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DI, 사라지나…총리실 의뢰 개편보고서 나와


통폐합·민영화·폐지안...직원들 강력 '반발'

최근 방석호 홍익대 교수(전 KBS이사)를 신임 원장으로 선임한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다른 연구기관과 통폐합되거나 민영화되거나 폐지될 운명에 처했다.

이에따라 방송과 통신, 인터넷을 기반으로 우리 경제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려던 KISDI의 계획이 풍전등화 신세에 놓이게 됐다.

KISDI 직원들은 전국공공연구노조 지부를 중심으로 강력 반발하면서,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국무총리실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는 최근 (재)한반도선진화재단(연구총책임자 한국외대 황성돈 교수)에 '정부출연연구기관 운영 개편 방안'에 대해 용역을 의뢰,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10월 2일 오전 9시 30분부터 KISDI에서 '정부출연연구소 운영개편 연구용역 결과 공청회'를 연다.

공청회 이후 총리실은 출연연구소 운영개편 방안을 확정해 청와대에 보고하게 된다.

그런데 용역결과로 나온 '운영 개편 방안'에 따르면 KISDI는 다른 기관과 통폐합(기능분리)되거나 민영화되거나 폐지돼 파란이 일고 있다.

◆선진화재단 "출연연, 싱크탱크로 문제많다"

한반도선진화재단은 보고서에서 정부출연연구기관들이 정부입장을 대변하는 연구를 하는 등 자율성이 희구됐고, 기획·조정능력의 부재로 국가사회적인 싱크탱크로서의 충분한 기능을 수행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환경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지 못하면서 연구기관간 단절과 중복 현상도 심해져 장기 국가전략을 지원하지 못하고 있으며, 불필요한 정부 출연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소속 정부출연 연구기관은 총 23개. ▲경제정책(대외경제정책연구원, 산업연구원, 한국개발연구원, 한국농촌경제연구원, 한국조세연구원) ▲자원인프라(국토연구원, 에너지경제연구원, 정보통신정책연구원,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한국교통연구원) ▲인적자원(한국교육개발원,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한국보건사회연구원, 한국여성정책연구원, 한국직업능력개발원,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한국노동연구원) ▲공공영역(과학기술정책연구원, 통일연구원, 한국법제연구원, 한국행정연구원,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등이다.

◆6개 개편방안...KISDI, 통폐합·민영화·폐지안 제시

선진화재단은 범 정부 차원의 중장기 종합연구역량과 단기 현안에 대한 개별부처의 정책 역량을 함께 키우려면, 총리실 산하에 있는 연구회 체제를 바꾸거나 개별 연구기관들을 통폐합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총 6개 방안(3개 기본방안 x 각 방안별 2개 세부방안)을 제시했는데, 기본방안은 ▲연구회 체제의 근간을 유지하면서 개편하는 1안과 ▲연구회 체제를 없애고 개별부처에 환원하는 2안 ▲종합연구원을 설립하는 3안이다.

하지만 어떤 방식이 돼도 KISDI는 두개로 쪼개지거나, 민영화되거나, 폐지된다.

구체적으로 KISDI는 ▲일부는 에너지경제연구원과 함께 산업연구원(지식경제부 소관)으로 통합되고 일부는 정보통신정책연구원(방송통신위원회 소관)으로 남는다. 아니면 ▲민영화되거나 ▲종합연구원으로 흡수돼 사실상 폐지된다.

23개인 기관을 16개로 줄이면 KISDI는 둘로 쪼개지고, 10개로 줄이면 민영화를 검토하는 것. 종합연구원 설립 방안을 채택, 중장기·단기 과제를 모두 하는 미래정책연구원을 만들때나 중장기 과제(국가전략연구원)와 개별부처 연구기관을 나눌 때도 KISDI는 사라진다.

◆전문가들, 방통융합 정책 고사 '우려'...노조 '강력반발'

선진화재단의 용역결과가 나오자 방송통신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KISDI의 한 박사는 "정부조직개편이후 방송통신인터넷 관련 규제가 혼란을 겪고 있는 가운데 갑자기 KISDI를 없애자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면서 "정보통신기술(IT)분야의 정책 연구에 있어 컨트롤 타워 역할이 절실한 때에 (KISDI 축소나 폐지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지경부가 IT 진흥기능을, 행안부가 정보사회진흥원을 가져갔다고 해도 IT가 전방위로 수렴되는 시대에 국가전략을 수립하는 기관은 필요하지 않겠냐"면서 "자체 기금이 많고 출연금이 적다는 이유로 KISDI를 개편대상으로 논의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또다른 KISDI 박사는 "민영화해 통신기업들의 컨설팅으로 연구원을 운영하라는 얘긴데, (민영화돼) 정부정책에 영향을 못미치면 생존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얼마안 돼 공적 영역에서의 정책연구는 줄어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윤두영 KISDI 노조 지부장은 "보고서에는 '정책환경 변화에 따라 국가차원의 연구필요성이 결여되어 정부출연금을 지급할 필요가 없다'라는 단 두 줄의 언급이 KISDI 통폐합 관련 논거의 전부"라면서 "출연금 비중을 높여야한다고 역설하면서 왜 가장 출연금 비중이 적은 기관의 출연금을 올려주지 못할지언정 없애버리겠다는 말인가, 민영화 등을 추진하면 모든 수단, 방법을 강구해 저지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같은 KISDI 개편방안에 대해 청와대 및 방송통신위원회 일각에서도 이견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수면으로 떠오르지 않아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면서도 "방통위 출범이후 KISDI가 방송전문가들을 채용하는 등 방송과 통신, 방통융합을 신성장 동력으로 키우려면 KISDI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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