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구글 국회' 안된다


'망 무임승차' 본질 바라볼 때

데스크칼럼

[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망 사용료 법 문제점이 있어 보입니다.”

국정감사 직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트윗이 분위기를 바꿔놨다. 실제 지난 5일 개최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정감사에서도 똑같은 상황이 불거졌다. 장경태 의원(더불어민주당)은 “민간 기업 간 갈등을 정부가 개입해 입법으로 해결하려는게 문제다”라고 지적했으며, 윤두현 의원(국민의힘)은 “임대차 3법처럼 집 없는 사람 보호하려다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비판했다.

망 사용료에 대한 논의가 이제라도 뜨거운 감자로 부상해 긍정적이나, 그 본질을 들여다보지 않았다는 점에서는 우려가 깊다. 과연 그 부분에 대한 얼마만큼의 고민을 해봤는지도 반문하고 싶다.

물론 장경태 의원이 지적한대로 원칙적으로 민간 기업 간 갈등을 정부가 개입해서는 안된다. 시장이 자율적으로 바람직하게 움직이는 것이 가장 나은 대안이다. 이 바탕에는 좀 더 신중할 수 있도록 실태조사도 단행하고 유의미한 데이터를 쌓아두고 나서 다시 입법을 논해야 한다는 의도도 깔려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다만, 관건은 이같은 원칙대로 ‘현재 상황이 민간 기업 간 갈등을 정부의 개입 없이도 풀어낼 수 있는가’다. 이 가능성을 살펴보기 위해서는 무려 10년 이상 또는 가깝게는 7년 전으로 되돌아가야 한다.

2016년 메타(구 페이스북)는 국내 인터넷서비스제공사업자(ISP) 등과 망사용료를 놓고 갈등을 빚다 접속 경로를 임의로 변경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트래픽 폭증 상황을 겪은 ISP가 증설에 나서기는 했으나 계속해서 늘어나는 트래픽을 감당키 어려웠다. 계속된 망사용료 협상은 지지부진하게 흘렀고 그간 소비자의 불만이 빗발쳤다.

결국 ISP와 메타의 갈등 해결사로 방송통신위원회가 등장했다. 방통위는 사실조사와 출석조사, 현장조사 등 총력을 동원해 이 사태를 수습하고자 했으며, 결과적으로 메타에 시정조치와 과징금 부과를 결정했다.

메타는 우리 정부의 행정판단에 반기를 들었다. 법적인 판단을 받겠다며 소송전에 돌입했다. 민간 시장에서 해결되지 않아 결국 정부가 개입했음에도 불구하고 법원까지 간 첫 사례였다.

이후 어려움은 있었으나 ISP와 메타와의 갈등은 봉합됐다. 현재 통신업계에 따르면 메타뿐만 아니라 디즈니 플러스, 애플TV플러스 등이 망 사용료를 지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번에는 국내 시장에 새롭게 진입하고자한 넷플릭스와 ISP의 갈등이 불거졌다. 원만한 협상이 이뤄지지 않음에 따라 또 다시 소비자 피해로 번질 우려가 컸다. 이미 메타의 전례가 있었기에 협상이 원활하게 이뤄지는게 가장 큰 목표였다.

물론 이 때도 민간 자율적 협상이 어려웠다. 이번에는 ISP가 정부에 중재를 요청했다. 2019년 방통위는 ISP의 재정 요청에 따라 절차를 밟아 나갔다. 재정 발표 직전 넷플릭스는 돌연 서울중앙지방법원에 ISP를 상대로 ‘채무부존재의 소’를 제기했다. 소송을 제기함에 따라 방통위 재정 절차는 자동으로 중단됐다. 행정부 판단을 무시하고 사법적 판단에 직행한 셈이다. 그리고 넷플릭스는 1심에서 패소했지만 또 다시 항소에 나섰다. 법원 판단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으로 읽혔다.

민간 자율 또는 행정부, 사법부 판단으로도 막을 수 없는 상황이 초래된 것. 결국 국회가 나섰다. 그에 따라 ‘망 무임승차법’이 발의됐다. 여야를 막론하고 7건의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국회 과방위 전체회의에 상정됐다.

한차례 열린 공정회 직후 전면에 나서지 않던 구글이 이 이슈에 뛰어 들었다. 유튜버를 상대로 망중립성 수호서명운동을 전개했다. 입법을 막아야 한다는 의도도 숨기지 않고 드러냈다. 이같은 여론몰이에 국회 역시도 무시 대상으로 전락했다.

즉, 지난 7년간 구글과 넷플릭스는 국내 ISP 등 민간 시장과 행정부의 판단, 사법부의 판결, 국회의 입법과정까지 우리나라에서 행할 수 있는 모든 절차를 모조리 무시한 채 전면에 나서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민간 시장에 개입해서는 안된다는 원칙론을 읊고 있는 것이 과연 가당키나 한 일인가. 그렇다면 그동안 우리는 무엇을 했는지 되물을 수밖에 없다.

/김문기 기자(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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