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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채호' KT 출항…합병논의 가속화 예상


외풍 불안 해소...지배구조 개선·성장동력 찾기 숙제

이석채 전 정보통신부 장관(63세)이 9일 KT 사장추천위원회로부터 사장 후보로 추천돼 내년 1월 임시 주총에서 11대 사장으로 공식 선임될 전망이다.

새로운 KT호의 수장이 될 이석채 전 장관은 정보통신 전문가로서 KT의 비전을 실현할 적임자로 평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대 사안에 대한 기획력과 추진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 높이 평가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사장에 본격 취임할 경우 KT 그룹의 최대 현안이지만 전 사장 구속으로 중단됐던 KTF와의 합병 추진이 가속화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기업의 방송시장 진출까지 전면허용하는 '규제완화' 추세 속에서 합병을 막을 명분이나 이유가 없다는 점도 조기합병론에 무게를 실고 있다.

또 이르면 내년 3분기 KT-KTF 합병과정에서 지주회사 회장제를 도입하고, 부문별 총괄 사장을 두는 구조로 경영이 크게 바뀔 것이란 관측도 있다.

무엇보다 이석채 전 장관은 여권에서 광범위한 지지를 받고 있는 만큼, 당분간 외풍으로부터 KT 그룹을 보호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존재한다.

그러나 이석채 전 장관은 KT가 안고 있는 가장 본질적인 문제인 신성장 동력을 찾아내야 하고 지배구조를 개선해야 하는 큰 숙제를 안고 있다.

KT는 지난 3분기 최대 수익원이었던 유선전화에서의 매출이 급감하는 등 몇 년째 매출액과 영업이익,순이익이 뒷걸음질쳐 왔다. 유선전화간 통화량이 매년 10% 이상 줄어드는 것과 함께 인터넷전화(VoIP) 번호이동이 대중화되는 내년에는 급속한 매출 하락이 예상된다.

그렇다고 IPTV나 와이브로가 당장 효자 상품이 되기도 어렵다. IPTV와 와이브로를 밀고 있는 방송통신위원회 송도균 부위원장도 얼마 전 프랑스에서 열린 '디지월드 서밋(DigiWorld Summit) 2008'에서 "인터넷 기술의 최전방에 있는 IPTV와 와이브로 같은 서비스는 새로운 수익모델 창출이 절실하나 아직은 기술과 정책적 한계에 부딪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석채 사장으로는 IPTV와 와이브로 살리기가 큰 짐인 셈이다. 이러한 신사업 안착을 통한 KT의 혁신은 최악의 경기침체 속에 빠져 있는 국내 정보통신기술(ICT)산업의 생태계를 새롭게 복원하고, 방송통신을 우리나라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만드는 기반이 되기에 기대가 크다.

옛 정보통신부 고위직 출신 관계자는 "이석채 장관은 추진력이 매우 강한 사람으로, 당시 CDMA 상용화에 대해 심지어 미국에서도 아집이라는 시각이 있었지만, 그의 돌파력으로 반전을 이뤘다"고 회고했다.

그로부터 12년이 지난 지금, 김신배 SK텔레콤 사장은 며칠 전 기자단 송년행사에서 "우리나라의 IT 역사상 가장 큰성과는 CDMA 최초 상용화와 세계 최고수준의 브로드밴드망 구축"이라고 평가했다.

또다른 고위직 공무원은 그를 "경제기획원 차관에서 정통부 장관으로 오기 전에 발령받고 1주일 여만에 통신 관련 책을 3~4권 읽은 노력형"이라고 평했다. 10년이 넘는 공백이 있었지만, 충분히 극복해 낼 것이라는 얘기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드는 일과 함께 중요한 문제는 2002년 민영화 이후 추진됐던 KT의 경영 혁신 활동을 검토하면서 위험관리에 있어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만드는 일이다. KT 한 임원은 "KT는 민영화됐다지만 공기업 문화에 젖어있고, 경쟁하는 시장은 완전경쟁시장"이라면서 "지금처럼 3년 임기로 자회사를 포함 전체적인 사업을 관장하는 상황에선 정권이 바뀔 때마다 외풍에 시달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자회사 사장과 전직 사장 구속이라는 통신업계 초유의 사태로 의기소침한 직원들을 앞장서 따뜻하게 보듬어 안아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KT 관계자는 "힘있는 사장이 와서 좋지만, 당장 사업구조 조정에 따른 인력감축같은 일을 밀어붙이지는 않았으면 한다"며 직원들을 하나로 모아내는 리더십을 기대했다.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강호성 기자 chaosi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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