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지성의 아름다운 손길, 네티즌 모금 운동

인터넷과 네티즌을 바라보는 천양지차의 시각이 동시에 존재한다.

먼저 '천민 민주주의'를 이야기한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이나 '디지털 포퓰리즘'을 말한 작가 이문열로 대표되는 부정적인 시각이 있다. 이 반면에 인터넷을 열린 광장으로 이해하고 네티즌의 참여 행위를 대의 민주주의에 실망한 집단지성의 직접 민주주의로 해석하려는 긍정적 시각도 있다.

그런데 어느 쪽이 더 진실에 가깝건, 정치적 덧칠을 벗겨내면, 인터넷 속 그들은 결국 따뜻한 마음을 가진 우리의 이웃 사촌일 것이다. 2008년 들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는 네티즌의 자발적 모금운동이 이를 증명한다.

독도 문제 같은 국민적 관심사는 물론이거니와 정부조차 챙기지 못하는 사회의 그늘지고 소외된 곳을 향해 네티즌의 따뜻한 손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것은 특정한 때가 되고 큰 일이 벌어져야만 전개됐던 기존 오프라인 미디어 중심의 사회적 모금 운동과 분명하게 다르다. 상설화 돼 있고, 자발적이며, 그늘지고 소외된 곳을 섬세하게 찾아낸다는 점에서 그렇다.

◆네티즌, 그들이 있어 세상은 아름답다

네티즌들은 말보다는 실천이 앞섰다. 독도문제가 불거졌을 때 가장 먼저 움직인 이들은 네티즌들이었다. 네티즌들은 지난 7월10일 '독도캠페인'을 시작했다. 한 네티즌이 다음 아고라 모금청원을 통해 시작한 희망모금으로 두 시간 만에 1천만원이 모였다.

네티즌들의 아름다운 손길이 이어지면서 모금 목표액이 계속 올라갔다. 3천만원에서 1억원으로 다시 1억5천만원, 2억5천만원으로 조정됐다. 목표액이 상향되면서도 네티즌들의 손길은 끊이지 않았다.

네티즌들이 모은 이 모금액은 전세계에 독도가 한국 땅임을 알리는 광고에 사용됐다. 11만 명의 네티즌들이 참여해 8월 25일까지 1억8천만 원의 기금이 모였다. 그리고 지난 25일(미국시간) 워싱턴 포스트에 독도관련 광고를 게재했다.

네티즌들의 자발적 참여로 '독도가 대한민국 땅'임을 전세계에 알리는 역사를 만들었다.

희망모금은 지난 2007년 12월 네티즌의 자유로운 의사표현과 사회 참여를 적극 지원하고 네티즌이 직접 모금 주제를 제안, 참여할 수 있는 모금청원 공간으로 다음을 통해 선보였다.   

희망모금은 네티즌이 알아서 주제를 정하고 스스로 모금에 참여한다는 점에서 기존 사회단체가 주도한 모금 캠페인과 성격을 달리한다. 모금 주제 선정에서부터 실제 모금까지 전 과정을 네티즌의 자발적 참여로 만들어가는 신개념 모금 운동이다.

그래서 희망모금을 '세상을 변화시키는 네티즌 모금'이라는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그동안 네티즌들이 청원해 모금운동을 펼친 주제도 다양하다.

네티즌들은 ▲위안부 할머니 일대기 출판 후원 ▲농아인 축구대표팀 지원 모금 ▲네티즌의 힘으로 우토로(재일동포 집단 거주지) 마을 살리기 ▲UCLA '한국전통음악과' 존속 위한 모금운동 ▲굶주린 북한 어린이 돕기 모금운동 ▲이주민과 지역주민을 위한 '꼬마도서관' 지원 ▲브이코프(일제시대 때 강제 징용된 이들이 끌려온 대표적인 사할린 탄광촌) 노인들에게 희망의 손길을 ▲태안반도 자원봉사 지원 모금 등을 펼쳤다.

지난 12월 이후 지금까지 50여 개에 달하는 모금 청원이 이루졌으며, 한 달 평균 약 8~10여개 정도의 청원이 선정되고 있다.  어느 것 하나 정부가 속시원하게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들에 네티즌들이 십시일반 관심을 지속적으로 가지면서 세상을 변화시키는 조그마한 촉매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모습이다.

SK커뮤니케이션즈도 지난 2005년 5월부터 싸이월드 '사이좋은세상'을 통해 온라인 사회참여공간을 넓혀나가고 있다.

네이버는 해피빈 기브데이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는데 매월 15일 이슈가 되는 주제를 네티즌들에게 추천, 기부에 참여하도록 하고 있다. 기브데이에 현재까지 15만명이 넘는 네티즌들이 2억 5천만원 이상의 기부금을 모았다.

다음 육심나 사회공헌팀장은 "네티즌의 모금운동 모습을 곁에서 가만히 지켜보면 그들만큼 이 나라 이 땅을 사랑하는 사람도 없구나 하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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