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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삼성전자 직원도 놀란 이재승 사임…정기인사 변수될 듯


국감 증인 채택·가전 실적 악화 등으로 부담감 컸을 듯…연말인사 주목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삼성전자 정기 인사를 두 달여 앞두고 생활가전사업부를 총괄하고 있던 이재승 사장이 갑작스레 사임하자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일신상의 사유라는 입장이지만, 최근 일어난 '세탁기 불량 사태'와 가전 사업부의 실적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크게 부담을 느낀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장 이재승 사장(사진 오른쪽)이 지난 6일 서울에서 엔리케 레이나 온두라스 외교부 장관(사진 왼쪽)을 만나 삼성전자의 주요 활동을 소개했다. 이 사장은 이날 진행된 산자위 국감의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이 행사를 이유로 불참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장 이재승 사장(사진 오른쪽)이 지난 6일 서울에서 엔리케 레이나 온두라스 외교부 장관(사진 왼쪽)을 만나 삼성전자의 주요 활동을 소개했다. 이 사장은 이날 진행된 산자위 국감의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이 행사를 이유로 불참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이 사장이 일신상의 사유로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후임 생활가전사업부장으로 현 대표이사이자 DX부문장인 한종희 부회장을 겸직 위촉했다고 18일 밝혔다.

1960년생인 이 사장은 고려대 기계공학과 학사와 석사를 졸업하고 1986년 삼성전자 냉동공조연구실에 입사했다. 생활가전 분야에서 30년 이상 근무한 전문가로, 2009년 이후 생활가전사업부 개발팀 냉기개발그룹장, 2011년 개발팀 냉장고개발그룹장을 거치면서 생활가전 사업 강화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이 사장은 무풍에어컨, 비스포크 시리즈 등 신개념 프리미엄 가전제품 개발을 주도했으며 지난 2020년 12월 정기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삼성전자 창립 이래 생활가전 출신의 첫 사장 승진자로 당시 업계의 주목 받았다.

이 사장은 향후 대표이사 보좌역으로 위촉돼 가전 비즈니스 관련 자문, 지원 등의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 '세탁기 불량 사태'로 국감行 부담?…이기수 부사장 '증인' 채택

이 사장의 돌연 사임 결정으로 삼성전자 내부 직원들도 다소 당황해 하는 눈치다. 삼성전자 측은 일신상의 사유 외에는 정확한 배경을 알지 못한다는 입장이지만, 이 사장은 최근 건강 악화 등을 이유로 현업을 챙기기 어렵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일각에선 지난 7월부터 이어진 '세탁기 불량 사태'와 관련해 국정감사 증인으로까지 채택된 것이 부담을 줬을 것으로 봤다.

이 사장은 지난 4일 진행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 증인 명단에 채택됐으나, 당시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협력을 요청한다는 이유로 한국을 방문 중인 엘살바도르 정부 관계자를 만나면서 결국 증인 신청이 철회됐다. 산자위는 삼성전자의 드럼세탁기 '비스포크 그랑데 AI'의 강화 유리문이 파손되는 사고가 잇따르며 논란이 일자 이 사장을 국감 증인으로 채택한 바 있다.

이 일과 관련해 오는 21일 진행되는 종합 국감에는 이기수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부사장이 증인으로 참석하게 됐다.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삼성 스마트폰과 세탁기 불량조치 과정에서의 소비자 기만행위 감사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이 부사장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 경기침체로 가전 실적 '뚝'…삼성 정기인사 방향 '촉각'

최근 가전 시장 분위기가 악화되고 있는 것도 이 사장에게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 심리 하락 현상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으면서 가전·전자 제품 시장 불황이 장기화돼 실적이 큰 타격을 받고 있어서다.

실제로 삼성전자가 지난 7일 발표한 3분기 잠정실적에 따르면 매출은 76조원, 영업이익은 10조8천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7%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무려 31.7% 감소했다. 사업부별 실적이 발표되진 않았으나, 이 사장이 맡았던 생활가전사업부는 전년 동기의 절반 수준인 4천억원대의 영업이익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오는 27일 사업부문별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이 사장의 부담이 컸을 것이란 관측이다.

이재승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장 사장 [사진=삼성전자 뉴스룸]
이재승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장 사장 [사진=삼성전자 뉴스룸]

이 사장의 돌연 사임으로 삼성전자의 정기 인사 방향도 높은 관심을 끌고 있다. 삼성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 복귀에 따라 '성과 보상'과 '초격차' 원칙에 맞춰 오는 12월 초께 대대적으로 정기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부사장급과 상무급 중심으로 임원 변화가 클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번 일로 사장단 인사도 불가피하게 됐다.

재계 관계자는 "다음달 1일 승진이 유력한 이 부회장의 회장 취임과 함께 그룹 내 컨트롤타워가 재건되는 것에 따라 인사 방향이 달라질 것 같다"며 "한종희 부회장의 연임과 정현호 사업지원TF 부회장의 역할론도 이번 인사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종희 부회장이 이 사장의 후임으로 당분간 생활가전사업부장을 겸직한다고 하지만, DX사업부도 총괄하고 있어 업무 부담이 높은 만큼 오랫동안 이 체제가 지속되진 않을 것"이라며 "이번 정기 인사에서 생활가전사업부를 중심으로 큰 폭의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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