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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현대건설이 나란히 웃은 이유


해외 비중 높아 외형·내실 모두 챙겨…사상 최대 영업익 달성하기도
'해외·비주택'에 건설사 실적 희비 갈려…올해도 개선하기 버거울듯

[아이뉴스24 오경선 기자] 건설경기 침체와 원자재가격 인상 등 영향으로 지난해 대형 건설사간 실적 희비가 교차했다. 국내외 매출 포트폴리오가 다양한 건설사의 경우 실적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국내 주택 비중 의존도가 높은 건설사는 수익성이 감소했다.

올해는 주택시장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해외 시장도 녹록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건설사에서 가장 큰 비중을 가진 주택 부문의 매출은 대부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이에 마진도 크게 개선되기 힘들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건설경기 침체와 원자재가격 인상 등 영향으로 지난해 대형 건설사간 실적 희비가 교차했다. 사진은 주요 건설사의 2023년 실적. [사진=조은수 기자]
건설경기 침체와 원자재가격 인상 등 영향으로 지난해 대형 건설사간 실적 희비가 교차했다. 사진은 주요 건설사의 2023년 실적. [사진=조은수 기자]

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은 19조3100억원, 영업이익은 1조340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32.3%, 18.2% 증가했다.

해외 프로젝트 매출이 주요했다. 카타르 태양광, 네옴 터널 등 해외 주요 프로젝트 매출이 본격화됐고, 국내외 수주 증가로 견조한 실적이 지속됐다. 세부적으로 국내 매출이 10조610억원, 해외 매출이 9조2490억원을 기록해 국내외 균형잡힌 사업 비중을 나타냈다. 작년 말 수주잔고 기준으로는 국내 12조5820억원, 해외 15조1420억원으로 해외가 소폭 웃도는 모습을 보였다.

현대건설도 중동지역의 플랜트·토목 프로젝트, 국내외 신규 원전 프로젝트 등 비주택 사업의 고른 실적을 바탕으로 견조한 수익을 냈다.

현대건설의 지난해 연결 실적은 매출 29조6514억원, 영업이익 7854억원이다. 전년에 비해 매출은 39.6%, 영업이익은 36.6% 늘었다. 현대건설 별도 매출액은 전년 대비 31.7% 증가한 16조5000억원, 영업이익은 16.9% 오른 5514억원이다. 샤힌 프로젝트와 함께 사우디 자푸라 가스전 1단계, 사우디 네옴 러닝터널, 이라크 바스라 정유공장, 폴란드 올레핀 확장공사 등 해외 대형 현장의 공정이 본격화된 것이 주요했다.

국내 주택비중이 큰 대우건설과 DL이앤씨는 전년 대비 이익이 감소했다. 건자재 가격 급등 영향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탓이다.

대우건설의 지난해 매출은 11조6478억원으로 전년 대비 11.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6625억원으로 12.8% 줄었다. 매출총이익률(매출액에서 매출원가를 차감한 후 얻어진 이익 비율)이 낮은 주택건축의 비중(전체 매출의 62%)이 높은 영향이다. 매출총이익률이 낮다는 것은 팔아도 남는게 적다는 의미다.

대우건설 주택건축 부문의 매출총이익률은 2022년(10.0%)보다도 줄어 지난해 7.7%에 그쳤다. 매출에서 주택건축 생산에 필요한 원자재·노동비 등 직접 비용(매출원가)만 차감한 것으로, 여기에 판관비 등을 제외하면 영업이익률은 더 낮아진다.

DL이앤씨는 연결 기준 매출 7조9945억원, 영업이익 331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보다 6.6%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33.4% 급감했다. 전체 매출에서 원가율(매출에서 매출원가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은 국내 주택 비중이 63%에 달하고 건자재 가격 상승으로 토목, 플랜트 부문 원가율도 올라 수익성이 낮아진 영향이다. 작년 4분기 기준 토목 원가율은 91.5%로 지난 2022년 4분기(87.4%)에 비해 1년만에 4.1%포인트 늘었다. 플랜트 원가율은 83.2%로 같은 기간 10.7%포인트 급등했다. 주택 원가율은 1년전에 비해 소폭 감소했지만 여전히 90%대로 높은 수치를 보였다.

GS건설의 경우 매출은 전년에 비해 증가했지만, 인천 검단사고 손실 반영과 원가 상승 등 영향으로 영업손익은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13조4370억원, 영업손익은 -3880억원이다.

전문가들은 불확실한 건설 업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올해도 가시적인 실적 반등을 꾀하긴 어려울 것으로 관측했다. 국내 주택 매매 수요가 위축돼 청약 시장에서 부진한데다, 해외 시장에서도 높은 마진을 내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삼성물산(전사), 현대건설, 대우건설, GS건설, DL이앤씨 등 대형 건설사 5개사의 올해 연간 합산 매출액은 105조6517억원, 영업이익은 5조3764억원이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1%, 영업이익은 26.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올해 일회성 비용 등 영향으로 적자를 기록한 GS건설을 제외하면 남은 4개사의 합산 영업이익은 작년에 비해 8.4% 증가하는데 그칠 전망이다.

배세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화 우려가 상호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분양 물량 증가, 매매가 상승 등 부동산 경기 회복과 PF 부실화 해소의 시점은 쉽사리 예측할 수 없다"며 "다만 분양 경기 침체와 PF 신용 리스크가 대두되고 있는 현재의 부동산 상황을 고려했을 때, 최소 올해 상반기까지는 불확실성이 유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해외 플랜트의 경우 예산에 비해 높아진 공사비와 경쟁입찰 심화 등으로 수주나 마진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우려를 해소하려면 숫자를 통해 확인해야 하는데, 시간이 꽤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작년엔 대부분의 건설사가 미분양으로 인한 착공 부담과 공사비 협상 지연 등의 부담을 안고 있었다"며 "올해는 도시정비를 중심으로 분양이 다시 재개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하지만 그동안의 분양 가이던스 달성률을 볼 때 보수적으로 볼 수밖에 없어 보인다. 또한 도시정비의 경우 여전히 공사비 증액 이슈가 있어, 분양이 계획대로 진행될지 여부를 확인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오경선 기자(seon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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