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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 부품 1위 보쉬도 투자…유럽, 반도체 생산 독립 '속도'


지원책 강화하자 ST마이크로·인텔도 생산시설 확충 나서

[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 속에 유럽도 반도체 생산 자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럽연합(EU)이 보조금 지원 등에 나서자 유럽 기업은 물론 미국 반도체 업체까지 유럽에 생산기지를 구축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자동차 부품 1위인 독일 보쉬가 반도체 기업으로 전환을 꾀한다.

보쉬는 2026년까지 30억 유로(약 4조원)를 반도체 생산에 투자할 계획이다. 차량용 반도체 주력할 예정이며 양대 반도체 거점인 드레스덴과 로이틀링겐에는 연구·개발(R&D)센터도 세운다.

인텔이 건설할 독일 마그데부르크 공장 랜더링 이미지. [사진=인텔]
인텔이 건설할 독일 마그데부르크 공장 랜더링 이미지. [사진=인텔]

보쉬는 지난해 10월부터 독일 로이틀링겐과 말레이시아 페낭의 반도체 공장에 4억 유로를 투자하며 반도체 생산 시설 확충에 나선 바 있다.

슈테판 하르퉁 보쉬 최고경영자(CEO)는 "고객들의 반도체 수요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며 "이에 대비하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스위스 차량용반도체 업체인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는 미국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인 글로벌파운드리와 손잡고 40억 유로(약 5조6천억원) 규모의 반도체 공장을 짓기로 했다.

이들은 프랑스 크롤의 ST마이크로 공장을 증설키로 했으며 2026년 완공을 목표로 한다.

미국의 간판 반도체 업체인 인텔도 지난 3월 유럽에 반도체 연구개발, 제조 시설을 위해 향후 10년 간 최대 800억 유로(약 106조원)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이중 초기 투자에 330억 유로(약 43조8천억원) 이상이 투입된다. 독일에 들어설 최첨단 반도체 공장엔 170억 유로(약 23조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이처럼 유럽은 물론 미국 반도체 업체까지 반도체 생산시설을 확대하는 건 유럽의 적극적인 지원책 덕분이다.

반도체는 그동안 유럽, 미국 등 기업들이 만든 지식재산권(IP)을 토대로 미국의 반도체 설계기업(팹리스)들이 반도체를 설계하고 대만·한국 등에서 이를 생산하는 글로벌 공급망 체계를 갖췄지만, 코로나19 이후 반도체 공급난이 극심해지며 반도체 공급망을 자국 중심으로 재편하려는 움직임이 강해졌다.

이에 따라 EU는 지난 3월 2030년까지 반도체 생산 점유율을 현 10%에서 20%대로 확대하고, 반도체 생산 시설에 430억 유로(약 57조원)를 지원하는 데 합의했다.

이는 미국, 중국의 반도체 지원 정책과 유사한 측면이 있다. 미국의 반도체 지원법은 약 520억 달러(약 69조원)를 미국 반도체 산업에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이 법안은 세부 조항을 놓고 민주당과 공화당의 이견으로 미국 의회에 묶여 있다.

중국도 미국의 반도체 장비 수출 제재로 기세가 꺾이긴 했지만 반도체 굴기를 포기하지 않고 있다. 중국은 반도체 자급률 향상에 사활을 걸며 지난 2015년부터 향후 10년간 1조 위안(약 195조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해 왔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반도체 공급난을 겪으면서 유럽에서도 12인치 웨이퍼 기반의 반도체 생산이 부족하다는 인식이 강해졌다"며 "반도체 생산 자주권을 다시 가져오길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혜정 기자(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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