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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분석] 기로에선 NHN


파죽지세 일단 중지 …넘어야 할 산도 많아

NHN이 기로에 섰다. 상장 이후 줄곧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려왔으나 최근 주변 모든 상황이 녹록치 않다. 분기 매출은 사상 처음 마이너스 성장했다. 한 때 25만원대를 웃돌던 주가도 12만원대로 추락했다.

세계 경제는 극단적으로 어렵고 포털을 옥죄는 정부 규제는 날카롭기만 하다. 당장 급할 것은 없겠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큰 고비가 아닐 수 없다.

◆분기 매출 첫 마이너스 성장

NHN 매출은 2003년 1분기 실적발표 이후 줄곧 오르막 곡선으로 치달아 왔다. 거칠 것이 없어 보였다. 주가도 이를 뒷받침했다. 2008년 3분기, 이 공식이 무너졌다.

전분기 대비 첫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섰다. 들쭉날쭉 하락했다 성장했다 하는 곡선이 아닌 줄곧 성장곡선을 보여왔던 NHN이라 충격은 컸다. 전 분기 대비 매출 3.9%, 영업이익 13.4% 감소했다.

최휘영 사장은 이에 대해 "전 세계적 경기침체와 추석연휴 등 계절적 약세 요인, 게임서비스 개편에 따른 이용자 적응 영향 등으로 분기 대비 실적은 소폭 감소했지만 이는 외부 요인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실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우선 과거와 같은 공격적인 경영이 조심스러워졌다. 실제로 회사 측은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내년에 보수적인 경영을 하겠다"고 밝혔다. 성장의 제한이 불가피하다.

투자자들도 헷갈릴 수밖에 없다. 보수적으로 경영할 경우 수익성이야 당분간 유지하겠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달가울 리가 없다. 한 때 50%를 훨씬 상회한 외국인 지분이 10% 가까이 빠져나간 것도 그런 맥락일 수 있다.

◆일본 검색시장 진출…안개속

국내 시장에서 성장성이 제한된 만큼 돌파구는 해외로 보인다. 특히 주요한 시험무대는 일본 검색 시장이다. 하지만 세계 경기 침체에서 일본 또한 자유롭지 못한 만큼 이 또한 낙관할 수만은 없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3분기 실적발표 이후 최 사장은 컨퍼런스 콜을 통해 "(일본검색시장)런칭 시기가 늦춰지고 있어 죄송하다"며 "준비 과정에서 차질이 생기거나 장애가 발생하고 있는 것은 아니며 철저한 준비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서비스 런칭 시기는 내년 초로 예상하고 있지만, 명확한 날짜에 대해 말씀드리기는 어렵다"며 조심스러워 했다.

문제는 일본 검색 시장에 안착한다 하더라도 수익을 내는 데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점이다. 길게는 몇년 동안 투자 할 수도 있다. 적어도 이 기간 동안에은 국내 매출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킴으로써 투자자금을 넉넉하게 확보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보수적인 경영으로 돌아서기로 한 만큼 얼마나 과감하게 일본 시장에 드라이브를 걸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넘어야 할 산 너무 많다

이밖에도 넘어야 할 산은 많다. 무엇보다 외부 환경이 우호적이지 않다. 특히 강화된 정부와 여론의 규제, 감시는 가장 큰 산 가운데 하나다.

우선 시장지배적사업자 지정을 돌파하는 게 숙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5월 NHN을 검색쿼리와 매출 점유율로 봤을 때 시장지배적 사업자에 해당된다고 결정했다. NHN은 즉각 이에 대해 행정소송을 진행했다. 그 결과에 따라 NHN의 사업 여건은 크게 달라질 것은 뻔한 이치다.

포털에 대한 정부의 전방위적인 규제도 헤쳐가야 할 숙제다. 규제가 강화된 만큼 사업 여건은 과거에 비해 훨씬 나빠질 게 뻔하다. 규제를 받아들이면서도 새로운 성장 동력을 갖출 방안이 요구되는 것이다.

음저협과 음제협같은 저작권 단체들의 강력한 법적 대응도 넘어야 할 큰 산에 해당된다. 특히 새 정부는 온라인 서비스 사업자보다 저작권자에 훨씬 더 친화적인 정책 마인드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또한 네이버의 성장을 제한하는 장애 요소로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

매출 비중이 상당히 커진 게임도 해결할 게 있다. 주력인 웹보드 게임 가운데 여러 개가 끝없이 사행성 시비에 휘말리고 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그동안 NHN은 인터넷 산업을 육성하려는 정부의 우호적인 환경에서 선도적인 서비스를 잇따라 내놓으며 우후죽순처럼 커왔으나 오히려 지금은 그 성장 요소가 장애가 되는 국면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세계 경기는 물론 국내 경기 또한 극심한 침체에 빠진 상황이다.

최강 1등 포털 NHN이 사상 처음으로 중대한 기로에 처했다.

정종오기자 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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