료용 종이컵을 한 군데만 남겨뒀고, 연내 종이컵을 모두 없애기로 방침을 정했다. 동시에 복사용지도 기존 용지보다 더 싼 종이로 바꿨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복사지도 양면복사를 기본으로 설정해둔다"며 "줄일 수 있는 것은 최대한 줄이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최근 이 회사는 올해 직원들의 임금을 2% 인상하키로 결정했다. 다들 임금을 동결하는 마당에 2%가 어디냐 싶기도 하지만, 이 회사 직원들은 혹시 성과급이 축소될 까 염려하는 분위기다.

또한 인력의 효율적인 이용 및 비용절감 차원에서도 교육파견 및 복지혜택을 축소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이 연말에 그룹 차원의 조직 재정비에 나설 것으로 알려져 SK텔레콤의 사내 회사(CIC) 조직의 일부 변화도 예상되고 있다. CIC의 한 축인 'CMS(경영지원 담당)'가 담당하고 있는 공통 기능 가운데 일부를 3개의 다른 CIC에 각각 배치해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쪽으로 적극 검토중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SK텔레콤 직원들의 '체감온도'는 더욱 차가운 수밖에 없는 셈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인력, 재무, 홍보 등 공통부문을 개별 CIC로 편입하는 내용을 검토중이지만, 아직 최종적으로 결정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의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 역시 내년 임금을 동결해 비용절감에 동참키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KT 노사는 지난 11월 올해 임금을 동결하기로 합의했다. 지난 1998년과 2001년, 2006년에도 임금을 동결한 적 있지만, 지금과는 상황이 다르다.

인터넷전화 활성화에 따른 일반전화(PSTN) 매출감소, 신성장 동력으로 삼은 IPTV와 와이브로 등의 미진한 성장세 등이 현재의 경기악화와 맞물려 창사 이래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KT는 임금동결 대신 직원들에게 일시금 100만원의 위로금을 지급하는 선에서 2008년 임금 협상을 마무리 지었다. 그러나 새 KT 사장 선임과 KTF와의 합병 등 회사의 명운을 결정할 굵직굵직한 사안들이 남아 있으며, 이에 대한 준비를 위해 조직 구조조정도 계속될 전망이다.

그 가운데 하나가 이달부터 내년 2월까지 현재 267개인 KT플라자를 56개로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방안이다. 이는 비용절감 효과를 기대하는 것으로, 총 1천600여 명이던 KT플라지 직원 가운데 1천여 명은 다른 업무로 전환되고 500여 명은 자회사로 이동하게 됐다. 대신 2천여 개의 KTF 쇼(SHOW) 매장에서 KT 서비스 가입, 요금 납부 등 고객서비스를 처리하게 한다는 계획이다.

KT는 '일단 아껴 쓰고 보자'는 캠페인에 머물지 않고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시스템을 개발해 원천적으로 비용을 줄이는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작년 KT 냉·난방 연료 에너지사용량만 약 124억6천만원 규모에 이른다. KT는 전력소모를 줄이는 그린 IDC를 구축하고 신재생에너지를 적용하기 위한 연구 목적의 태양광 발전시스템 연구, 통신장비의 열을 활용하는 난방기 개발 등 에너지 비용절감을 위한 연구개발에도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KT 관계자는 "저녁 6시 이후 '공동사무실'을 운용, 전기를 절약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도 했고, 사내 온도 2도 내리기 캠페인을 벌이는 등 비용절감에 주력하고 있다"며 "비용절감이 또 하나의 신규사업이라는 시각"이라고 말했다.

강호성 기자 chaosi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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