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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新 개발팀 두고 '시끌시끌'…갤럭시 전용 AP 나올까


한종희 '기술력 강화' 특명 속 신설팀 역할에 주목…AP 최적화 솔루션 개발에 그칠 수도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삼성전자가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스마트폰 사업부 내에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개발팀을 신설하자 '갤럭시' 전용 AP 개발에 대한 업계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올 초 자사 모바일 AP인 '엑시노스'의 발열, 성능 저하 등으로 홍역을 치렀던 삼성전자가 자구책 마련에 나선 듯 하지만, 현재 기술 수준과 퀄컴, 미디어텍 등 기존 AP 공급사와의 관계를 고려했을 때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삼성 갤럭시 S22+ [사진=삼성전자 ]
삼성 갤럭시 S22+ [사진=삼성전자 ]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스마트폰 사업부 내에 모바일 AP 개발팀을 신설했다. AP솔루션개발팀장은 미국 반도체 기업 퀄컴에서 무선 칩셋 개발업무를 담당한 적 있는 최원준 신임 MX개발실장(부사장)이 맡았다.

모바일 AP는 컴퓨터의 CPU(중앙처리장치)처럼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한다. 스마트폰, 태블릿 등에 사용되는 반도체 칩셋(시스템 반도체)으로, 삼성전자에선 '엑시노스'를 그동안 선보여 왔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DS(디바이스 솔루션) 부문 시스템 LSI 사업부에서 '엑시노스'를 주로 개발해 왔다. 하지만 올 초 '갤럭시S22' 출시 직후 불거진 GOS(게임옵티마이징서비스) 논란이 AP 때문이란 지적이 빗발쳤고, 특히 '엑시노스'는 발열, 성능 저하와 수율(생산품 대비 정상품 비율) 등의 논란에 휩싸였다.

결국 삼성전자 MX 사업부는 프리미엄 이미지를 지키고자 올해 8월 출시한 '갤럭시Z폴드4· 플립4'에 '엑시노스' 대신 모두 퀄컴의 '스냅드래곤'만 채용했다. 내년 초 출시할 예정인 '갤럭시S23' 시리즈에도 퀄컴 AP가 100% 쓰일 예정이다.

이에 따른 삼성전자의 모바일 AP 가격 부담도 점차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모바일AP 매입액은 전체 원재료 품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데, 3분기까지 삼성전자가 모바일AP를 매입하는 데 쓴 금액은 8조1천423억원에 달한다. 1년 전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증가한 규모다. 4G에서 5G로 전환되며 AP칩 가격이 오르고 있다는 점도 한 몫 했다.

부품 조달 비용이 늘면서 삼성전자 매출에서 원재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늘고 있다. 삼성전자의 3분기 매출원가율은 62.6%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6%포인트 상승했다.

업계 관계자는 "퀄컴, 미디어텍 등 대외 부품 의존도가 커진 것이 모바일AP 가격 급등을 부른 듯 하다"며 "기술력이 뒷받침되지 않자 '엑시노스' 탑재 비중을 낮춘 것이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원가절감 경쟁력을 흔들고 있는 듯한 모습"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모바일 AP '엑시노스 1280'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모바일 AP '엑시노스 1280' [사진=삼성전자]

이 같은 분위기를 고려해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은 지난 3월 '갤럭시 전용 AP' 개발을 공표했다. 당시 타운홀 미팅에서 노 사장은 'GOS 논란에 따른 해결책이 뭐냐'는 직원들의 질문에 "커스터마이징된 (갤럭시) AP 개발을 고민해보겠다"고 밝혔다. 이후 지난 8월 뉴욕 기자 간담회에선 "여러 파트너사들과 논의하고 검토 중"이라며 "자체 AP 개발 부분은 굉장히 시간도 오래 걸리고 고려해야 할 상황이 많다"고 공식화했다. 업계에선 해당 AP가 2025년께 적용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 부회장도 최근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X 사업부의 글로벌 전략회의에 참석해 원가 절감 등 수익성 중심의 전략 대신 기술력과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려 프리미엄 시장에 더욱 집중하자는 메시지를 전했다. '샌드위치' 신세에 놓인 삼성 스마트폰을 살리기 위해선 기술력이 우선돼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들은 일제히 칩 독립을 위해 전력을 쏟았으나, 글로벌 시장에서 스마트폰을 가장 많이 판매하는 삼성전자가 자체 칩 개발에 이제서야 나선다는 건 문제"라며 "갤럭시 생존을 위해선 자체 칩 개발이 필수"라고 꼬집었다.

그러나 일각에선 삼성전자가 AP솔루션개발팀을 만든 것이 갤럭시 전용 AP를 만들기 위한 것이 아니란 해석을 내놨다. 스마트폰 품질 강화를 위한 AP 최적화 과정의 일환으로, 관련 솔루션 개발에만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가 지난 2019년 자체 CPU 설계 프로젝트인 '몽구스 프로젝트'가 실패했다는 점과 '엑시노스'에서 뚜렷한 성과가 없다는 점에서 기술력에 여전히 한계가 있단 지적도 나왔다.

앞서 삼성전자는 모바일 AP 시장 점유율 1위 사업자 퀄컴을 따라잡기 위해 지난 2015년 오스틴 연구개발센터인 SARC에 '몽구스팀'을 조직해 자체적으로 CPU 코어를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그 결과물로 '엑시노스8'을 선보였으나, 시장에서 성능 문제로 혹평을 받았고 결국 삼성전자는 2019년 몽구스 프로젝트를 중단하고 300여명의 직원들을 해고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시스템LSI 사업부를 통해 '엑시노스'로 AP 사업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펼치고 있는 MX사업부에서 굳이 자체 AP를 따로 개발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맞지 않다"며 "'엑시노스'로도 경쟁력을 입증하지 못한 상황에서 갤럭시 전용 AP를 따로 개발하겠다는 것은 기술적 한계를 뛰어 넘지 못할 것이란 걸 이미 증명한 것"이라고 일침했다.

이어 "AP솔루션개발팀장을 맡은 최 부사장도 퀄컴에서 블루투스, 와이파이 개발과 관련됐던 인물로, AP 개발 전문 인력이 아닌 것으로 안다"며 "여러 회사들의 AP가 '갤럭시폰'에 최적화 될 수 있게 연결성을 강화하고자 하는 솔루션 마련에 집중하고자 만든 팀이지, 자체 AP 개발팀이 아닌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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