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그 후]폭로의 나비효과, 논란은 끝나지 않았다

법적 처벌, 구조적 제도 완비 등 필요


[조이뉴스24 유지희 기자] 2018년은 문화예술계가 페미니즘의 거대한 바람을 맞이한 때로 기록될 법하다.

꾸준했던 문제제기가 폭발력을 띤 해였다. 수 년 전부터 영화계에선 여성 중심 서사의 부재와 여성 배우들의 취약한 입지가, 가요계에선 갈수록 평균연령이 낮아지는 아이돌 가수들의 성상품화가, 연예계 전반에선 성상납 비리 및 강요 등의 성폭력 문제가 수면 위로 올랐다.

조이뉴스24는 창간 14주년을 맞아 올해 문화예술계의 가장 큰 진보적 움직임으로 기록될 여성주의 물결에 주목했다. '미투(Me, Too)' 그 후의 상황 진단, 연예계 성평등 문화 정착을 위한 정책적 움직임을 비롯해 영화와 드라마, 예능 등 문화콘텐츠 속 여성의 재현 역시 들여다봤다.

올 초부터 '미투'가 연예계를 휩쓸었다. 지난 1월 서지현 검사의 검찰계 '미투' 고발에 연예계도 무사하지 못했다. 피해자의 고백은 연극계, 영화계, 가요계 등 전방위적으로 봇물처럼 일어났다. 가해자로 지목된 유명 인사들은 고개를 숙였고 해당 분야에서 퇴출 당했다. 올 한해 거세게 일어난 '미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가해자의 법적 처벌과 제2차 피해를 막을 수 있는 제도 보완 등이 남아있다. 그래서 미투는 '현재 진행형'이다.

폭로는 연극계에서 시작됐다. 지난 2월 한 극단의 대표는 10년 전, 당시 연극 '오구' 연출을 맡은 이윤택 연출감독이 "성기 주변을 주무르라고 했다"며 피해 사실을 고백했다. 또 다른 연희단거리패 단원은 이윤택 연출감독에게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 관련 폭로글들이 이어졌다. 무대 뒤, 한 거장의 추악한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연극계는 그야말로 초토화가 됐다.

또 다른 '거장', 김기덕 감독도 가해자로 전락했다. 지난 3월 MBC 시사교양 프로그램 'PD 수첩'은 김기덕 감독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성들의 증언을 공개했다. 피해자는 여배우와 여성 스태프 등 연예인과 비연예인을 막론했고 피해자의 증언 강도는 상상 이상이었다. 파장은 컸다. 외신은 한국 '미투' 중 가장 충격적인 뉴스라고 보도했다. '거장'의 권위는 한순간에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

시청자 또는 관객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배우들은 불명예스럽게 연예계에서 퇴장했다. 그 과정도 연일 오명으로 얼룩졌다.

지난 2월 조재현은 성폭행을 부인했지만, 또 다른 피해자의 인터뷰가 공개되자 잘못을 시인했다. 故조민기는 청주대 교수로 재직 당시, 학생들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에 휩싸이자 "명백한 루머"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걷잡을 수 없는 폭로에 이를 인정했다. 오달수는 사건 발생 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다가 침묵을 깨고 이를 극구 부인했지만 피해자가 얼굴과 실명을 밝힌 후에서야 공식 사과했다. 최일화는 성추행 사실을 자진고백했지만, 성폭행 의혹에는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미투'의 여파는 가해자의 사과만으로 끝나지 않았다. 이들이 출연 중이거나 예정이었던 작품은 직격탄을 맞았다. 조재현은 방송 중인 드라마 '크로스'에서, 故조민기와 오달수는 각각 출연 예정이던 드라마 '작은 신의 아이들', '나의 아저씨'에서 하차했다. 오달수가 출연한 사전제작 영화 '신과함께-인과 연'은 10억 원 가량의 피해를 입었다. 제작진은 대체 배우를 물색하거나 재촬영에 돌입하는 등 연일 동분서주했다. 연예계에서는 해당 작품의 배우가 가해자로 지목될까 전전긍긍하는 분위기가 드리워지기도 했다.

거대한 폭풍처럼 휘몰아쳤던 '미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조재현과 김기덕 감독을 향한 고발이 대표적 예다. 지난 2004년 당시 미성년이었던 A씨는 조재현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 최근 법원의 화해권고 결정에 불복해 조재현과의 정식 재판이 진행될 예정이다. 김기덕 감독은 지난 8월 'PD 수첩'을 상대로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며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피해자들의 주장을 부인했다.

계속되는 법적 공방, 조근현 감독 등 가해자로 지목된 또 다른 인사들의 묵묵부답 등 폭로뿐 아니라, '미투'의 여파에 따른 사건들은 매듭 지어지지 않았다. 또한 가해자의 법적·사회적 처벌뿐 아니라 피해자가 2차 피해를 입지 않고 또 다른 피해자가 발생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제도의 필요성 등 구조적 해결책은 여전히 과제로 남았다.

유지희기자 hee0011@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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