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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혹한 현실' 마주한 이재용…글로벌 전략 회의서 해법 나올까


온라인서 내년도 계획 수립…글로벌 공급망·가전·모바일 시너지 등 두고 전략 마련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시장의 냉혹한 현실을 직접 보고 오게 되니 마음이 무겁습니다."

지난달 말 미국 출장 귀국길에서 삼성전자의 위기론을 꺼내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글로벌 전략 회의를 통해 대응책 마련에 본격 나섰다. 최근 임원 인사와 조직 개편을 끝낸 만큼 새로운 인력들과 함께 글로벌 경영 환경에 맞춰 내년도 사업 계획 수립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미국·캐나다 출장을 마치고 지난달 24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하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미국·캐나다 출장을 마치고 지난달 24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하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의 글로벌 전략회의를 진행했다. TV·가전·모바일 사업을 담당하는 DX부문은 오는 22일 회의를 연다.

글로벌 전략회의는 각 사업부문장이 주관하는 정례회의로, 통상 6월과 12월 두 차례 열렸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12월 한 차례만 열린다.

특히 12월에 개최되는 글로벌 전략 회의는 새 경영진과 임원이 참여해 내년 사업 계획을 수립한다는 점에서 그동안 삼성전자 내에서 가장 중요한 회의로 꼽혔다.

이번 글로벌 전략 회의는 코로나19 확산세로 취소를 검토하다 기간을 단축하고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방향을 틀었다. 최근 가전과 모바일이 합쳐지는 등 조직이 큰 폭으로 개편된 데다 고객 경험을 강화한 새로운 전략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전략 회의는 이달 초 각각 DX부문장과 DS부문장으로 각각 선임된 한종희 부회장과 경계현 사장이 주재한다. 경영진과 임원뿐 아니라 해외 법인장 등도 참석하지만,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귀국하지 않고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화상으로 함께 한다.

이날 전략 회의를 진행한 DS부문은 EUV(극자외선) 공정을 적용한 차세대 제품 비중 확대 전략에 대한 논의가 오간 것으로 보인다. 또 삼성전자는 15나노미터(nm) D램·128단 V낸드 판매 확대와 함께 차세대 D램인 DDR5 시장 확대에 대응할 방침이다.

여기에 '2030년 시스템반도체 1위' 목표 달성을 위한 세부 전략 수립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모바일 DDI(디스플레이 드라이버 IC)와 이미지센서, SoC(시스템온칩) 등의 라인업을 강화하는 한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분야에서 내년 상반기로 예정된 업계 최초 GAA(Gate-All-Around) 기반 3나노 공정 양산 준비 상황을 점검했을 것으로 관측했다.

이 외에 최근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로 부지를 확정한 20조원 규모의 제2파운드리 공장, 평택캠퍼스 반도체 제4공장 등 파운드리 투자와 신규 고객 확보 방안 등도 이번에 논의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차량용 반도체 기업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인수합병(M&A)과 관련한 전략 마련에도 중점을 뒀을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미국 엔비디아가 영국 반도체 설계 기업 ARM을 인수하려던 계획이 '독점 우려'라는 복병을 만나 좌초될 위기에 몰렸다"며 "경쟁이 격화되는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몸집을 불려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주요 업체들의 계획에 잇따라 제동이 걸리면서 유의미한 인수합병을 추진하던 삼성전자의 전략 마련도 쉽지 않게 된 만큼 이번에 이에 대한 논의가 집중적으로 이뤄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21일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의 글로벌 전략회의를 진행했다. TV·가전·모바일 사업을 담당하는 DX부문은 오는 22일 회의를 연다.  [사진=아이뉴스24 DB]
삼성전자는 21일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의 글로벌 전략회의를 진행했다. TV·가전·모바일 사업을 담당하는 DX부문은 오는 22일 회의를 연다. [사진=아이뉴스24 DB]

DX부문은 모바일과 가전의 시너지 강화 전략이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삼성전자는 조직개편에서 소비자가전(CE)과 IT·모바일(IM) 부문을 10년 만에 DX부문으로 통합한 바 있다.

특히 모바일과 관련해선 내년 초 공개 예정인 '갤럭시 S22'의 준비 상황과 폴더블폰인 '갤럭시Z' 시리즈 차기작 출시 계획 등이 주로 다뤄질 전망이다. 또 최근 중국 업체들의 공세가 강화되고 있는 데다 프리미엄 시장에서 애플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이에 대한 대응책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중국에서 수년째 스마트폰 점유율 1% 미만을 기록하며 고전 중이라는 점에서 현지 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도 고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한 부회장은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직속으로 중국사업혁신팀을 새로 만들어 중국에서의 시장 점유율 끌어올리기에 의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외에 중국에서 5%대 점유율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현지 TV 사업도 이 조직을 통해 어떻게 끌어올릴 수 있을지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TV 사업에선 주력 제품인 QLED TV뿐 아니라 내년에 처음 선보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인 '퀀텀닷(QD) OLED TV'와 '마이크로 LED TV' 등 프리미엄 제품군 확대 전략도 집중적으로 다룰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일각에선 삼성전자가 LG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을 탑재한 TV를 내년께 출시할 것으로 보고 이번 전략 회의에서 도입 물량과 시기를 논의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함께 이번 전략 회의에선 공급망 관리에 대한 대비책 마련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공급망이 무너진 데다 원·부자재 가격 상승, 물류 지연 상승 등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서다. 이에 최근 조직 개편을 통해 경영지원실 내에 '공급망 인사이트 태스크포스(TF)'를 신설했으나, 조직 활용 방안에 대해선 이번 회의에서 구체적으로 다룰 것으로 관측된다. 공급망 인사이트 TF장은 삼성의 협력사를 관리하는 상생협력센터의 상생협력팀장과 구매전략팀장이 맡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세계 각국이 자국 위주로 공급망을 재편하고 주요 부품의 공급난 문제가 불거지고 있어 각 기업들의 고민이 크다"며 "미·중 갈등과 물류대란도 지속되면서 갈수록 관련 리스크가 커지는 상황인 만큼 삼성전자도 이번 글로벌 전략회의에서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할 듯 하다"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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