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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주 KBS 사장 "KBS 이사회는 역사의 죄인되지 말라"


정연주 KBS 사장은 감사원이 부실 경영과 인사권 남용 등을 들어 KBS 이사회에 자신의 해임을 요구한 결정에 대해 6일 반박 기자회견을 갖고 물러날 의사가 없음을 재차 밝혔다.

다만 해임을 위해서는 그에 맞는 민주적인 절차와 기준을 만들라며 정치적 공영성이 생명인 KBS 사장 자리인 만큼 이에 따라야 한다고 요구했다.

정 사장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KBS본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감사원 감사결과에 대해 지적사항별로 반박하고, 이번 감사는 처음부터 표적 감사였다고 주장했다.

정 사장은 기자회견에 앞서 취재진에게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감사원 감사의 부당성을 전하고, 감사과정에서 벌어졌던 자신의 인권침해 사례를 공개했다.

특히 기자회견 말미에서 개인 신상발언을 하다 감정이 격해져 눈시울을 붉히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8월5일은 '감사원 치욕의 날'

정 사장은 먼저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통해 감사원 특별감사가 당초부터 표적감사였다며 감사의 부당성을 주장했다.

이번 감사의 경우 2004년 KBS특별감사가 5개월 25일만에 감사처분이 나온 것과 비교해 매우 이례적이라는 것이다.

감사원은 이번 특별감사 보고서를 예비감사 개시 2개월 10일 만에 확정짓고, 지난 5일 부실경영 등을 이유로 정 사장의 해임을 KBS 이사회에 요구하기로 결정했다.

정 사장은 이와 함께 감사원의 감사결과에서 지적된 '2005년 당기순손실 345억원'에 대해 거짓이라고 주장하는 한편 '인사전횡'의 대표적 사례로 거론된 '특별승격' 문제에 대해서도 어처구니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회계는 단기순손익을 따져야 하는데 이번 감사에서는 단순히 산업 손익만 따져 큰 손실을 입은 것처럼 왜곡했다"며 "소속 본부장의 추천을 받고 특별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특별승격할 수 있도록 한 특별승격이 이미 제도화돼 있는데 정당한 절차를 밟은 것도 해임사유인가"라고 반박했다.

KBS 투명성 확인한 특별감사(?)

정연주 사장은 특히 이번 감사 일정과 그 과정을 살펴볼 때 '정치감사', '표적감사'라는 생각을 지울수 없다며 그 부당성을 재차 강조했다.

정 사장은 이번 감사가 뉴라이트 단체에서 국민감사를 청구한지 1주일도 되지 않아 감사를 시작, 본 감사를 24일 동안 실시한 매우 정치적인 감사였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32개항 질의서를 보낸 뒤 답변서 제출 전에 사장의 감사원 출두를 요구했다며 절차상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특히 KBS 사장의 감사원 출두요구는 1979년 이후 38차례의 감사에서 한 번도 없었다며 검찰 수사와 국세청의 외주사 세무조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감사원까지 나선 배경에 의혹이 쏠린다고 주장했다.

감사원 출두 요구와 관련해서는 지난 4일 오전 11시 팩스를 통해 이날 오후 2시까지 출두하라고 한 뒤 바로 다음날 감사위원회를 소집해 감사결과를 냈다고 지적했다.

공영방송의 진정한 경영성과는 신뢰도 1위, 영향력 1위

정 사장은 자신의 재임기간 동안 각종 여론조사에서 KBS가 영향력 1위, 신뢰도 1위를 차지했다며 KBS 구성원들의 노력을 치하했다.

또 한국기자협회의 '이달의 기자상' 수상 내역을 보면 1993년 3월부터 5년동안은 18건, 1998년 5월부터 5년 동안은 16건이었는데 반해 자신이 재임한 2003년 4월부터 2008년 6월까지는 모두 49번이나 받는 눈부신 성과를 이뤘다고 했다.

이 외에도 방송위원회의 방송대상을 4년 동안 독차지 했고, 국제 수상 내역도 모두 36건이나 된다고 밝혔다.

정 사장은 "공영방송 '경영'을 수지상의 적자, 흑자라는 일반 사기업의 기준에서 봐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며 "언론기관으로서 신뢰도 1위, 영향력 1위 그 이상의 성취가 어디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민주적 절차와 제도는 존중돼야 한다

정 사장은 기자회견 도중 감정에 북받쳐 잠시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정 사장은 30여 년전인 1980년 5월17일 수배를 받아 어머니가 미국 형님네로 건너갔던 사연을 얘기하다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어머니의 말을 인용해 이 땅의 언론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간절한 마음으로 기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KBS 이사회가 역사의 죄인이 되지 말라고 당부했다.

KBS 이사회는 KBS의 독립성을 지켜야 하는 엄중한 의무가 있는 만큼 독립성을 파손시키는 잘못을 저지르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정 사장은 향후 대응과 관련해서는 감사원의 해임 요구 처분 자체가 무효라는 확인 소송과 효력을 정지하는 집행 정지 신청을 7일 서울행정법원에 접수할 예정이다.

사건은 백승헌 변호사와 법무법인 박영주 변호사 등 네명이 맡았다.

감사원의 감사결과에 대한 재심의 요구는 요구 권한 자체가 KBS 이사회에 있는 만큼 따로 하지는 않을 예정이다.

조이뉴스24 이승호기자 jayoo2000@joynews24.com 사진 김정희기자 neptune07@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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