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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정연주사장 "해임시키려면 절차 기준 지켜라"


정연주 KBS 사장은 감사원의 KBS 감사 결과와 사장 퇴진 압력과 관련, 6일 기자회견을 갖고 "공영방송 사장 해임은 민주적인 절차와 제도를 따르면 된다. 언제든지 절차를 만들어 해임을 한다면 그에 따르겠다"고 밝혔다.

정 사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개인적인 신상발언 도중 잠시 감정에 북받쳐 말을 잇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검찰의 출국금지 조치로 물거품이 된 베이징 올림픽 출장과 관련해서는 "KBS 제작진 160명이 현지에서 고생하는데 후배들을 격려하지 못해 안타깝고, 미안하다"고 말했다.

다음은 정연주 KBS 사장 일문일답.

그동안 정부의 퇴진 압박에 대한 아무런 입장발표를 하지 않았다. 오늘 기자회견을 연 것은 심경의 변화가 있어서 인가

"그동안 말을 아낀 이유는 간단하다. 설마 이렇게 무리한 일이 일어날까. 이 사회의 상식과 합리성을 믿었다.

지난해 말 확대간부회의에서 자리를 지키겠다고 얘기했고, 그에 대한 입장 변화가 없어 아무런 입장표명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본인을 둘러싸고 있는 상황이 근본적으로 바뀌는 시점이어서 생각을 밝힐 때라고 판단했다."

오는 8일 KBS 임시이사회에서 해임안이 처리된다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KBS 이사회는 사외 인사 11명으로 구성된 KBS의 독립적인 최고 의결 기구이다.

KBS 이사회는 KBS 독립성을 지키기 위한 역할이 있다. 이를 어기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

향후 조치는 변호인단과 함께 법적인 절차를 밟게 될 것이다."

정부의 사퇴압박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해 달라

"지난해 연말부터 사퇴압박은 공개적으로 이뤄져 왔다. 사장퇴출 0순위라는 말도 있었다.

대부분 공개적인 압박이었고 간접적으로는 전 KBS 이사회 김금수 이사장과 유재천 신임 이사장으로부터 권유를 받았다.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부드럽게 명예로운 퇴임을 권유했다. 하지만 사석에서도 분명히 말했는데 민주적인 절차와 제도를 따르겠다고 했다.

공영방송인 만큼 절차와 제도에 따라 처리해야지 무리하게 하지 말라고 했다."

KBS 내부조직인 노동조합 차원에서도 해임을 요구하고 있는데

"노조에도 같은 답변을 했다. 하지만 견해차가 있다. 본인은 KBS의 정치적 독립성을 위해 자리를 지키는 것이 지금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하고, 집행부는 다르게 생각하고 있다."

중국 후진타오 주석 공식초청 등 이번 베이징 올림픽 관련 출장이 검찰의 출국금지조치로 무산됐는데

"유감스럽다. 공식적인 행사도 행사지만 베이징에는 KBS 제작진 160명이 현지에 있다.

그들에게 당부한 얘기가 있다. 나라 안 사정이 어수선해서 국민의 마음이 편치 못한데 가까운 나라에서 스포츠 축제가 열리니까 전국민 축제로 이어질 수 있도록 KBS가 중심축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오늘(6일) 저녁이 직원들과 함께 식사하기로 한 중요한 날이었다. 고생하는 후배들을 격려하고 싶었다.

또 방송협회장 자격으로 IOC 자크로게 위원장의 면담에 이어 국내 문화체육관광부와 방송통신위원회를 합친 성격의 기관인 광전총국 왕태화 장관도 각별히 초청했다.

후진타오 국가주석과의 오찬에는 전세계 20개 언론사 대표 한사람으로 참석할 예정이었는데 참석하지 못해 유감이다.

왕 장관과는 친분이 있는 사이라 어제 편지를 보냈다. 이해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보수언론에서는 KBS가 좌편향적이라고 지적한다. 이에 대한 입장은

"동의하지 않는다. 편향적이라면 모든 여론조사에서 신뢰도 1위가 나오겠는가.

우리사회가 성숙하다면 다양성이 확보돼야 하는 것 아닌가. 직원들에게도 공영방송은 다양한 견해와 입장을 담아내야 하는 용광로가 돼야 한다고 말해왔다.

무엇보다 임기 5년 동안 KBS의 스펙트럼이 넓어졌다고 생각한다. 어떤 사회가 얼마나 성숙돼 있는지 판가름할 수 있는 척도는 얼마나 다양화 됐는지를 보는 것이다.

재임 기간 참여정부로부터는 FTA, 나프타, 공공기관 특별법 관련 프로그램 등으로 인해 오히려 우편향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5년 동안 양쪽에서 다 얻어터졌다. 오른쪽에서는 좌편향, 왼쪽에서는 보수화됐다는 비판이었다.

양쪽에서 비판이 쏟아질 때마다 KBS가 균형을 잡고 잘하고 있구나라고 생각했다."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차관의 정 사장 사퇴 압박 발언에 대해서는

"신 차관 그 사람 말을 함부로 하는 것 같은데 워싱턴 특파원도 같이 했었던 사람이다.

한국일보 특파원이었는데 지금 입장이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방송법 제정이나 그 과정을 보면 왜 임면이 아니고 임명인지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합리적 상식에서 판단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헌법재판소장의 임명권과 비교해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헌재는 탄핵의 절차가 있다고 한다.

내 주장이 그것이다. 면을 시키려면 탄핵이 됐든 뭐가 됐든 절차를 만들라는 것이다.

KBS는 정치적 공영성이 생명이기 때문에 중간에 그만두게 할 때는 절차와 기준이 있어야 한다."

KBS 조직이 방만하다는 감사원 지적에 대해서는

"오히려 신규 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주 5일제에다 미디어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인력을 넓혀야 한다.

그런데도 단순 숫자만 가지고 인력이 넘쳐 흐른다고 지적한 것은 납득이 안된다.

KBS는 1년에 160~170명의 정년 퇴직자가 발생하는 반면 신규 인력은 100명 안쪽이다. 자연스럽게 감축하고 있다.

감사원이 구조조정을 왜 안했냐고 하는데 근로기준법 다시 읽어 보라. KBS는 일본 NHK의 1만명, 영국 BBC 2만5천명 규모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숫자다."

조이뉴스24 이승호기자 jayoo2000@joynews24.com 사진=김정희기자 neptune07@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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