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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단독중계' SBS, 20년 후발주자 서러움 풀다


SBS가 한국방송사상 처음으로 단독중계 한 2010 남아공월드컵이 지난 12일 새벽(한국시각) 스페인의 우승으로 끝마쳤다.

이번 월드컵에서 한국대표팀은 사상 첫 원정 16강이라는 성적표를 받았지만, 이번 대회를 단독 중계한 SBS에 대한 평가는 갈린다.

방송가 안팎에선 대체로 채널이미지 제고와 시청률 등에선 상당한 소득을 얻었다는 분석이다. 특히 SBS는 이번 중계로 후발 채널의 20년 서러움을 털어내며 KBS와 MBC 경쟁사에 존재를 확실하게 각인시킬 수 있었다는 평가다.

그러나 한국대표팀의 8강 진출 실패로 인한 수익성과 고소 사태까지 번진 방송사간의 관계 등은 향후 방송사 운영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단독 중계 '손익분기점' 넘을까?...'글쎄'

SBS는 월드컵 단독중계로 관련 광고를 싹쓸이하다시피 했지만 손익분기점을 겨우 넘거나 못 미칠 것이란 전망이다.

월드컵 기간 광고 물량을 많게는 300% 가까이 늘려 투입했지만, FIFA(국제축구연맹)로부터 750억 원 이상 주고 구입한 비싼 중계권료와 16강 진출로 FIFA에 500만 달러(약 65억원)를 추가 지급하게 되면서 광고 판매액을 충당하는 데는 역부족이었다는 평이다.

그러나, SBS가 이번 중계로 큰 손실을 입은 것은 아니다. SBS는 이번 월드컵 중계를 위해 중계권료를 포함해 제작비 100억원, 방송발전기금 등 부가비용 200억원 등 총 1천100억 원을 들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국방송광고공사(이하 코바코)에 따르면 SBS는 이번 월드컵을 통해 700억〜800억원의 방송광고를 수주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협찬 수익과 IPTV, 인터넷 등 타 미디어 판매 중계권료까지 합치면 수입은 1천억 원 안팎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SBS 관계자는 "결산을 해봐야 하지만 들인 비용은 1천100억 원을 훌쩍 넘어서는 것으로 안다"며 "우리 팀이 16강에 진출할 때만 해도 '대박'이라고 좋아했지만 8강에 오르지 못하니 손해가 나는 분위기다. 조금 손해를 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돈 보다는 명예…'서울 지역방송' 이미지 벗다

사실 한국대표팀의 16강 진출여부가 불투명했던 만큼 SBS는 처음부터 단독 중계를 통해 수익보다는 보이지 않는 수익에 더 중점을 뒀다고 볼 수 있다.

'서울 방송'이라는 지역 방송의 이미지를 벗고, 지상파 방송으로서 MBC, KBS 등 공영방송과 대등한 지위 향상을 노린 것이다. SBS 역시도 월드컵이란 큰 이벤트를 단독 중계하면서 지상파로서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었다고 밝히고 있다.

실제로 한국과 우루과이의 16강전 경기 중계의 평균시청률은 65.3%(AGB닐슨), 수도권시청률은 평균 67.1%로 1997년 역대 최고 시청률인 KBS 드라마 '첫사랑'의 65.8%를 넘어서는 등 시선은 SBS에 집중됐다.

하지만 역풍도 만만찮았다. 상업방송, 스포츠채널 이미지로 고정됐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노영환 SBS 홍보팀장은 "단독 중계를 둘러싼 비판은 감수했다. 하지만 장삿속으로 단독중계를 했다는 비난은 억울하다. 생각만큼 큰 수익이 나는 것도 아니고 예능이나 드라마를 못한 부분까지 감안하면 경제적인 효과는 거의 미미하다"고 말했다.

노 팀장은 또 "다만 국제경기를 책임지고 잘 한 것으로 채널의 정체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본다. 또한 KBS 2TV '수상한 삼형제'나 MBC '동이' 등 경쟁사 드라마가 월드컵 기간동안 시청률이 잘 나온 것을 보면 시청자들이 채널 선택권 역시 보장됐다는 점에서 단독중계를 후회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KBS-MBC 고소에 방통위 과징금까지 숙제도 산재

그러나 KBS와 MBC가 SBS를 사기 및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한 것과 방송통신위원회의 징계는 향후 적지 않은 부담이다.

KBS와 MBC는 SBS가 2010~2016년 올림픽과 월드컵 중계권을 공동 구매키로 합의한 뒤 이 과정에서 얻은 입찰 정보를 이용해 비밀리에 IB스포츠와 별도의 계약을 맺고 단독으로 중계권을 따냈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 방송통신위원회도 월드컵 중계권 협상을 성실히 하지 않았다며 방송 3사에 과징금 부과를 검토하고 있어 이 역시 부담이 되고 있다. 이미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월드컵이 끝나는 대로 징계절차를 밟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SBS 측은 "월드컵 중계권 협상은 지상파 3사의 책임여부에 대한 법적 책임인 만큼 SBS만의 징계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주장하고 있긴 하지만 앞으로 진행될 세 번의 올림픽과 또 한 번의 월드컵을 독점 중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하는 내심 걱정도 크다.

또한 지상파 3사간에 스포츠 중계권 경쟁이 가열돼 중계권료의 상승이 우려된다.

앞으로 과열 경쟁으로 인한 단독 중계권료의 급등에 대한 비난도 SBS가 감당해야 할 몫으로 남아있다.

조이뉴스24 정은미기자 indiun@joynews24.com, 사진 박영태기자 ds3fan@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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