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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크탱크' 재정비 나선 이재용·구광모…'기업 경영' 집중


삼성·LG, 나란히 사명 변경…경제 현안보다 그룹 혁신·미래 준비 지원에 중점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나란히 그룹 '싱크탱크'의 간판을 바꿔 달며 조직 강화에 본격 나섰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LG경제연구원은 내년 1월 1일부터 'LG경영연구원'으로 새롭게 출발한다. 영문명칭은 LG 이코노믹 리서치 인스티튜트 아 LG 비지니스 리서치(LG Economic Research Institute à LG Business Research)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각 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각 사]

LG경제연구원은 1986년 럭키경제연구소로 출범한 이후 1988년 럭키금성경제연구소, 1995년 현재의 명칭으로 바꾼 뒤 27년만에 사명을 변경했다.

연구원은 기존의 국내외 경제 분석, 산업 연구에 더해 계열사들의 변화와 혁신, 미래 준비를 지원하는 그룹의 싱크탱크로서의 역할을 강화해오고 있어 올해 하반기부터 사명 변경을 추진해왔다.

이는 글로벌 경영 환경 분석, 사업 포트폴리오 컨설팅, 고객가치혁신 전략 등을 통해 LG의 사업 경쟁력 강화를 선제적으로 지원하는 역할을 강화하는 차원이다.

이와 함께 연구원은 사업 전략 및 트렌드 분석 등 다양한 영역에서 전문성과 열정을 가진 외부 인재 영입도 가속화하며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 연구원은 급변하는 환경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직급과 연공서열을 없애는 등 애자일한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한 변화도 꾀하고 있다. 기존 선임, 책임 등으로 나뉘어 있던 직급을 통합해 내년부터 '님'이라는 단일 호칭 체계로 단순화 해 수평적인 커뮤니케이션과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등 자율적이고 유연한 일하는 문화를 만든다는 방침이다.

LG경제연구원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조직의 역할과 정체성을 보다 명확히 하고, 외부적으로는 함께 일하고자 하는 우수 인재들에게 연구원의 역할을 보다 명확히 전달하고자 사명을 변경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LG경영연구원 로고 [사진=LG그룹]
LG경영연구원 로고 [사진=LG그룹]

삼성도 이달 말부터 그룹 싱크탱크인 삼성경제연구소 사명을 '삼성 글로벌 리서치(Samsung Global Research)'로 변경했다. 또 이달 초 진행된 인사에서 삼성경제연구소의 사회공헌업무총괄, 조직문화혁신, 상생협력센터 등 세 조직의 사장단을 모두 교체했다.

특히 삼성은 김완표 삼성SDI 상생협력센터장을 연구소 상생연구담당 사장으로 승진·발령했다. 김 부사장은 과거 삼성전자 미래전략실(미전실) 기획팀 임원을 지냈던 그룹 핵심 인사로, 미전실 해체 후 삼성전자 상생협력 담당 임원을 지냈다.

성인희 삼성경제연구소 삼성 사회공헌업무총괄 사장은 조직문화혁신담당으로 업무를 변경했다. 성 사장은 삼성전자 인사팀장, 삼성인력개발원 부원장 등을 거친 그룹 내에서도 손꼽히는 인사통으로, 최근 발표된 삼성전자의 '미래지향 인사제도'를 바탕으로 조직 및 근무문화 혁신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성 사장이 맡던 사회공헌총괄 업무는 삼성화재를 이끌었던 최영무 사장이 이번에 이끌게 됐다. 최 사장은 삼성화재의 대표 사회공헌활동인 시각장애인 안내견 기증 사업을 전개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번 일을 두고 그룹 내에선 이 부회장의 사회공헌 강화 의지가 그대로 반영된 것으로 해석했다. 앞서 삼성은 지난 8월 이 부회장의 가석방을 계기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더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 19일에는 계열사마다 대표 사회공헌 활동을 선정해 진행하는 'CSR(사회적 책임) 2.0'을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재계 관계자는 "성 사장과 최 사장이 맡은 두 조직은 'CSR 2.0' 추진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며 "그룹 내 전문가로 꼽히는 두 사장을 연구소 담당 조직에 배치한 것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이 부회장의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밝혔다.

최영무 삼성경제연구소 삼성사회공헌업무총괄 사장 [사진=삼성전자]
최영무 삼성경제연구소 삼성사회공헌업무총괄 사장 [사진=삼성전자]

이 외에 현대차도 그룹 내 싱크탱크였던 글로벌경영연구소와 인재개발원을 지난해 말 'HMG경영연구원'으로 통합했다. 독립 본부로 지위가 상승한 HMG경영연구원은 차세대 성장 사업으로 외연을 확장해 그룹 미래 경영 전략을 계획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다만 삼성경제연구소, LG경제연구원과 함께 국내 3대 민간 연구소로 꼽히는 현대경제연구원은 사명 변경 계획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경제연구원은 현정은 회장이 이끄는 현대그룹의 계열사로, 주기적으로 대외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지만 영향력은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다.

일각에선 국내 민간 싱크탱크의 핵심이었던 대기업 산하 연구소들이 대부분 인하우스 컨설팅펌 형태로 전환되는 것을 두고 아쉬워하고 있다. 실제로 삼성경제연구소는 지난 2013년 이후 외부 활동을 중단했고, LG경제연구원도 이번에 사명 변경과 함께 내부 경영 컨설팅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SK그룹도 산하에 SK경영경제연구소를 두고 있지만 대외 경영·경제 보고서를 발간하지 않고 그룹 내 중장기 과제 연구 및 계열회사 경영 컨설팅에 주력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주요 그룹의 싱크탱크가 경제 현안보다 기업 경영 중심으로 무게를 두는 것은 해외 사업 비중이 커지면서 글로벌 현안에 집중해 미래 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판단이 컸기 때문"이라며 "민간 싱크탱크가 점점 줄어드는 점은 다소 아쉽지만 각 기업들이 내부 역량 강화에 집중하는 것이 현재로선 더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성장률 전망치 등의 발표를 통해 정부 정책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거나 관련 보고서를 냈다가 좋지 않은 경험을 했다는 점도 이들의 역할이 축소되는 데 영향이 컸다"고 덧붙였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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