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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4Q 실적] '효자'였던 반도체, 영업익 '뚝'…1분기 '적자' 예고


수요 급감에 D램·낸드값 하락 여파…삼성전자 감산 동참 여부에 업계 '관심'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글로벌 경기 한파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업황 침체 여파로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문의 실적이 빠른 속도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그동안 실적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 왔던 반도체 사업은 올 들어 적자 기록 가능성도 점쳐질 만큼 시장의 우려를 낳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잠정실적 발표를 통해 매출 70조원, 영업이익 4조3천억원을 기록했다고 6일 밝혔다. 매출은 전기 대비 8.83%, 전년 동기 대비 8.58% 줄었고, 영업이익은 전기 대비 60.3%, 전년 동기 대비 69%나 감소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임원들이 화성캠퍼스 3나노 양산라인에서 3나노 웨이퍼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임원들이 화성캠퍼스 3나노 양산라인에서 3나노 웨이퍼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이날 사업 부문별 실적이 공개되진 않았으나, 시장에선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반도체 사업 영업이익이 1조5천억원 수준에 그쳤을 것으로 봤다. 특히 골드만삭스는 반도체 부문 예상 영업이익을 기존 2조6천억원에서 1조5천억원으로 42.3% 줄였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8조8천억원) 대비 83% 급감한 수준이다.

반도체 부문의 실적 악화는 지난해 3분기부터 감지됐다. 2분기에는 10조3천88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나, 3분기부터 메모리 시황 악화 충격 여파로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 31.4% 감소한 5조1천560억원에 그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소비 위축에 따른 반도체 수요 감소로 주력 제품인 D램, 낸드플래시 가격이 하락세를 보인 탓"이라며 "고객사의 주문량이 급감하고 메모리 반도체 재고도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10월 D램(PC향 범용제품 기준)과 낸드플래시 고정거래가격은 전월 대비 각각 22.46%, 3.74% 떨어졌다. 11월에는 보합세를 보이다 12월에 다시 하락했다.

수요 감소 탓에 재고자산도 급증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재고자산은 57조3천198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38.5% 늘었다.

시장에선 올해도 삼성전자 반도체 실적이 암울할 것으로 봤다. 주력 제품인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혹한기'가 적어도 올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1분기 PC D램 범용제품의 고정거래가격이 지난해 4분기보다 15~20% 하락할 것으로 관측했다. 수출입은행은 연간 기준 D램 평균 가격이 전년 대비 35%, 낸드플래시 평균 가격은 11%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2년간 호황기를 누렸던 파운드리 시장 역시 어두운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스마트폰, PC, TV 등에 들어가는 칩 수요가 감소하면서 파운드리 업체에 쇄도하던 위탁 생산 주문이 줄어들고 있어서다. 이에 재작년 100%에 달한 전 세계 파운드리 공장의 평균 가동률은 지난해 4분기 86%로 떨어졌다. 올해도 PC 출하량은 5~10% 감소하고 스마트폰 출하는 크게 늘지 않을 것이란 게 업계의 중론이다.

올해 전 세계 반도체 시장 전망도 암울하다.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반도체 매출은 5천565억 달러(약 706조5천880억원)로 지난해(5천801억달러) 대비 4.1% 감소할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상황 탓에 대신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부문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695억원 적자로 예상했다. 하이투자증권은 280억원 적자, BNK투자증권은 무려 2천900억원가량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부문에서 적자를 기록하게 되면 지난 2009년 1분기(6천700억원 적자) 이후 14년 만이다.

위민복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업계 내 최고 원가 경쟁력에도 지난해 4분기 낸드 플래시 영업적자를 시작으로 올해 1분기 DS부문 적자, 2분기 D램 적자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올해 반도체 사업의 영업이익 목표를 지난해 절반 수준으로 잡았다. 지난해 삼성전자 DS부문 영업이익은 25조4천509억원(증권사 추정치 평균)으로 추정된다. 일각에선 삼성전자가 경쟁사들처럼 감산에 동참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SK하이닉스, 마이크론, 키옥시아 등은 지난해 4분기에 공급 축소에 나선 바 있다. 다만 삼성전자는 앞서 반도체 업황이 악화되도 인위적 감산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던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업황 회복을 앞당길 수 있는 핵심 요인은 삼성전자의 감산 동참 여부"라며 "세계 1위 생산업체인 삼성전자가 공급량을 크게 줄여야 수급이 안정되고 가격도 하락세를 멈출 수 있다"고 봤다.

이어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예상보다 크게 하락해 손익분기점 수준까지 떨어졌다"며 "삼성전자가 공급 전략을 수정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덧붙였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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